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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있으면 반칙이야 BEEP

안녕, 선긋지 않는 여자 에디터M이다. 내가 무선의 달콤함에 발을 들인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내 무선 경험의 시작은 당연히...
안녕, 선긋지 않는 여자 에디터M이다. 내가 무선의 달콤함에 발을 들인 건 그리…

2019. 02. 18

안녕, 선긋지 않는 여자 에디터M이다. 내가 무선의 달콤함에 발을 들인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내 무선 경험의 시작은 당연히 에어팟부터였다.

Processed with VSCO with av8 preset[내가 에어팟을 산 이유. 꼬인 이어폰 선은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그동안 어떻게 그토록
거추장스러운 선을 달고 다녔을까?”

하얀 조약돌같은 본체에서 두 개의 이어폰을 빼서 귀에 꽂으면 ‘두둥!’. 무선의 세계로 온 것을 환영하는 알람이 울린다. 귀에 꽂고, 음악을 듣고, 케이스에 넣는다. 이 모든 과정은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에서 흐르듯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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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발을 들이니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더라. 나는 마약중독자처럼 내 생활의 모든 영역을 모두 무선으로 채우고 싶어 안달이 났다. 무선 이어폰 다음은 충전이었다. 무선 충전이 더 필요해보이는 곳은 집이 아니라 사무실이다. 화장실,외근, 짬짬이 가지는 구름과자 타임 등 스마트폰은 하루 중에도 수도 없이 나와 함께 이동해야 한다. 그때마다 아이폰에 똥침을 놨다가 빼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 내 사무실 책상에도 무선 충전의 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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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소개할 제품은 모바일아일랜드의 무선충전기 그라운드x가든. 아주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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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없다’란 말이 있다. 혹시 내가 모르는 신조인가 싶어 긴장하셨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 내가 만든 거니까. ‘막상 사려고 하면 없다’의 준말로, 살 생각이 없을 땐 좋아보이는 게 참 많은 것 같다가도 꼭 내가 사려고 마음을 먹으면 딱히 마음에 드는게 없는 야리꾸리한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바로 스마트폰 케이스, 노트북 스탠드. 그리고 무선 충전기 같은 게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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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이 제품의 디자인은 단연 압도적이다. 아, 물론 가격도 만만치 않다. 4만 8,000원이란 가격은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예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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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X가든은 모듈형 무선 충전기 Ground와 책상 위에 지저분하게 굴러다니는 물건들을 담을 수 있는 트레이 Garden으로 구성된다. 정방형의 충전기와 케이크에서 한 조각 크게 떼어낸 것같은 모양은 딱 들어맞는다. 네모와 원이라니 전혀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모양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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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곡선과 직선을 아주 영리하게 썼다. 소재도 싸구려 플라스틱이 아니라, 도료를 잘 입혀내서 고급스러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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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품은 모듈 충전기라고 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2개까지 충전기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제품을 2개 이상 가지고 있다면 2개를 연결해서 사용하면 되겠다. 아이폰은 7.5W, 안드로이드는 10W 고속충전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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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도착하면 내 아이폰을 가볍게 툭, 그라운드에 올려두고 아직 덜 껀 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내리고, 자리에 앉는다. 타자를 칠때 불편한 애플워치, 예뻐서 찼지만 걸리적대는 귀걸이, 손이 건조할때마다 바를 핸드크림도 트레이에 올려둔다.

내 것은 카키에 가까운 포레스트지만, 인디핑크 컬러에 가까운 뮬리(MUHLY)와 크림색에 가까운 스노우(SNOW) 컬러도 아주 좋으니 취향껏 선택하면 된다. 컬러 이름마저 그냥 대충 지은 게 아니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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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미팅 다녀와서 탁. 잠깐 전화를 받기 위해 자리를 비울 때도 탁. 올려두기만 했는데도 전기를 먹다니. 무선 최고야 짜릿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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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다 시피 것처럼 이것보다 저렴한 무선충전기는 세상에 많다. 하지만, 매일 일만하는 삭막하고 밋밋한 책상에 내 감성을 자극해줄 물건을 찾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렇게 근사한 충전기는 더더욱. 그래 이건 4만 8,000원이나 하는 무선 충전기를 소개하고 떠드는 자기합리화만은 아니다. 난 행복은 이런 작은 사치에서 온다고 믿는걸. 어차피 부자가 되긴 글른 것 같으니까, 일단 지르고 보자. 뿜뿜!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