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손목에서 뛰는 세 번째 심장

가민을 만나고 왔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나보다 에디터H가 다녀왔어야 했다. 데이터 같은 건 쳐다만 봐도 동공이 춤을 추기 시작하는...
가민을 만나고 왔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나보다 에디터H가 다녀왔어야 했다. 데이터…

2016. 09. 06

가민을 만나고 왔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나보다 에디터H가 다녀왔어야 했다. 데이터 같은 건 쳐다만 봐도 동공이 춤을 추기 시작하는 나와 달리, 수포자(수능 시험 때 수학은 포기한 자들을 말한다)인 에디터H는 이상하게 숫자에 집착하곤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우리 사이트의 조회수나 트래픽 같은 걸 음산한 미소를 띠고 모니터링하는 분석충 그녀에게 가민이 있다면, 절로 운동을 하게 될 텐데 말이지.

garmin

아무튼, 내가 어디에 있든 귀신처럼 나의 위치를 잡아내는 GPS 명가 가민이 포러너 235로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garmin3_12

가장 큰 특징은 시계 뒷면에 광학 센서를 넣어 손목에서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가민 엘리베이트’ 기능을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라는 것. 거추장스러운 가슴 스트랩 없이도 손목을 통해 정확한 심박수를 24시간 측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심박수 영역, 그리고 최대 유산소 섭취량 등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쯤 내 셀룰라이트가 타고 있는지, 혹은 터질듯한 내 심장이 언제쯤 잠잠해지는 지를 과학적으로 계산이 가능하다.

garmin3_1

GPS와 GLONASS 두 가지 데이터를 조합해 오차 없는 정확한 추적 기능을 제공한다. 덕분에 포러너 235는 나의 한 걸음도 놓치지 않고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깊은 숲 속 또는 높은 빌딩 사이에서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위치를 잡아낸다. 집요해.. 집 나간 아내를 찾아주는 흥신소 같은 녀석이다.

CR2Jth7WwAEGX6h

또한 기본으로 탑재된 가속도계는 추적이 어려운 런닝머신 위에서도 거리, 페이스, 소모한 칼로리까지 놓치지 않는다. 이 모든 데이터를 스마트폰 없이 시계 하나만으로 기록 가능하다. 최대 200시간까지 운동기록을 저장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날아갈 걱정도 없다. 애플워치를 쓰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이 운동할 때 스마트폰을 챙겨야 한다는 것인데, 포러너 235는 그럴 필요가 없다.

이혜민(@editor_hyemin)님이 게시한 사진님,

손목에 차보니 역시나 크다. 두께 11.7mm 다이얼 크기는 45mm나 된다. 내 손목에는 너무 크더라. 다행히 무게는 42g으로 가볍다. 스트랩은 고무 재질인데, 가죽이나 메탈만큼 고급스럽진 않아도 실용적이다.

배터리도 어마어마하다. GPS와 심박수 기능을 모두 활성화한 트레이닝 모드에서는 11시간, 일반 시계나 알람, 활동 추적 등 액티비티 트래킹 모드에서는 최대 9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시계를 차고 마라톤 완주도 하기 힘든 3분 카레 같은 다른 제품들에 비해 월등히 앞서는 부분이다.

garmin3_1

스마트폰이 연결 되어 있다면, 문자나 전화 음악 감상, 음성 알림 등 다양한 알람 기능도 제공한다. 커넥트 IQ를  통해 워치 페이스도 변경할 수 있다.

한국의 웨어러블 시장이 매년 2배 이상 성장중이다. 애플 워치와 핏비트, 기어S3까지 그야말로 춘추 전국 시대라 부를 만하다. 가민은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단단히 칼을 간 모습이다. 그 시작은 깔끔한 한글지원. 그리고 해외와 국내 시장의 가격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S__24707105

이걸 차고 운동을 안 하면 어쩐지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겠지?

가민 포러너 235(GARMIN Forerunner)
Point – 난 니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Price – 399,000원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