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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프렌즈

Dear. Editor M 안녕. M. 나야. 못 만난 지 이틀이 되었구나. 잘 지내고 있니? 넌 요즘 좀 변했어. 정확히 말하면...
Dear. Editor M 안녕. M. 나야. 못 만난 지 이틀이 되었구나. 잘…

2016. 10. 27

Dear. Editor M

안녕. M. 나야. 못 만난 지 이틀이 되었구나. 잘 지내고 있니? 넌 요즘 좀 변했어. 정확히 말하면 네가 돈 관리를 시작한 시점부터 무서워졌지. ‘회사 카드’를 손에 쥐더니 나한테 권위적으로 굴더라? 카메라 렌즈 사달라고 했더니 그게 왜 필요하냐고 날 흘겨봤지. 우린 지금 35mm 렌즈 하나로 사진을 찍어.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너는 모르겠지. 타이트하게 찍어달라, 뒤를 날려달라. 요구하는 것도 많으면서. 그래, 뭐 그건 괜찮아.

난 지금 판교에서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어. 디에디트를 부양하기 위해서지. 그런데 말야, 잠이 너무 모자라. 그저께 밤에 영상 편집하느라 밤을 샜거든. 내 12인치 맥북의 작은 화면에 2개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을 얹어놓고 초 단위로 쪼개서 작업하다 보면 목이 굽을 것 같아. 헤헤. 특히 자막을 올릴 땐 파이널컷에 이런 메세지가 떠 “힘들다, 난 이제 꺼질꺼야” 그리고 프로그램이 종료되지. 그럼 파이널컷을 다시 열고, 다시 열고 또 다시 열어. 그러다보면 아침 해가 뜬단다? 이럴 때마다 넌 말하지. 나중에 아이맥 사줄테니 조금만 참으라고. 그건 마치 나중에 에르메스백 사줄테니 에코백 매고 다니라는 말처럼 얄궂게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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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길게 말하는 이유는 어젯밤에 들려온 흥미로운 소식 때문이야. 마이크로소프트가 뉴욕에서 이벤트를 열었어. 마이크로소프트라고 하면 너는 창문밖에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이 요즘 하드웨어 만들기에 푹 빠져있거든. 거기서 내가 좋은 걸 봤어. 눈이 반짝. 사진 보여줄까?

이거야. 이름은 서피스 스튜디오. 모니터 아니고 올인원 PC야. 네가 맨날 공수표 날리는 아이맥처럼. 그러니까 이거 하나만 사면 된다는 뜻이지. 예쁘지 않니? 두께가 12.5mm래. 숫자로 들으면 감이 안 오지? 아이맥보다 얇고, 세상에서 제일 얇은 올인원 PC래. 요즘은 너랑 나 빼곤 다 얇아지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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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너무 피곤해서 눕고 싶은데, 얘가 나 대신 발라당 누워버리네. 제로 그래비티 힌지를 이용하면 늠름하게 서 있던 PC를 바닥에 눕힐 수 있어. 마치 태블릿 거치 모드처럼 20도 각도로 고정되는데, 그림 그리기 딱 좋은 각도 아냐? 서피스 펜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 나한테 딱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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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인텔 코어 i5/i7 프로세서를 지원하는데, 잘 모를 테니까 생략할게. 좋은 PC야. 제일 재밌는 건 따로 있어. 서피스 다이얼이라는 액세서리야. 이거 너무 멋져. 화면 위에 올려두면, 바로 인식돼. 그리고 이 다이얼을 한 손에 잡고 돌려주면 돼. 그럼 화면 속에서도 놀라운 일이 생긴다? 포토샵 창에서 사용하면 이미지를 회전 시키거나, 컬러 팔레트를 열어서 색상을 바꿀 수 있어. 선 굵기 조절 등 단계별 적용이 필요한 기능에 유용하겠다. 그치? 영상 편집할 때도 프레임 편집을 이걸로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한 입력 장치라 새로워. 아, 화면 스크롤링도 된다더라. 근데 그건 마우스 휠로 하는 게 더 편하겠지?

가격? 가격은 있잖아. 사양에 따라 조금 달라지지만 일단 2,999달러 부터래. 그리고 서피스 다이얼은 100달러. 이건 서피스 프로 시리즈나 서비스 북에서도 사용할 수 있대. M. 내 얘기 듣고 있니? 우리 둘 다 맥북만 쓰니까 윈도우 PC 하나 장만하자고 했었잖아. 왜 대답을 안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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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