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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를 함께해, 차 도구 5

안녕, 디에디트 객원 에디터 정경화다. 코끝 시린 바람이 도처에 가득해지면 몸은 움츠러들지만 겨울만의 재미가 찾아온다. 붕어빵, 차, 코코아 같은 소소하고...
안녕, 디에디트 객원 에디터 정경화다. 코끝 시린 바람이 도처에 가득해지면 몸은 움츠러들지만…

2022. 11. 29

안녕, 디에디트 객원 에디터 정경화다. 코끝 시린 바람이 도처에 가득해지면 몸은 움츠러들지만 겨울만의 재미가 찾아온다. 붕어빵, 차, 코코아 같은 소소하고 따뜻한 것들. 겨울의 차 마시는 시간을 고대하고 있다면, 여기 이들을 눈여겨보자.


[1]
브라운즈
호우 아침햇볕 도자기 다관 세트

1400_gurum_hat ⓒ브라운즈

잎차를 마시게 되면 차 도구에도 무수한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찻물을 버리는 차판, 우려낸 찻물을 담아두는 숙우, 차를 마실 때 함께하는 작은 동물 오브제인 다우까지(차친구라니 너무 귀엽지 않나). 그러나 꼭 필요한 것만 꼽아야 한다면, 바로 찻잔과 다관이다.

1400_ahim ⓒ브라운즈

다관은 차를 우릴 때 사용하는 주전자 모양의 도구다. 뚜껑을 덮은 찻잔 모양의 개완을 쓰기도 하는데, 손잡이가 따로 없어 차를 따를 때 뜨거울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라면 다관이 더 편하다.

브라운즈의 호우 시리즈는 양질의 고령토를 빚고 고온에서 구워 만든다. 안쪽에는 유약을 바르지 않아 표면에 기공이 송송 나 있다. 그 틈으로 차의 향이 스며들어 오래 유지되고 맛이 더욱 풍부해진다. 주변의 공기에도 잘 반응해 날씨와 환경에 따라 같은 차라도 다른 풍미를 맛볼 수 있다.

1400__e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침햇볕, 점심그림자, 저녁바람, 새벽안개 ⓒ브라운즈]

호우 시리즈에는 아침햇볕, 점심그림자, 저녁바람, 새벽안개 네 가지 디자인이 있다. 그중 나의 픽은 아침햇볕. 짧고 뭉툭한 주둥이와 돌멩이를 닮은 뚜껑 손잡이가 무척 귀엽다. 손잡이가 달려 있어 차를 따를 때 안정적이고, 찻잎을 걸러주는 구멍이 있어 따로 거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은 6만 8천 원. 구매는 여기에서.

브라운즈 @brownze_official 차와 차 도구를 소개하는 한국의 브랜드. 향이나 다른 성분을 섞지 않은 단일 품종의 싱글 오리진 티와 자연에서 난 흙과 나무로 만든 차 도구를 판매한다.


[2]
TWL
청오 김용회 작가의 청오 다하

1400_CB1A4359-2400 ⓒ티더블유엘 www.twl-shop.com

기본을 알았다면, 이제 소소한 아이템을 둘러볼 차례. 다하는 차통에서 꺼낸 찻잎을 보관하는 그릇이다. 단단한 나무나 금속, 또는 흙을 빚어 만드는데, 오브제 같은 느낌이라 차 도구 중에서도 특히 아름답다. 간결한 모양도 좋지만 찻물을 우리기 전 찻잎을 소담히 올려 두고 색과 향을 찬찬히 살피기 위해 사용한다는 점이 낭만적이다.

1400_CB1A4297 ⓒ티더블유엘 www.twl-shop.com

청오 다하는 하동에서 목다구를 만드는 작가 청오 김용회의 작품이다. 그는 나무를 재료로 한국의 선을 살린 작업을 하는데, 단순하면서도 고즈넉한 선이 다하에도 그대로 담겼다. 손으로 감싸 쥐기 좋은 크기, 찻잎을 덜어두는 용도에 맞추어 적당히 옴폭 패인 모양이 직관적이면서도 멋스럽다. 대추와 박달, 상수리, 산벚, 느티, 산수유, 소태 이렇게 일곱 가지 수종으로 만들고, 다하를 구매하면 어울리는 색감의 패브릭 케이스도 함께 준다. 가격은 6만 6천 원. 구매는 여기에서.

TWL @twl_shop _ TWL, Things We Love는 ‘좋은 일용품’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브랜드다.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는 건전하고 충실한 일상의 물건을 소개한다.


[3]
부부티하우스
천연보리수잎 거름망

1400_LAN_5625 ⓒ부부티하우스

우려낸 찻물을 한 번 더 걸러 깔끔하게 마시고 싶을 때에는 차 거름망을 사용한다. 대부분의 거름망은 둥근 금속 그물망에 약간의 장식을 가미하거나 나무를 뜰채처럼 깎은 모양인데, 부부티하우스의 천연보리수잎 차거름망은 꽤나 독특하다. 이름 그대로 나무에서 따낸 보리수잎을 잘 말리고 가공해 만들었기 때문.

1400_LAN_5684 1400_LAN_7551 ⓒ부부티하우스

스테인리스 스틸 그물망에 거른 차와 나뭇잎으로 거르는 찻물은 문장이 주는 느낌부터가 이미 하늘과 땅 차이다. 게다가 구멍이 아니라 잎맥 사이로 찻물이 흘러나와 찻잎도 훨씬 효과적으로 걸러진다. 잎맥이 그대로 비치는 형상과 은은한 색감을 보다 보면 차를 내리는 시간이 훨씬 운치 있게 변한다. 나뭇잎이라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심히 씻고 말리면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하다. 가격은 3장에 9천 8백 원. 구매는 여기에서.

부부티하우스 @bubu_teahouse _ ‘건강한 생각으로 나를 채우는 작은 습관’이라는 슬로건 아래, 행복한 차 생활을 위한 차와 차도구를 소개한다.


[4]
부부웍스
다관용 골무

1400_image_6487327tile ⓒ부부웍스

다관용 골무는 뜨거운 다관 뚜껑을 들어 올릴 때 손잡이에 끼워 사용하는 제품이다. 누군가는 이 제품을 보고 ‘굳이…?’라며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씌워놓은 모습이 너무 귀엽다. 이 정도 귀여움이라면 뚜껑 손잡이가 뜨겁지 않아도 합격이다. 실제로 부부웍스에서도 재밌겠다 정도의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좋아할지 몰랐다며, 가장 사랑받는 제품으로 이 골무를 꼽았다. 역시 귀여움은 힘이 세다.

1400__image_6487327tile ⓒ부부웍스

본래는 뚜껑 손잡이에 사용하지만, 다관의 주둥이 부분에 씌워 입구를 보호하고 차에 먼지가 들어가는 것을 막는 용도로 쓰기도 한다. 아이보리색인 내추럴과 네이비, 브라운의 세 가지 색상이 있고 모양을 잡아주는 빨간색 박음질이 포인트다. 접착제를 쓰지 않고 바느질로만 마감해 세탁이 가능한 것이 장점. 가격은 1만 원. 구매는 여기에서.

부부웍스 @boubouworks _ 함께 두었을 때 어울림이 좋은 차 도구와 차살림을 기획하고 소개한다. 스마트스토어와 더불어 작은 차실이 있는 차생활 도구점 모음집을 운영하고 있다.


[5]
맥파이앤타이거
티머그

1400__teamug_37 ⓒ맥파이앤타이거

마음 같아서는 귀여운 차친구도 한 마리 들이고 과정 하나하나 음미하며 차를 마시고 싶지만, 바쁜 현대인에게 허락된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럴 때는 티머그를 쓰자. 티머그는 커피의 클레버처럼 찻잎과 끓인 물을 넣고 조금 기다렸다가 버튼을 누르면 우려진 찻물만 아래로 추출해준다. 뜨거운 물과 찻잎만 준비하면 빠르고 편리하게 한 잔의 차를 마실 수 있다.

1400__teamug_35 ⓒ맥파이앤타이거

보통 티머그는 유리 몸체에 손잡이와 뚜껑은 까만 플라스틱인 경우가 많은데, 맥파이앤타이거의 티머그는 몸체부터 손잡이까지 모두 내열유리이고 티 필터도 투명해 일체감이 살아있다. 한마디로 더 예쁘다. 가운데에는 ‘생활은 검소하게, 생각은 고상하게’라는 뜻의 문구 ‘Simple Living, Hight Thinking’이 쓰여 있다. 맥파이앤타이거가 추구하는 소비에 대한 자세를 표현한 문장인데, 여러 도구를 꺼낼 필요 없이 컵 하나로 단출하지만 훌륭한 찻자리를 만들어주는 티머그의 모습과도 닮았다. 가격은 2만 3천 원. 구매는 여기에서.

맥파이앤타이거 @magpie.and.tiger _ ‘차를 더 가까이, 일상을 더 탄탄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일상에서 차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가로수길에 티룸을 운영하고 최근 성수동에도 공간을 열었다.


마시는 행위는 때로 먹는 행위보다 깊고 귀하게 느껴진다. 눈으로 한번 보고, 코로 향을 음미했다가, 입에 닿는 촉감과 맛을 느끼며 넘긴다. 그래서 커피나 와인, 차와 함께한 시간은 한층 짙은 기억으로 남는다. 혼자이면 혼자인 대로, 여럿이면 함께인 대로 이번 겨울에는 모두들 각자의 한 잔을 기울여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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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정경화

공간, 건축 관련 글을 씁니다. 낮에도, 밤에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 5년 차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