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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보이의 추억, 닌텐도 NES 클래식 에디션

지금은 누나보다 여자친구만 찾는 내 남동생과 가장 사이가 좋았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동생과 나의 나이를 합쳐도 두 자릿수가 간당간당하던 그 시절이었을...
지금은 누나보다 여자친구만 찾는 내 남동생과 가장 사이가 좋았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동생과…

2016. 07. 15

지금은 누나보다 여자친구만 찾는 내 남동생과 가장 사이가 좋았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동생과 나의 나이를 합쳐도 두 자릿수가 간당간당하던 그 시절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안방(그러니까 부모님 방)’에 있는 작은 브라운관 TV 앞에 앉아 세상 어떤 남매보다 긴밀한 시간을 보냈다. 현대 컴보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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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보이 카트리지에 바람 불던 시절.jpg]

게임 카트리지를 넣어도 실행 오류가 날 땐 팩을 꺼내다가, 작은 입술을 동그랗게 말고 ‘후후’ 바람을 불었다. 먼지를 털어내고 나면 인식이 더 잘된다면서 제법 엔지니어적인(?) 면모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페이보릿은 슈퍼마리오였는데, 너무 많이 클릭해서 어느 굴뚝에서 몸을 수그리면 동전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지 달달 외우고 있을 정도였다. 그 당시 우리의 머릿속은 8비트 게임의 단순하고 사랑스런 그래픽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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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워낙 수다스러운 사람이라 서론이 길었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요즘 ‘포켓몬 고’ 특수로 주가를 바짝 올리고 있는 닌텐도의 NES 클래식 에디션. 생김새를 보면 알겠지만, 1985년 미국과 유럽 시장에 발매됐던 NES의 복각판이다. 실제 첫 출시는 1983년 일본에서 ‘패미컴(패밀리 컴퓨터)’이라는 이름이었다. 아마 어린 분은 이게 뭔지 처음 들으실지도…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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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철저히 복고풍이지만, 2016년에 맞는 세련된 변화도 추구했다. 패키지에 내장된 컨트롤러는 NES 클래식 에디션은 물론이고, 닌텐도 Wii와도 호환해 사용할 수 있다. 플레이 도중에 ‘중간 저장’을 할 수 있는 친절한 기능도 생겼다고 한다. 더불어 HDMI 포트도 지원한다. 먼지 쌓인 모니터를 창고에서 꺼내올 때가 됐나… 아쉽게도 네트워크나 별도의 카트리지 슬롯은 지원하지 않는다. 기본 내장된 게임만 플레이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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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품이 다시 돌아오다니 기대가 크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소프트웨어겠지. 무슨 게임을 할 수 있을까. 기본 내장된 건 30여 종이다. 타이틀을 쭈욱 살펴보니 다 머릿속에서 플레이 화면이 지나가는 것 같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젤다의 전설, 동키콩, 팩맨… 떨린다. 빨리 사고 싶다. 집에서 아무 일도 안 하고 슈퍼 마리오나 플레이하고 싶다.

가격도 착하다. 59.99달러. 결제 버튼을 찾고 있었는데, 출시는 오는 11월 11일. 빼빼로 데이에 만나자. 꼭 내 것이 되기를.

닌텐도 NES 클래식 에디션
Point – B, B, B, A 아아아 씐나게 컨트롤러 누르고 싶다.
Price – 59.99달러(컨트롤러 1개 포함), 추가 컨트롤러 9.99달러.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