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가 새로운 초소형 드론 DJI Mini 3 Pro를 출시했다. Mini라는 이름 뒤에 의기양양하게 Pro라는 타이틀을 달고 말이다. 날씨 좋고, 조심스럽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는 타이밍에 반가운 소식이다. 이렇게 찬란한 계절을 기록하기에 ‘드론’만큼 재밌는 장난감은 없으니까.
DJI Mini 3 Pro의 무게는 전작과 동일한 249g. 이게 참 중요한 포인트다. 250g보다 가벼운 드론은 모형 비행 장치로 구분되기 때문에 별도의 드론 자격증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 또, 비행 제한 구역만 아닌 곳에서는 150m 고도 제한까지는 사전 승인 없이 날릴 수도 있고 말이다(이 경우에도 항공 촬영 허가는 따로 필요하다). 그러니까 드론의 무게가 250g을 넘어가는 순간 더 이상 ‘즐거운 장난감’이 아니라는 얘기다. 모든 일이 까다롭고 복잡해지니까. 그런 의미에서 DJI Mini 시리즈는 가벼운 취미로 드론 촬영을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마지노선 같은 모델인 셈이다.
내가 현재 사용 중인 스마트폰은 아이폰13 Pro Max. 이 아이폰의 무게가 238g이다. 그러니까 고작 11g 정도 더 나가는 제품이 하늘로 붕붕 날아오르고, 4K HDR 영상도 찍고, 각종 센서로 장애물도 감지한다는 얘기다. 신통방통한 세상이다. 심지어 이 깃털 같은(?) 무게를 유지하면서 전작에 비해 하드웨어도 업그레이드했다.
일단 장애물 감지 센서가 늘어났다. 회사 장비로 구형 모델인 매빅 Mini를 가지고 있는데, 사용할 때마다 하나의 불안감이 있었다. 바로 Mini에는 하방 센서밖에 없다는 사실. 전후방 센서는 이보다 바디가 큰 모델에만 들어가 있기 때문에, 휴대성이 좋은 Mini 모델을 택할 때는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근데 이제 드디어 DJI Mini 3 Pro에 전후방 센서가 들어간 것이다. 이제 전방, 후방, 하향 비전 센서를 통해 3방향 장애물 감지가 가능해졌다. 참고로 전방과 하방 센서는 더 넓은 화각을 제공하기 때문에 환경 인지에 더 유용하다.
전후방 장애물 센서가 추가되면서 Mini 시리즈 중에는 처음으로 전체 포커스트랙 기능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전체 포커스트랙은 사용자가 피사체를 선택하면 드론이 안전한 비행경로를 자동으로 계획해 비행하며 피사체를 프레임 중심에 두고 촬영하는 기능이다. 셀프로 촬영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 크리에이터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기능. 그리고 이제 자동촬영이 가능해진 만큼, 다양한 구도의 퀵샷 촬영도 제공한다는 것도 큰 장점. 퀵샷 촬영은 개인적으로도 아주 선호하는 게, 드론 조작이 능숙하지 않더라도 탭 조작 한 번으로 그럴싸한 완성도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카메라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했다. 전작보다 커진 1/1.3” CMOS 카메라 센서와 f/1.7 조리개를 채택해 최대 4800만 화소 사진 촬영과 4K 60fps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세로 영상에 대한 니즈가 많아진 만큼, ‘트루 버티컬 촬영’ 기능도 추가됐다. 카메라를 90도로 회전해 화질 손실이나 디지털 크로핑 없이 세로 모드로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이다. 저조도 촬영 성능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신제품에서는 2.4μm 픽셀 크기로 이미지 성능을 개선하여 밤이나 저조도 환경에서도 이미지 디테일을 더 많이 담을 수 있게 됐다.
또 눈에 들어오는 특징이 짐벌의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 마치 DJI 포켓 같은 모양이 됐는데, 이 설계 덕분에 앞서 언급한 세로 촬영이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짐벌의 틸트 각도도 더 넓어져서, 카메라가 완전히 위를 바라보는 각도의 촬영도 지원하게 됐다. 기체가 낮게 비행하면서 카메라가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영상을 촬영하면 이색적인 풍경을 담을 수 있다.
스펙상 비행시간은 전작인 DJI Mini 2의 31분보다 근소하게 늘어난 34분. 기존 DJI 사용자를 위해 컨트롤러 없이 본체만 구입할 수 있는 옵션을 마련했다. 단품은 81만 9,000원. 기체와 DJI RC-N1 조종기를 포함한 DJI Mini 3 Pro는 93만 원, 기체와 DJI RC를 포함한 DJI Mini 3 Pro는 113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번엔 프라이 모어 키트가 배터리 용량이 더 큰 ‘플라이 모어 키트 플러스’까지 두 종류로 출시되는데, 배터리 용량이 큰 버전을 사용할 때는 드론의 이륙 무게가 250g을 넘어가게 되니 꼭꼭 참고하시길.
Pro라는 이름에 걸맞은지는 아직 약간 의심이 들지만, 249g의 무게를 믿기 힘든 엄청난 신제품이다. 정말 오랜만에 드론을 날리고 싶어졌을 만큼!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