안녕하세요, 국내 브랜드를 소개하는 아워페이스 매거진의 에디터 강현모입니다. 오늘은 여름을 현명하게 보내기 위한 가방을 소개해 드리고자 해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담아 봤습니다.
인천 토박이로 살아온 지 벌써 30년. 대학생 때부터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도 서울로 나가기 위해서는 1시간이 넘는 짧은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길에 항상 책을 넣고 다니는 습관 때문에 늘 적당한 크기의 가방이 필요했죠. 한여름에도 종이책을 포기할 수는 없었고, 가뜩이나 열이 많은 체질이라 백팩을 메는 날에는 어깨에 선명히 남은 땀자국 때문에 민망한 순간도 많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소개할 제품들은 백팩을 배제하고, 아래의 조건을 만족하는 것들로 모아 봤습니다.
- 사이즈 : 가벼운 책 수납이 가능한 크기인가?
- 무게 : 가방 자체는 가벼운가?
- 메는 형태 : 옆으로 메거나, 손으로 들 수 있는가?
여름에는 특히나 애매한 순간이 많습니다. 가방 없이 나가자니 짐이 많고, 그 짐을 다 챙기자니 백팩은 좀 과하고. 이런 상황은 성별과 관계없이 겪을 수 있기에, 오늘의 아이템 추천이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곳들은 모두 ‘국내 브랜드’입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매 가능하니, 참고해 주세요.
[1]
“가벼운 무게와 크지 않은 사이즈를 원한다면?”
유세지 BD BAG
유세지는 모자와 가방을 메인으로 전개하는 브랜드입니다.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았고, 멋진 스토어/브랜드와의 협업을 함께하기도 했죠. 챙이 긴 형태의 모자 ‘덕캡’과 아보카도 단면을 닮은 백팩 ‘아보카도 팩’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나일론 소재를 다양한 디자인에서 활용하고 있고, 특유의 질감과 가벼운 무게로 여름철에 사용하기 좋습니다.
이번에 추천할 제품은 BD BAG입니다. 아는 분도 있겠지만, 이미 여러 차례 재입고와 품절을 반복한 모델이에요. BD BAG은 바닥과 옆면의 경계를 없앤 아치형 구조로, 몸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습니다. 여름에는 특히나 가방 모서리가 몸에 닿으면 불편한데, 이 부분을 해소해 주는 디자인 요소예요. 뒷면에는 작은 포켓이 있어 간단한 물건을 수납하기 좋습니다.
그래픽이 화려한 티셔츠를 입어서 가방에서는 힘을 빼야 할 때 적합한 제품입니다. 코팅된 원단과 방수 지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고, 스트링으로 재미를 주고 있어요. 끈 길이를 조절해서 다양하게 스타일링할 수도 있습니다.
수납할 제품이 많고 체구가 큰 편이라면 L을, 간단한 물품만 휴대하고 큰 가방을 지양한다면 S를 추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큰 가방을 좋아하고, 지인들 사이에서 도라에몽이라 불릴 정도로 평소 휴대하는 물건이 많습니다. 그런 저에게는 L이 적합했어요.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휴대하는 물건이 많지 않기 때문에 S를 선택하셔도 충분할 거예요. S 사이즈는 손바닥보다 조금 큰 크기의 책 수납이 가능하고, 지갑과 핸드폰을 비롯한 외출 필수품을 휴대하기에 충분한 사이즈거든요. 가방 외의 다른 요소에서 힘을 준다면, 유세지 BD BAG으로 힘을 빼주고 멋도 챙겨 보는 건 어떨까요.
유세지 BD BAG
[2]
“넉넉한 크기와 독특한 디자인을 원한다면?”
월스와일 무브먼트 Pears Bag
월스와일 무브먼트(Worthwhile Movement) 또한 모자와 가방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브랜드입니다. 동계에 유용한 니트웨어 등 의류까지 함께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PEARS BAG은 이름 그대로 과일 배, 씨앗 같은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저처럼 평소 휴대하는 물건이 많고, 여름에도 아이패드나 책을 포기하지 못하는 분들께 추천하는 가방입니다. 애프터 프레이와의 협업 제품으로,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는 블랙/네이비가 준비되어 있어요. 발매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가방입니다.
크로스백/숄더백 2가지 형태로 착용 가능하고, 11인치 랩탑까지 수납 가능한 크기라서 백팩 대신 메고 다니기 적당한 가방이에요. 큰 가방을 선호하는 저에게는 매우 유용한 가방이었습니다. 여성분들께도 부담스러운 사이즈는 아니었어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치’를 잘 잡은 제품 같아요.
착장만 놓고 보면, 얼핏 보기에 스트릿 스타일이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그런데, 캐주얼을 선호하는 지인이 멘 모습을 보고서 ‘꼭 스트릿이 아니더라도 너무 포멀한 착장만 아니라면 다 어울리는구나’ 싶었습니다. 버클과 스트랩을 활용해서 메신저백처럼 몸에 밀착하고 다녀도 편안했습니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제품 스펙 또한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구성이 좋고 생활 방수가 가능한 코듀라 원단, 자석 형태의 피드락 버클, 얇게 압착된 방수 지퍼, 가볍고 튼튼한 우진 플라스틱의 부자재를 썼거든요.
*코듀라(CORDURA): 강한 내구성과 기능성으로 가방에 주로 활용되는 원단입니다. 군용 물품과 아웃도어 장비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코듀라가 사용된 제품에는 코듀라 택이 별도로 부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의류에 활용 가능한 코듀라 원단이 개발되어 기능성/아웃도어 의류에도 적용된 사례들이 있습니다.
*피드락(FIDLOCK): 독일제 부자재로, 플라스틱을 눌러서 연결하는 기존의 버클과 달리 자석으로 되어 있어 굳이 누르지 않아도 제 위치에 채워지는 버클입니다. 굉장히 유연하게 작동하여 모자/가방 등에 두루 활용되고 있고, 70kg의 하중을 견딜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부자재입니다.
*우진 플라스틱(WOOJIN PLASTIC): 플라스틱 버클, 부자재로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한국 기업입니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부터 슈프림/스투시 등의 스트릿 브랜드까지 두루 활용되고 있으며, 자동차 안전벨트 부자재로도 쓰이면서 안전성 또한 인정받고 있는 곳입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 보셨을 법한, 꽤나 괜찮은 소재들이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원단과 플라스틱 파츠들이 믿을 만한 것들이다 보니 가방을 툭 툭 던져두는 저로서는 걱정을 덜 수 있었어요. 쉽게 찢어지거나, 깨질 거라는 의심이 들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더 믿고 멜 수 있는 가방이었습니다.
월스와일 무브먼트 Pears Bag
- 구매처 [링크]
- 가격 16만 9,000원
- @worthwhile_movement
[3]
“기본에 충실한 가방을 원한다면?”
마지언타이틀 Runner’s Bag
마지언타이틀은 가방을 중심으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가는 브랜드입니다. 최근에는 모베러웍스와 협업하여 P.T BAG이라는 재미있는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죠. 그만큼 가방에 진심이고,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곳입니다.
마지언타이틀의 시그니처인 러너스 백은, 어떤 옷차림에도 어울릴 수 있는 기본적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어딘가 걷거나 뛰는 중에도 편하게 멜 수 있는 가방을 지향하기에, 군더더기 없는 크로스백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몰 사이즈 기준으로 아이패드 11인치 수납이 가능하고, 꽤 두꺼운 책도 충분히 들어가는 크기를 갖고 있어요. 메인 포켓과 함께 뒷면의 사이드포켓도 활용 가능합니다. 빠르게 꺼내야 하는 카드를 넣기 좋은 크기예요. 블랙/베이지/그레이 3가지 컬러로 준비되어 있고, 사이즈는 S/L 두 가지입니다. 선호에 맞는 사이즈와 컬러 선택이 다양한 편이에요.
나일론 중에서도 바스락거리는 느낌 보다는 부드러운 촉감의 원단이 사용되었습니다. 몸에 닿는 느낌은 일반적인 가방보다 훨씬 부드러운 편이었어요.
여름에 간단한 소지품을 넣고 다니기에 부담 없이 활용 가능한 제품입니다. 독창적인 디자인보다는 ‘무난하게 어디에나 어울리는’ 제품을 찾으신다면, 이 제품을 추천 드리고 싶어요. 저도 그만큼 오랫동안 멘 제품이었거든요. 버클을 위아래로 채우는 형태가 아닌, 끈을 조절하는 형태입니다. 끈의 넓이는 다른 제품보다 조금 더 넓은 편이었어요.
남녀 모두 부담 없이 멜 수 있는 디자인이고, 크로스백의 느낌을 원하신다면 L 사이즈를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스타일링 측면에서는 스트릿 보다 캐주얼 무드에 조금 더 적합한 제품이에요. 단정하고 차분한 무드에 더 잘 어울리는 편이거든요.
마지언타이틀 Runner’s Bag
- 구매처 [링크]
- 가격 S사이즈 9만 8,000원 / L사이즈 12만 4,000원
- @maziuntit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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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제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메고 싶다면?”
블랭코브 FISHERMAN BAG
혹시 ‘슬로우 스테디 클럽(SSC)’을 들어 보셨나요? 디렉터 원덕현@benedef 이 전개하는 국내 편집샵으로, 자체적으로 전개하는 네이더스부터 그라프 페이퍼, 프레쉬 서비스 등의 해외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블랭코브는 슬로우 스테디 클럽의 뿌리가 되는 브랜드입니다. SSC가 샵의 형태를 띄기 이전에 블랭코브로부터 시작되었거든요.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형태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로고 사이즈로 스티치가 새겨진 가방 브랜드’ 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방을 메인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 의류와 모자 등 다양한 용품을 전개하는 브랜드입니다. 블랭코브는 시그니쳐 에펠백 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 드릴 제품은 FISHERMAN BAG으로, 3L/6L 두 가지 용량으로 구분됩니다.
그중에서도 6L를 추천하는 이유는, 별도의 스트랩을 연결하여 크로스/숄더백/백팩 형태로 모두 활용 가능하기 때문입니다(입구를 조여둔 끈을 손으로 드는 형태도 가능해요). 굳이 여러 개의 가방을 구매하지 않아도 한 가지 제품으로 다양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어, 블랭코브의 제품은 조금 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되어 줄 것 같습니다.
저는 숄더백보다는 크로스 형태로 자주 메고 다녔습니다. 스트랩을 별도 구매해야 하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저렴한 가격에 여러 가지 가방을 구매한다고 생각하니 합리화가 되더라고요.
블랭코브의 시그니처 컬러는 올리브 그레이이기에 해당 컬러를 추천 드립니다. 핸드백으로만 사용할 거라면 3L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으니, 용도에 맞게 선택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블랭코브 FISHERMAN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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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물건만 휴대하고 싶다면?”
With MNW Zip Cross Bag
Wtih MNW는 2010년대 초반부터 시작한 국내 브랜드입니다. 의류, 액세사리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고, 국내 러기지 브랜드 디얼스와의 협업을 통해 체어 등 다양한 용품들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MNW에서 시즌 오프 진행 중인 제품들 중, 작은 사이즈의 크로스백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제품들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이며(2만 9,000원), 밀도 높은 립스탑(격자무늬로 짜인 패턴) 원단으로 만들어져 여러 물건을 수납하더라도 형태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몇 년 전부터 사코슈라는 스몰백이 유행했는데, 수납보다는 휴대성에 초점을 둔 제품이다 보니 아웃도어 활동에 조금 더 적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상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했는데, 그때 MNW의 제품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무엇보다, 실패해도 괜찮은 가격으로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요즘 밖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어도 이 정도 금액은 나온다고 생각했거든요.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간단한 외출 시에 손이 무거운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딱 이 사이즈의 가방이 있어 다행이었어요. 책을 들지 않는 날에는 주로 이 작은 사이즈의 크로스백을 활용했던 것 같아요. 어디에나 잘 어울릴 수 있는 올리브/블랙 컬러로 구성되어 있으니, 편하게 경험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With MNW Zip Cross Bag
가방 없이 불룩한 주머니 불편하지 않으셨나요? 그렇다고 손에 들기엔 짐이 너무 많았죠?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 역시 그랬던 때가 있었거든요. 여름철에 가방을 메자니 불편하고, 쇼핑백에 넣자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고, 손으로 들기엔 너무 많아 곤란했던 상황이 많았습니다.
여름철에 메기 좋은 제품들로 준비해 봤지만 사실 사계절 내내 메기에도 괜찮은 것들이에요. 본인의 생활 패턴과 사용 목적에 맞게 선택해 보면, 오랜 시간 동안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계절 내내 쓸 수 있는 가방이니 조금이라도 빠르게 경험해 보는 게 낫겠죠?
이번에 다룬 제품들은 모두 가볍고 얇은 원단으로 되어 있어요. 열심히 메는 동안 날카로운 것들만 피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가방 특성상 A/S 받을 일이 많아질 수 있지만, 국내 브랜드 제품인 만큼 해외 브랜드 보다 조금 더 편하게 서비스를 받아보실 수 있으니 참고해 주면 감사하겠습니다.
About Author
강현모
패션 관련 글을 씁니다. 출근 후 마케터, 퇴근 후 에디터. 회사 안에서는 브랜드 마케터로, 회사 밖에서는 '아워페이스' 매거진의 팀 리더로 활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