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호그와트는 할리스에 있어

안녕, 한정판 덕후 에디터B다. 어김없이 연말이 오고야 말았다. 이 말은 곧 새해가 된다는 뜻이며, 한 살을 더 먹는다는 뜻이고, 플래너를...
안녕, 한정판 덕후 에디터B다. 어김없이 연말이 오고야 말았다. 이 말은 곧 새해가…

2020. 11. 04

안녕, 한정판 덕후 에디터B다. 어김없이 연말이 오고야 말았다. 이 말은 곧 새해가 된다는 뜻이며, 한 살을 더 먹는다는 뜻이고, 플래너를 살 때가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새해 플래너는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내 심장은 11월초부터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두 브랜드의 만남 혹은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만남은 특별하다. 그렇기 때문에 콜라보만 해도 쉽게 주목을 받을 거라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브랜드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 굿즈도 꽤 많고, 그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할리스커피를 콜라보 장인이라고 한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만들어낸다. 디에디트도 소개했던 2020 디즈니 할리스 다이어리, 하이브로우 캠프닉 세트 그리고 몰티져스 빙수 등도 그랬다. 그러니 할리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할리스만 검색해도 자동으로 뜨는 ‘2021 할리스 다이어리’라는 연관 검색어가 그 기대를 보여준다. 나는 이번 콜라보 보자마자 연말 굿즈 대전의 종결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리포터와 할리스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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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껏 해리포터 콜라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지갑을 열까 말까 고민하다 끝내 구매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리포터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할리스의 이번 콜라보는 성공적인 듯하다. 마법 주문, 비밀 지도, 퀴디치 등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잘 활용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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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며 ‘지구 어딘가에 저런 마법 학교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설레곤 했다. 괜히 단소를 휘두르며 “아씨오 리모콘!”이라고 외치며 리모콘을 소환하려고 했다. 그래서 콜라보 굿즈를 보는 순간 벅찬 느낌이 들었다. 해리포터를 정말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라서.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때문에 생기를 잃은 요즘 딱 필요한 선물이다.

이벤트 달성 조건은 어렵지 않다. 시즌 메뉴 3개를 포함해 총 13개를 구매하면 2020 프리퀀시 굿즈 쿠폰이 발행된다. 문제는 스피드다. 하이브로우 굿즈 대란을 기억한다면, 서두르도록 하자. 일주일에 커피 한 잔 마시며 느긋하게 굿즈를 받겠다는 안일한 정신으로는 곤란하다. 그리고 하나 더, 조금 더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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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퀀시를 달성한 패스트스타터 5,000명은 도비 데스크 매트를 받을 수 있다. 자유를 꿈꾸는 직장인들이 좋아하는 도비의 대사 “Dobby is free”를 잘 알고 있겠지? 그 집요정 도비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데스크 매트다. 데스크 매트란 아이템은 원래 사이즈가 큰 편이기 때문에 테이블의 분위기를 확 바꾸곤 한다.

오피스에서 사용하기에 튀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밝은 톤을 가진 제품이다. 무엇보다 커다랗게 프린트된 ‘Free the house elves’라는 말이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마우스패드로 사용할 수도 있고, 돌돌 말아서 다닐 수 있기 때문에 휴대성도 좋은 편.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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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북의 종류는 2가지다. 호그와트 비밀지도 플래너북 그리고 해리포터 플래너북이다. 플래너가 아닌 ‘플래너북’이라고 콕 집어서 말하는 이유는 플래너를 포함한 여러 굿즈가 한 세트이기 때문이다. 두 제품에는 디자인이 다른 여러 굿즈가 들어가 있다. 우선 호그와트 비밀지도 플래너북부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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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단단하고 견고하다. 만듦새가 좋아서 다른 용도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케이스만 따로 팔아도 인기가 많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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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 안경 사이즈와 딱 맞아서 안경 보관함으로 사용하기에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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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 슬쩍 놓아두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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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도 재미있는데, 커버를 보면 ‘무니, 웜테일, 패드풋, 프롱스’라고 적혀있다. 해리포터 팬이라면 이게 무슨 뜻인지 당연히 알겠지? 비밀 지도를 만든 네 명의 절친, 제임스 포터, 시리우스 블랙, 리무스 루핀, 피터 페티그루의 또 다른 이름이다. 비록 한 명은 배신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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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살피다 보니 비밀 지도가 처음 등장했던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또 보고 싶어졌다. 연말에는 호그와트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모여서 오랜만에 시리즈를 정주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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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지도가 컨셉이기 때문에 케이스뿐만 아니라 플래너 역시 이를 모티브로 제작했다. 비밀 지도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잠깐 설명을 하자면, 호그와트 안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위치와 이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엄청난 아이템이다.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고 실시간 위치를 알아내는 사기 아이템이랄까. 팬들이 좋아할 만한 깨알 같은 디테일을 콜라보 굿즈에서도 살린 점이 칭찬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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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 뒷면에는 호그와트 엠블럼이 고급스럽게 프린트되어있다. 마치 호그와트 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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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 외에 구성품으로는 멋스러운 펜과 포스트잇이 있다. 마법 세계에서 실제로 쓸 것 같은 깃펜은 기사와 기획안을 알아서 휘리릭 써줄 것처럼 생겼지만, 그런 기능이 없는 그냥 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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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 깃든 펜은 아니지만, 해리포터 플래너에 사용할 때는 딱 어울린다. 플래너는 연간, 월간, 주간, 무지 네 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있고, 다꾸를 하기에 적절하게 공간이 분할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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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플래너북이 클래식한 디자인이라면 두 번째 플래너북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이다. 해리포터의 동그란 안경과 번개 모양의 흉터로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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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에는 불사조꼬리 깃털이 들어간 해리포터의 지팡이가 있다. 세계관보다 해리포터라는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두 번째 플래너북을 더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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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았던 디자인은 한 페이지 넘겼을 때 나오는 속지. 주문을 외울 때 지팡이를 휘두르는 모양과 방향이 간략하게 적혀있다. 주변에 물리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삼각형을 그리며 스투페파이를 외쳐 잠시 기절시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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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과 포스트잇 역시 해리포터와 관련된 디자인이 사용되었다. 깃펜이 멋스러웠다면 그리핀도르의 목도리를 모티브로 만든 볼펜은 귀여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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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의 옆면은 나무로 제작되었으며, 마그네틱이 들어가 있어서 ‘착’하고 닫힌다. 플래너북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이제 두 번째 주인공, 스퀘어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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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백 역시 두 종류가 있다. 카키색과 차콜색으로 컬러만 다른 게 아니라 디자인도 조금씩 다르다. 우선 카키 모델인 골든스니치 스퀘어백부터 소개한다.

이 가방의 특징은 오른쪽 하단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자수 패치다. 한눈에 보고 알았겠지만, 골든 스니치다. 퀴디치 경기에서 수색꾼이 잡으면 바로 승리를 안겨다주는 골든 스니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해리포터가 이 녀석을 잡기 위해 하늘을 누비던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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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백은 두 가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고리를 연결하지 않은 채로 사용하면 노트북이나 간단한 아이템을 넣을 수 있는 파우치, 동봉된 끈을 연결하면 크로스백으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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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백의 사이즈는 생각보다 크다. 15인치 노트북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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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백 내부는 극세사 재질로 되어 있다. 덕분에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작용을 해 태블릿이나 에어팟처럼 흠집이 우려되는 물건을 넣기에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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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백의 컬러는 그리 튀지 않고 “나 해리포터 굿즈야”하며 존재감을 과시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의상과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포켓 부분은 스웨이드 재질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실용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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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할리스커피와 콜라보임을 말하는 문구는 대놓고 표시해놓지 않았다. 브랜드 로고가 굿즈의 디자인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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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모델은 플랫폼943이라는 스퀘어백이다. 차콜 바탕에 패치에는 9와 3/4 승강장이라고 적혀있다. 이 정거장은 런던 킹스크로스역에 있는 곳으로 말 그대로 9번과 10번 승강장 사이에 있다. 호그와트행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두 승강장 사이에 있는 벽으로 돌진하면 된다. 실제로 영국에 있는 킹스크로스역에 가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꾸며 놓았다. 나는 아직 못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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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스 굿즈를 살피다 보니 한 작품에서 이토록 다양한 컨셉의 굿즈가 만들어진다는 게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어떤 비평가는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꿀 수 없다며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찬양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분의 생각이다. 내겐 아무리 위대한 소설가와 소설도 해리포터만큼 소중하지는 않다. 작품성을 말하는 게 아니라 해리포터는 그 자체로 추억이니까.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어린 시절 곳곳에 해리포터가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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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일상은 무료하고, 코로나 때문에 마음은 울적했다.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때, 해리포터 굿즈가 나와서 다행이다 싶었다. 이번 리뷰를 읽고 무엇을 살지 정했다면 가까운 할리스로 가자. 9와 3/4 승강장이 아닌 할리스커피로 가야 해리포터를 만날 수 있다.

*이 글에는 할리스커피의 유료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