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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절정 캐스퍼, 옵션 딱 정리해드림

안녕하세요, 유트브 채널 더파크를 운영하는 정우성입니다. 보고 싶었고, 가을이 물씬 깊어졌고, 갖고 싶은 것들은 도무지 사라지지를 않습니다. 이 와중에 현대가...
안녕하세요, 유트브 채널 더파크를 운영하는 정우성입니다. 보고 싶었고, 가을이 물씬 깊어졌고, 갖고…

2021. 10. 07

안녕하세요, 유트브 채널 더파크를 운영하는 정우성입니다. 보고 싶었고, 가을이 물씬 깊어졌고, 갖고 싶은 것들은 도무지 사라지지를 않습니다. 이 와중에 현대가 걸출한 자동차 한 대를 출시했죠. 바로 캐스퍼입니다. 사전 계약 대수가 장난 아니었어요. 18,940대. 현대가 지금까지 출시한 내연기관 자동차 중 가장 많은 숫자였습니다. 2019년 그랜저보다 1,646대 많았어요. 난리가 났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준대형 세단보다 경차의 잠재 수요가 더 많았던 셈이에요. 출시 열흘 만에 올해 생산 대수의 2배가 예약됐습니다. 사실상 완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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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신기했던 건 주변의 반응이었습니다. 갖고 싶다는 사람이 너무 많았어요. 자동차에는 전혀 관심도 없던 사람들. 곧 자동차를 한 대 갖고 싶은데 캐스퍼 어떠냐고 물어오는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예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경차인데도요. 캐스퍼는 얼마나 많은 잠재 고객들을 홀린 걸 까요. 캐스퍼의 이름은 정말 꼬마 유령에서 온 게 아니었을까요.


Q. 트림, 어떤 걸 선택해야 하죠? 

트림 추천 바로 들어가볼게요. 캐스퍼는 온라인에서만 살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견적들 많이 내보셨을 거예요. 일단 제가 추천하고 싶은 트림은 딱 두 개예요. 스마트와 인스퍼레이션. 다른 건 안 보셔도 됩니다. 이 두 가지 트림을 기본으로 원하는 구성을 추가하시면 될 겁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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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의 트림은 세 가지예요. 스마트, 모던, 인스퍼레이션입니다. 인스퍼레이션이 최고사양이죠. 여기에 몇 가지 옵션을 추가하면 캐스퍼의 가격은 2천만원을 넘어갑니다. 2,057만원이에요. 베뉴, 코나, 셀토스 같은 차들의 낮은 사양과 겹치는 영역이죠. 하지만 그렇게 적용한 캐스퍼 옵션 그대로 베뉴, 코나, 셀토스 같은 차들을 소유하려면 2천 후반~3천 정도가 들 겁니다. 맞아요. 차 값이 점점 오르고 있습니다. 캐스퍼는 경차 가격 2천만원 시대를 연 모델로서도 역사에 기록될 거예요. 하지만 홈페이지가 빅데이터를 통해 밝혀 놓은 트림 구성 1위가 바로 이 구성입니다. 인스퍼레이션에 풀옵션. 외장은 톰보이 카키, 내장은 다크 그레이와 라이트 카키 조합.

일단 거기까지는 가지 말아보세요. 잊지 마세요, 캐스퍼는 경차입니다. 아무리 예뻐도 경차예요. 꼭 필요한 것만 알차게 넣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실용성의 장르라는 뜻입니다. 가운데 트림, 모던부터 시작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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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트림의 시작은 1,590만원입니다. 역시 싸지는 않죠. 모든 트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컬러는 톰보이 카키입니다. 2위는 아틀라스 화이트, 3위는 언블리치드 아이보리예요. 의외로 블랙, 레드, 블루는 인기가 없습니다. 내장은 세 가지입니다. 라이트 그레이와 블루 조합, 다크 그레이와 라이트 카키 조합, 올 블랙 옵션. 그레이와 블루 조합은 웬만하면 피하세요. 독특해서 눈에 들어올 수는 있지만, 결국 질리고 후회할 조합입니다.


Q.추천하는 옵션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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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제가 추천하는 조합은 현대 스마트 센스와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만을 추가하는 옵션입니다. 현대 스마트 센스에는 ADAS라고 부르는 운전 보조 장비들이 들어가 있어요. 전방 충돌보조, 후측방 충돌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쉽게 말하면 차선을 변경하거나 후진할 때 위험한 상황에서 경보를 울려주는 기능, 어느 정도의 커브가 포함된 차선을 따라 주행하면서 속도를 알아서 조절해주는 기능입니다. 설정해놓은 속도를 기반으로 도로 흐름과 차선을 알아서 따라가주는 기능. 편리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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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에는 8인치 내비게이션과 풀오토 에어컨, 하이패스 시스템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옵션이 없으면 사실 굉장히 ‘깡통’ 느낌이 나요. 에어컨이 수동 다이얼이고 모니터 없이 라디오 주파수 정도만 있는 사진 보신 적 있죠? 바로 그 느낌입니다. 예뻐서 마음에 들었던 캐스퍼를 사는데, 그렇게까지 인색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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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 옵션만 있으면 그래도 괜찮습니다. 현대의 첨단 안전 장비와 편의장비를 동시에 누리는 셈이에요. 자, 여기서 터보 엔진인 캐스퍼 액티브를 고르면 95만원. 선루프가 40만원. LED 주간 주행등과 루프랙 등을 포함한 디자인 플러스가 40만원. 앞좌석을 완전히 접고 싶으면 컴포트 옵션을 더해서 40만원. 뒷좌석도 접고 싶으면 스토리지 옵션 추가로  7만원. 휠 크기를 17인치로 늘리고 싶으면 50만원입니다. 이러면 2,075만원입니다.


Q. 어…?! 이것저것 넣다보니 좀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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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죠? 인스퍼레이션에서 풀옵션으로 선택해도 2,057만원이었는데, 한 단계 낮은 트림에서 다 고르면 더 비싸집니다. 이게 바로 현대의 옵션 구성이에요. 늘 이런 구성이죠. 가운데 트림에서 옵션을 넣다 보면 최상위 트림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모던에서 옵션으로 골라야 하는 것들이 인스퍼레이션에는 기본이거든요. 그래서 이것저것 다 넣지 마시고 딱 두 개. ADAS와 멀티미디어 옵션만 챙기면 실속을 차릴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선루프, 앞좌석 뒷좌석 풀폴딩 같은 기능들은 사실… 딱히 필요 없거든요. 차박? 캐스퍼로?

가능은 할 겁니다. 뭔가 빠듯하게 도전하는 데서 오는 재미도 있죠. 하지만 그게 취미로 즐길 수 있는 정도는 아닐 거예요. 불편하거든요. 혼자서야 그럭저럭 즐길 만해도, 둘이 되면 정말 별로일 겁니다. 그냥 잊으세요. 차크닉 정도로 합의 보시고, 숙박은 인근 숙소에서 즐기시는 편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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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의 거의 모든 이미지 컷들이 참 아름답게 차박과 차크닉을 겨냥하고 있죠. 그 유혹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으실 거예요. 하지만 냉정하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해보세요. 내가 그렇게라도 차박을 즐기는 사람이었나? 가슴에 손을 얹고, 호흡을 길게 하면서 마음을 추슬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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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뒷좌석만 접으면 트렁크 공간이 늘어나서 좋겠다 싶겠지만, 현대는 그걸 허락하지 않습니다. 앞좌석 풀 폴딩을 선택해야 뒷좌석도 완전히 접을 수 있어요. 이 두 가지 옵션이 47만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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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퍼레이션으로 가면 앞좌석 풀 폴딩이 기본입니다. 각종 ADAS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현대 스마트 센스도 기본이에요. 그러니 옵션 선택 없이 인스퍼레이션 기본으로 구매하시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선루프와 뒷좌석 폴딩, 17인치 휠과 터보 엔진을 포기하는 거죠. 이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1,870만원.


Q. 캐스퍼에 터보 엔진(캐스퍼 액티브) 옵션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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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 엔진을 선택하면 출력에 여유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터보가 아니라도 나쁘지는 않을 거예요. 제가 스파크 수동을 거의 10년 탔는데, 경차 출력이 그렇게 모자라는 수준이 아닙니다. 시내 주행에서는 충분해요. 게다가 요즘 시내 주행 제한 속도가 시속 50킬로미터죠? 고속화도로는 시속 80킬로미터고요. 오르막 힘들어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가끔 하시는데,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좋습니다. 오프로드 산길을 일상적으로 탈 게 아니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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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옵션 선택은 필요와 가능성 사이의 선택입니다. 터보 엔진을 선택하면 뭔하는 타이밍에 (비교적) 빠른 가속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죠. 선루프를 선택하면 조금 더 풍성한 빛과 바람을 들일 수 있게 됩니다. 17인치 휠은 캐스퍼를 조금 더 멋져 보이게 할 거고요. 스토리지 옵션은 트렁크를 넓게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줍니다. 더 많이 싣고 더 멀리 갈 수 있겠죠. 딱히 필요하지는 않지만 있으면 (언젠가) 좋을 것들. 이 둘 사이를 구분하는게 핵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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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본질로 돌아가겠습니다. 경차는 그 어떤 장르보다 본질과 필요에 충실한 장르입니다. 도심에서의 스트레스 없는 이동에 초점을 맞춘 차예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있을 테지만, 제가 스파크 수동을 10년 정도 타는 동안 약 80퍼센트 정도는 시내 주행이었습니다. 90퍼센트 정도는 저 혼자 이동했어요. 그럴 때 경차는 본질에 충실한, 굉장히 효율적인 장르가 됩니다. 공간도 출력도 부족하지 않아요. 오히려 굉장히 자유롭고 편리하죠. 물론 여행도 자주 했고 여럿이 타고 스키까지 싣고 강원도로 달렸던 적도 있지만… 서울 같은 고밀도 메가시티에서, 네 바퀴 탈 것 중에서는 경차보다 더 효율적인 수단이 없을 겁니다.


Q. 그래서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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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관점에서 다시 한번 견적을 볼까요? 저라면 미련 없이 스마트 트림으로 가겠습니다. 터보 엔진과 선루프는 포기하겠어요. 그럼 딱 하나 남습니다. 에센셜 플러스. 8인치 내비게이션과 버튼 시동, 스마트키, 풀오토 에어컨, 후방 모니터가 포함돼 있죠. 스마트에서도 전방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유지 보조와 전방 차량 출발 알림 같은 기능이 기본입니다. 내비게이션 기반의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앞좌석과 뒷좌석 폴딩, 광고에서 보던 라디에이터 그릴을 비롯한 옵션들이 다 빠져 있죠. 마케팅과는 거리가 먼 캐스퍼가 되는 겁니다. 대신 도시의 일상, 효율과 본질에는 가장 가까운 캐스퍼가 되는 거죠. 이렇게 하면 1,537만원이 됩니다. 어떠세요? 조금 더 경차에 맞는 가격이죠? 저렴하진 않지만, 기분 좋게 사서 몇 년은 충분히 함께할 수 있는 멋진 동반자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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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 가면 요즘 가장 인기있는 캐스퍼 TOP 3를 제안해주는 버튼이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해주는 거죠. 1위가 풀옵션, 2위가 옵션 없는 인스퍼레이션, 3위가 옵션 없는 스마트 트림입니다. 1,385만원에 캐스퍼를 소유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거죠. 여기에 152만원을 더 써서 모니터 정도는 챙기자는 게 저의 제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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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풍성하게 좋아지는 기분을 좋아하느냐, 정확하게 만족하는 쾌감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인스퍼레이션 기본, 스마트에 내비게이션을 보탠 옵션. 이 두 가지 중에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캐스퍼는 이미 예쁜 차니까, 아마 여러모로 충분할 거예요. ‘이 돈이면’ 다른 세단이나 다른 경차 산다고요? 에이, 예쁜 것도 기능이에요. 아주 중요한 기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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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정우성

시간이 소중한 우리를 위한 취향 공동체 '더파크' 대표.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고전음악과 일렉트로니카, 나무를 좋아합니다. 요가 에세이 '단정한 실패'를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