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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난 밤 네가 얼마나 피웠는지 알고있다

“다들 잘 피우고 있습니까?” 2015년 담뱃값이 두 배가 넘게 올랐다. 빼애액! 나라가 나한테 해준 게 뭐라고. 흡연자들은 분노했다. 4,500원. 커피...
“다들 잘 피우고 있습니까?” 2015년 담뱃값이 두 배가 넘게 올랐다. 빼애액! 나라가…

2016. 08. 17

“다들 잘 피우고 있습니까?”

smoking

2015년 담뱃값이 두 배가 넘게 올랐다. 빼애액! 나라가 나한테 해준 게 뭐라고. 흡연자들은 분노했다. 4,500원. 커피 한 잔 값보다 비싸다. 하루에 두 갑 이상 피우는 헤비스모커라면 한 달에 30만 원, 일 년이면 350만 원 이상 쓸 각오를 해야하는 큰 돈이다. 그 당시, 누군가는 금연을 결심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전자담배로의 외도를 택했다.

그로부터 벌써 일 년 반이란 시간이 흘렀다. 내 앞에서 호기롭게 담배를 꺾던 사람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지금 아주 성실한 세납자가 되어있다. 하지만 의외로, 전자담배를 선택한 사람들은 아직도 자신의 선택을 고수하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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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꼽은 전자담배의 장점은 이렇다. 냄새가 안 나니 눈치가 덜 보이고, 오늘은 포도맛, 내일은 복숭아맛 31가지 아이스크림처럼 고르는 맛이 있다고. 단점이라면, 담배를 피운다는 느낌이 덜해서 자신이 얼마나 피는지 확인이 안 된다는 거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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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들이 만나면 서로의 주량을 체크하듯, 흡연자들도 하루에 담배를 얼마나 피우는지 묻곤 한다. 하지만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참 말하기가 거시기하다. ‘저는 하루에 60mL만큼의 액상을 태웁니다. 대용량이죠’라고 말할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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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알아야 관리가 가능한 법이다.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겐 씨그비트를 추천한다. 이 제품은 장남이 아닌 차남들로 이루어진 젊은 스타트업 ‘차남들’의 흡연관리 도우미다.

batch_4[전자 담배 버튼을 누르면 불도 들어온다.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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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그비트에는 초소형 블루투스 칩이 내장되어 있다. 전자 담배는 모두 표준화된 규격이 있는데 손가락 한 마디만 한 작은 크기의 씨그비트를 전자담배에 끼우면 사용자가 전자담배를 피운 정보를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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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량은 스마트폰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단 인터페이스가 참 깔끔하다. 청록색을 메인 컬러로 만들어 상큼하다. 오늘 하루 흡연한 모금수와 니코틴 양을 기준으로 한 눈에 확인가능하다. 어쩐지 핏비트와 앱이 많이 닮아있는데, 그래서인지 흡연량을 확인하는데 꼭 운동량을 확인하는 것처럼 마음이 뿌듯하다. 이러면 곤란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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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세팅할 때 하루 흡연량을 설정해두면 설정한 목표 흡연량에 가까워질수록 청록색에서 오렌지, 레드로 색이 변하고, 알람으로 경고도 한다. 자신이 목표로 한 흡입횟수, 연초에 대비한 개비 수를 설정할 수 있어 효과적인 흡연랑 관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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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건, 어느 새벽에 씨그비트의 전원을 켰더니 평소와 다르게 야간에 흡연이 기록되었다는 메시지가 왔다. 나에게 혹시 술을 마시면서 흡연을 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게 물어 보더라(아니다. 난 리뷰를 위해 새벽까지 기사를 쓰고 있었을 뿐이다). 애인처럼 다정해! 어쩐지 사랑받고 있는 기분이다. 이렇게 세심한 면 뿐만 아니라 친구와 함께 서로의 흡연량을 비교하고, 경쟁할 수 있는 소셜기능도 있다. 난 씨그비트 팀에 결투를 신청해봤다.

혹시 네트워크 연결이 되지 않을 때 전자담배를 피우더라도, 흡연 횟수를 저장해 두었다가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시점에 흡연량 정보를 앱으로 전송한다. 당신이 도망갈 곳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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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그비트의 가격은 2만 8,000원. 만약 당신이 지긋지긋한 담배의 마수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혹은 전자담배를 피우는데 좀 더 체계적으로 니코틴 흡입량을 관리하고 싶다면 씨그비트는 분명 유용한 툴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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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나의 아련한 모습으로. 그럼 다들 끽연하시길! 물론 지나친 흡연은 당연히 건강에 해롭다.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