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챰, 쓸모없는 스마트밴드

한때 이런 생각을 했다. 삼성의 디자인 철학은 ‘안티 미니멀리즘’이 아닐까? 보태고, 더하고, 덧붙이고.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너무 욕심을 부려서 부담스러운 제품을...
한때 이런 생각을 했다. 삼성의 디자인 철학은 ‘안티 미니멀리즘’이 아닐까? 보태고, 더하고,…

2016. 0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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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런 생각을 했다. 삼성의 디자인 철학은 ‘안티 미니멀리즘’이 아닐까? 보태고, 더하고, 덧붙이고.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너무 욕심을 부려서 부담스러운 제품을 뽑아내기 일쑤였으니까.

그런데 과욕의 아이콘 S사가 드디어 ‘덜어내기’에 눈 뜬 모양이다. 최근 출시한 스마트 밴드 ‘챰 바이 삼성(Charm by Samsung) 스퀘어’는 모든 면에서 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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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좋다. 삼성은 이걸 착용하면 당장 ‘패피’가 될 것처럼 설명하고 있지만, 미안하게도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스마트 밴드 중에 제일 예쁜 건 인정. 웨어러블 디바이스라기 보다는 액세서리에 가까워보이니 성공적인 디자인이다. 세 가지 컬러 중 가장 고급스러운 건 블랙 컬러. 다른 팔찌와 레이어링하면 꽤 까리해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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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건 가격. 4만원을 내면 1500원을 거슬러 받을 수 있는 이 묘한 가격은 스마트 밴드에 대한 진입장벽을 무너트릴 만큼 착하다. 올리브영이나 에잇세컨즈, 비이커 등 패션/뷰티 스토어에서 판매한다는 것도 좋은 전략. 스마트 기기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화장품 사러 갔다 덤으로 사게 만들 수 있도록 미끼를 던져놓은 것이다.

문제는 고객이 이 귀여운 미끼를 문 후의 일이다. 챰은 활동량을 트래킹하고 삼성의 건강 관리 앱인 S헬스과 연동할 수 있다. 스마트폰 전화/메시지/앱 등에 대한 알람 기능도 지원한다. 그런데? 진동 모터가 없다. 전화가 와도 챰은 LED 램프를 껌벅거릴 뿐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이렇게 미련할 수가. 결국 손목을 수시로 쳐다보지 않으면 전화가 왔는지 알 길이 없단 얘기. 스마트폰에도 있는 만보기 기능만 바라보고 사기엔 돈이 아깝다. 큰일이다. 배터리가 14일이나 가는데 쓸모가 없다. 삼성이 덜어내다 못해 쓸모를 덜어내 버렸다.

챰 바이 삼성 스퀘어 타입
H’s Point – 삼성에 싸고 좋은 건 없다
Price – 3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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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