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월간B추천] 블록버스트로 준비했어요

안녕, 한 달에 한 번씩 영화 소개하는 에디터B다. 코로나가 사라져도 사람들은 극장을 찾지 않을 거라는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들었다. 집에서 편하게...
안녕, 한 달에 한 번씩 영화 소개하는 에디터B다. 코로나가 사라져도 사람들은 극장을…

2021. 07. 22

안녕, 한 달에 한 번씩 영화 소개하는 에디터B다. 코로나가 사라져도 사람들은 극장을 찾지 않을 거라는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들었다. 집에서 편하게 보는 OTT 서비스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나는 그 말이 마치 이렇게 들린다.

“배달 시켜 먹으면 되는데 레스토랑에 왜 가?”

“집에서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데 카페에 왜 가?”

극장을 찾지 않을 거라는 말은 공간의 중요성을 간과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라는 문장에서는 ‘영화를 본다’와 ‘극장에서’가 갖는 중요도는 비슷하다. 팝콘을 사고 어두컴컴한 공간에 앉아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행위는 시각뿐만 아니라 오감을 자극하는 소비 활동이기 때문이다. 전자책이 종이책의 대체재가 아니듯 OTT 서비스와 극장의 관계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늦은 밤에도 극장에 갈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린다.


[1]
“한 번 더 오케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아무리 실패해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워너브라더스를 보면 두 가지 생각이 든다. ‘끈기란 바로 저런 거구나’ ‘돈이 많으면 실패해도 타격이 없구나’.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할리퀸이라는 역대급 캐릭터를 만들어낸 워너브라더스가 <버즈 오브 프레이>에 이어 또 하나의 파생상품을 만들었다. 바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다. 이번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연출했던 감독 제임스 건에게 연출을 맡기고, MCU에 출연했던 배우를 여럿 데려왔다. <토르>에서 헤임달을 연기한 이드리스 엘바, 욘두 역의 마이클 루커, 앤트맨의 친구 데이빗 다스트말치안까지. 잠깐 출연했던 실베스타 스탤론도 있다. 라인업만 보면 충분히 구미가 당긴다. 8월 개봉작 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트위터에서 선 넘는 막말로 하차까지 했던 감독을 데려와서 연출을 맡겨야 할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세상에 능력 있는 감독이 제임스 건 한 명밖에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어떻게든 DCEU를 성공시키고 싶은 워너의 욕망이 무섭다.


[2]
“황정민이 황정민으로 출연합니다”
<인질>

<인질>은 황정민이 납치되는 단순한 줄거리다. 여기서 말하는 황정민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배우 황정민이다. 그러니까 배우 황정민 역을 배우 황정민이 맡은 거다. 진짜와 가짜가 섞인 시나리오 덕분에 예고편을 보기 전에도 충분히 관심이 간다. 하지만 이런 위험이 있을 수 있다. 황정민이 황정민을 연기해서 리얼리티는 살렸는데, 납치범을 너무 유명한 배우가 연기한다면? 괴리감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일부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로 캐스팅했다고 한다. 참고로 <인질>은 유덕화가 톱스타 우 역으로 출연한 <세이빙 미스터 우>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연출은 감독 필감성이 맡았다. <인질>은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제작사 외유내강은 경험이 적은 감독에게도 기꺼이 기회를 주는 편인 것 같다. 재작년 여름 극장가의 승자 <엑시트> 역시 이상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었다.

  • 감독 필감성
  • 출연 황정민
  • 개봉 8월 18일

[3]
“우리 빌라가 싱크홀에 빠졌다”
<싱크홀>

<싱크홀>은 재난 영화에 코믹함을 곁들인 영화다. 썸네일의 표정만 봐도 <샌 안드레아스>, <해운대>처럼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인질>에서 잠깐 언급했던 <엑시트>와 비슷한 톤이 아닐까 싶다. 신파와 진지한 분위기를 거두고 가볍고 시원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든 것 같다. 줄거리는 이렇다. 동원(김성균)은 서울에 빌라를 얻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었으나 행복한 날도 잠시, 빌라 아래에 500m짜리 싱크홀이 생기고 빌라가 통째로 지하로 떨어진다. 빌라라니… 다음 주에 강서구의 빌라로 이사 가는데 괜히 마음이 불편하고 찜찜하다.

  • 감독 김지훈
  • 출연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
  • 개봉 8월 11일

[4]
“게임 속 NPC가 서버 파괴를 막는 이야기”
<프리가이>

<프리가이>의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프리가이(라이언 레이놀즈 분)는 어느 날 자신이 게임 속 NPC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게임 서버를 파괴하려는 개발자를 막기 위해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상상만으로 현실을 구현하는 장면을 보면 <그린랜턴>이 떠오르기도 하고, 가짜 세계에 살고 있었다는 설정은 <트루먼쇼>, <매트릭스>가 생각나기도 한다. 위 영상은 2020년 7월 이후 몇 번씩이나 개봉이 연기되자 여러 버전의 예고편 소개 멘트를 하는 영상이다(물론 장난이다). 처음엔 “크리스마스에 만나요” “새해에 만나요” 같은 말이 나오다가 나중에는 “솔방울의 날에 개봉합니다”라는 아무 말이나 나온다. 아무튼 이제는 개봉하니까, 8월 11일이 바로 솔방울의 날이었나보다.

  • 감독 숀 레비
  •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타이카 와이티티, 조디 코머
  • 개봉 8월 11일

[5]
“하루가 지나면 죽어요”
<올드>

한 가족이 이름 모를 해변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그 섬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데, 그건 바로 시간이 매우 빠르게 흐른다는 것.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이 된다. 노인이 된 후에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다. 미스터리 영화 <올드>의 연출은 <식스센스>, <23 아이덴티티>의 나이트 샤말란이 맡았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예고편을 보고 나니 이 섬의 비밀이 무엇인지 몹시 궁금하다.

  • 감독 M.나이트 샤말란
  • 출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빅키 크리엡스, 토마신 맥켄지, 알렉스 울프
  • 개봉 8월 18일

[6]
“너무 어려운 퀘스트를 수락한 기사”
<그린 나이트>

<그린 나이트>는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물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크리스마스 이브,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앞에 녹색 기사가 나타난다. 녹색 기사는 아서왕과 기사들에게 도발을 한다. “가장 용맹한 자, 나의 목을 내리치면 명예와 재물을 주겠다. 단 1년 후 녹색 예배당에 찾아와 나의 도끼날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아무도 나서려고 하지 않자 녹색 기사는 겁쟁이들이라고 비난하는데 그때 아서왕의 조카 가웨인이 녹색 기사의 목을 친다. 목이 잘렸지만 죽지 않는 존재였던(이얏! 페이크다) 녹색 기사는 약속대로 1년 뒤에 가웨인의 목을 치겠다며 잘린 목을 들고 홀연히 떠나버린다. 엉겁결에 난이도 최상급 퀘스트를 수락한 가웨인은 1년 뒤 녹색 기사와의 대결을 위해 모험을 떠난다.

  • 감독 데이빗 로워리
  • 출연 데브 파텔, 알리시아 비칸데르, 조엘 에저튼
  • 개봉 8월 5일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