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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러너는 이렇게 입는다, 뜨는 러닝웨어 브랜드 4

운동 끝나고 놀러 가도 문제없어요
운동 끝나고 놀러 가도 문제없어요

2026. 05. 20

안녕, 달리는 순간에도 스타일은 지키고 싶은 객원 에디터 길보경이다. 작년 이맘때쯤, 디에디트에서 일상템으로 활용하기 좋은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소개한 적이 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이야기, ‘패셔너블한 러너가 될래요’ 2탄을 준비했다. 

그사이 러닝 신(Scene)은 놀라울 정도로 확장됐다. ‘러닝 인구 1,000만 시대’라는 말이 체감될 만큼 뛰는 사람이 많아졌고, 달리는 방식도 다채로워졌다. 요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트레일 러닝’이다. 산과 숲, 흙길 같은 거친 자연 속을 달리는 이 운동은 일반적인 로드 러닝보다 강도는 높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압도적인 풍경과 자연이 주는 힐링 덕분에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살로몬
Ⓒ Salomon Korea
Ⓒ Salomon Korea

이런 흐름을 증명하듯 브랜드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달,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살로몬은 세계 최초의 트레일 러닝 전문 스토어인 ‘살로몬 트레일 런 서울’을 서촌에 오픈했다. 트레일 러너들의 실제 동선을 고려해 인왕산과 북악산 초입을 거점으로 삼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또, ‘K-아웃도어’의 선배 격인 블랙야크의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제주에서 ‘블랙야크 트레일 런’ 대회를 개최하고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훨씬 젊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으니까.

블랙야크
Ⓒ Black Yak
Ⓒ Black Yak

최근엔 여행지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런트립(Run Trip)’이라는 테마까지 등장했다. 아침 해변을 따라 조깅하거나, 낯선 도시의 골목을 뛰며 하루를 시작하는 식이다. 러닝은 점점 일상과 여행에 녹아들며, 대중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보니 러닝웨어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단순히 기록을 위한 기능성 의류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무드를 드러내는 스타일의 영역에 가까워진 것이다. 이쯤 되면 러닝에도 확실히 ‘패션’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골랐다. 언제 어디서든, ‘달릴 맛’을 한층 끌어올려 줄 패셔너블한 러닝웨어 브랜드.


Wyrd Running
Ⓒ Wyrd Running
Ⓒ Wyrd Running

영국과 홍콩을 기반으로 한 위어드러닝(Wyrd Running)은 퍼포먼스 웨어와 패션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생체역학적 움직임(Biomechanics)에 집중한 기능적인 퍼포먼스에 중심을 두면서도, 러닝웨어에서는 흔치 않은 실험적인 그래픽과 컬러 조합을 선보인다. 도시의 에너지와 자연의 무드를 동시에 담아낸 컬러 팔레트, 타이다이 느낌의 그러데이션 프린트, 펑크와 테크웨어 감성을 섞은 그래픽이 시그니처. 대표 아이템은 레이스 싱글렛과 롱슬리브로, 이밖에도 기능성 티셔츠, 울트라 쇼츠, 윈드브레이커, 캡 등 러닝에 필요한 대부분의 아이템을 전개한다. 한국에서는 거의 소개하지 않은 브랜드라 낯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 Wyrd Running
Ⓒ Wyrd Running

위어드러닝(Wyrd Running)은 스스로를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고, 개성을 존중하며, 비범함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러닝웨어”라고 설명한다. 이 브랜드의 강렬하고 독창적인 비주얼을 잘 보여주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원더러 롱슬리브(Wanderer Longsleeve)’. 버블검 블루, 애시드 그린, 핑크와 옐로 등 채도 높은 파스텔 컬러를 활용해 홍콩 특유의 화려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담아낸 것이 특징. 여기에 가볍고 통기성 좋은 폴리에스터 원단, 썸홀 디테일까지 더해 러닝 퍼포먼스 역시 놓치지 않았다.

Ⓒ Wyrd Running
Ⓒ Wyrd Running

고르기 쉽지 않았지만, 꼭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두 가지다. 먼저, 노바 링거 티(Nova Ringer Tee). 일상복처럼 활용하기 더없이 좋은 심플한 티셔츠다. 러닝이 끝난 뒤 청바지나 가벼운 쇼츠와 매치하면 그대로 약속에 가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 펀칭 디테일의 폴리-엘라스테인 원단을 사용해 통기성과 활동성을 높였고, 측면에는 땀과 열에 효과적인 3D 구조 패널 원단을 적용했다. 여기에 머신 다잉 기법으로 완성한 그래픽을 더해 기능성과 스타일 사이의 균형을 자연스럽게 잡아냈다. 구매는 여기.

Ⓒ Wyrd Running
Ⓒ Wyrd Running

두 번째는 러너스 노트 레이스 베스트(Runner’s Knot Race Vest). 그간 수많은 싱글렛을 봐왔지만, 이렇게 유니크한 디자인은 찾기 쉽지 않다. 입고 나가면 어디 거냐는 질문을 받을 것만 같은 아이템이랄까. 새로운 와이드 숄더 템플릿으로 완성한 초경량 퍼포먼스 베스트로, 두 가지 종류의 초경량 3D 구조 원단을 사용해 착용감과 퍼포먼스를 극대화했다. 통기성과 항균 기능까지 고루 갖췄고, 레이저 커팅과 히트 본딩 마감 덕분에 착용감도 훨씬 부드럽다. 셀티카(Celtica) 엠블럼 그래픽 역시 브랜드 특유의 감각을 잘 보여준다. 구매는 여기


Portal
Ⓒ Portal
Ⓒ Portal

아웃도어 마니아라면, 이 브랜드에 깊이 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3년 런던에서 시작된 포탈(Portal)은 러닝, 사이클링, 하이킹을 모두 아우르는 멀티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퍼포먼스 웨어 특유의 기능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절제된 컬러와 미니멀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ROA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패트릭 스탕뷔(Patrick Stangbye), Rapha 출신 존 로버츠(John Roberts), 디자이너 콜린 메레디스(Colin Meredith) 등 기능성 스포츠웨어 업계에서 오래 활동해 온 인물들이 함께 만들었다. 어벤져스 급 인물들이 각자의 경험치를 녹여냈기 때문일까. 론칭 직후 아웃도어와 패션 신을 동시에 사로잡으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 Portal
Ⓒ Portal
Ⓒ Portal

포탈(Portal)이 인상적인 이유는 ‘운동복’과 ‘일상복’을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볍고 통기성 좋은 기능성 소재를 사용하지만, 디자인은 어느 환경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러닝 쇼츠와 윈드 셸 재킷, 카고 쇼츠 같은 아이템은 기술적인 디테일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도심 속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브랜드 로고 역시 흥미롭다. 얼핏 보면 나뭇잎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시에서 자연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경로를 시각화한 피트니스앱 ‘스트라바(Strava)’ 히트맵에서 영감받았다. 자연과 도시, 퍼포먼스와 라이프스타일 사이를 자유롭게 경유하는 Portal의 정체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디테일이다.

Ⓒ Portal
Ⓒ Portal

첫 번째 추천 제품은 마르카 라이너 쇼츠(Marka Liner Short)다. 5인치 기장의 미니멀한 실루엣에 브리프 라이너와 메시 포켓, 초경량 기능성 소재를 적용해 러닝과 하이킹 같은 액티브한 움직임에 최적화했다. 특히 여유 있게 떨어지는 핏과 마일드한 브라운 컬러, 군더더기 없는 디테일 덕분에 퍼포먼스 웨어 특유의 ‘운동복 느낌’이 과하지 않다. 퍼포먼스 쇼츠 특유의 부담스러운 느낌이 적어, 러닝 후 약속 자리에도 무리 없이 어울린다. 구매는 여기

Ⓒ Portal
Ⓒ Portal
Ⓒ Portal

포탈(Portal)의 제품 중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액세서리류다. 힙색부터 물통, 양말까지 의외로 ‘액세서리’ 맛집이다. 보통 러닝용 힙색이라고 하면 기능만 강조된 투박한 디자인을 떠올리기 쉽지만, 보더스 카고 벨트(Borders Cargo Belt)는 그 공식을 한층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낸다. 몸에 안정적으로 밀착되는 착용감과 초경량 무게를 갖췄고, 실루엣 역시 일반 러닝 벨트보다는 테크웨어 브랜드의 슬링백에 가깝다. 3개의 스트레치 포켓과 지퍼 포켓은 물론, 폴이나 재킷을 고정할 수 있는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담아냈다.  구매는 여기.

Ⓒ Portal
Ⓒ Portal

러닝웨어의 완성은 양말. 포인트 아이템으로 제격인 리추얼 메리노 양말(Ritual Merino Sock)은 메리노 울 특유의 보온성과 통기성을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 삭스다. 적당한 길이감과 절제된 그래픽, 노드 패턴 디테일 덕분에 러닝화는 물론 트레일 슈즈나 일상용 스니커즈와도 잘 어울린다. 구매는 여기.


UVU
Ⓒ UVU

요즘 국내 러닝 신에서 가장 큰 화제성을 지닌 프리미엄 러닝웨어 브랜드다. 2017년 아디 길레스피(Adi Gillespie)에 의해 설립된 UVU는 ‘You Versus You’의 약자로, 타인과의 경쟁보다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에 집중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UVU가 빠르게 팬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이유는 스트릿 감성의 디자인과 특유의 마케팅 방식에 있다. 드롭 방식의 한정 판매로 신제품마다 빠른 품절을 기록했고, 초기에는 이메일 초대 코드를 받은 사람만 일정 시간 동안 구매할 수 있도록 운영해 강한 희소성을 구축했다. UVU가 ‘러닝계의 슈프림’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배경이다.

Ⓒ UVU
Ⓒ UVU

러닝 티셔츠와 쇼츠, 윈드러너 재킷, 후드티 같은 제품군은 퍼포먼스를 위한 기술적 디테일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스트릿웨어스러운 힙한 감각을 보여준다. 특히 스카치 로고와 절제된 그래픽, 미니멀한 브랜딩 등은 최근의 고프코어·테크웨어 흐름과도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여기에 런던, 도쿄 등 도시를 모티프로 컬렉션과 캠페인을 전개하며, 러닝을 하나의 도시 문화이자 라이프스타일로 풀어내는 방식 역시 인상적이다.

Ⓒ UVU
Ⓒ UVU

국내에서 UVU의 존재감이 특히 커진 건 작년부터다. 2025년, 이태원에서 첫 국내 팝업을 열며 ‘UVU Seoul Collection’을 공개했고, 서울 마라톤 시즌에 맞춰 ‘서울특별시’ 그래픽이 들어간 한정판 컬렉션을 선보였다. 올해 봄에는 성수동에 브랜드 최초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흥미로운 건 런던 브랜드임에도 첫 오프라인 매장을 서울에 냈다는 점이다. 그만큼 국내 팬층이 탄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UVU에게 서울은 단순한 해외 시장이 아니라 중요한 글로벌 러닝 허브 중 하나다. 

Ⓒ UVU
Ⓒ UVU

Y2K 패션의 흐름과 함께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트러커 햇은 이제 러닝 웨어 신에서도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 됐다. UVU 캡은 클래식한 트러커 햇 형태를 기반으로, 워싱된 올리브 컬러와 로우한 패치 로고가 매력적이다. 시크한 블랙 컬러부터 블루, 레드, 샌드 등 경쾌한 컬러 옵션까지 갖춰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재미도 있다. UVU 특유의 스트릿 감각이 잘 드러나는 아이템. 구매는 여기

Ⓒ UVU
Ⓒ UVU

반팔 하나만 입기엔 쌀쌀하고, 그렇다고 두꺼운 바람막이를 꺼내기엔 애매한 날이 있다. UVU의 러닝 쿼터 집업은 바로 그런 간절기를 위해 나온 제품이다. 가볍고 통기성이 뛰어난 기능성 원단에 엄지 홀 디테일까지 더해, 러닝 중에도 안정적인 착용감을 유지한다. 특히 목 끝까지 올라오는 하프 집업 실루엣과 멜란지 그레이 컬러의 조합이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한다. 구매는 여기


Ante Berlin
Ⓒ Ante Berlin

베를린에 관심이 많거나,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베를리너들은 화려한 원색보다는 무심하게 툭 걸친 블랙과 그레이, 그리고 ‘각’이 살아있는 실루엣으로 자신들의 취향을 증명한다는 걸. 안테 베를린(Ante berlin)은 베를린의 미감을 그대로 흡수한 듯한 브랜드다. 2021년, 창립자 마르쿠스(Marcus)와 줄리앙(Julien)이 자신들의 러닝 크루를 위해 직접 옷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브랜드의 역사는 시작됐다.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지닌 차분하면서도 역동적인 에너지를 러닝웨어라는 캔버스 위에 아주 미니멀하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 Ante Berlin

“마커스와 저는 운동을 마친 후에도 ‘티나지 않는’ 의류를 원했어요. 그래서 결심했죠. ‘우리가 하자!’ 이것이 안테를 시작한 계기입니다. 우리는 페이스가 빠른 러너들도 ‘Super stylish’할 수 있다는 것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줄리앙이 아웃오브올(Out of All)과 나눈 인터뷰의 한 대목이다. 여기서 안테 베를린(Ante Berlin)의 핵심 정체성을 읽을 수 있다. 이들이 선보이는 옷은 철저하게 기능적이면서도, 동시에 어떤 옷차림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세련된 실루엣을 가졌다.

Ⓒ Ante Berlin
Ⓒ Ante Berlin

제품을 자세히 뜯어보면 ‘장인정신’에 가까운 집착이 느껴진다. 이들은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프리미엄 기능성 원단을 고집하며, 모든 제작 공정을 유럽 내에서 엄격하게 관리한다. 무엇보다 안테 베를린(Ante berlin)의 옷들은 ‘러닝의 본질’에 집중한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덕분에 달리는 내내 옷의 존재감을 잊을 정도로 가볍고 쾌적하다. 화려한 그래픽이나 요란한 색상 없이도 충분히 압도적일 수 있다는 것. 

Ⓒ Ante Berlin
Ⓒ Ante Berlin
Ⓒ Ante Berlin

러닝 좀 한다는 사람들의 SNS 피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이템, 바로 ‘하프 타이즈’다. 안테 베를린(Ante Berlin)의 하프 타이즈는 그중에서도 쿨하면서 정교한 만듦새를 자랑한다. 원단 표면을 자세히 보면 미세한 리브(Ribbed) 구조로 되어 있어 통기성이 뛰어나다. 사방으로 쫀쫀하게 늘어나는 4-Way 스트레치 덕분에 허벅지를 단단하게 잡아주면서도 움직임은 한결 자유롭다. 사용자를 배려한 디테일도 돋보인다. 양쪽 다리에 자리 잡은 사이드포켓은 스마트폰이나 에너지 젤을 흔들림 없이 보관해 주고, 내장된 이너 브리프 덕분에 속옷 걱정 없이 오직 달리는 행위에만 집중할 수 있다. 구매는 여기

Ⓒ Ante Berlin
Ⓒ Ante Berlin

러닝 비니가 ‘수영모’ 같아 보인다는 편견을 깨줄 엘리트 비니(Elite Beanie). 클래식한 색감과 간결한 실루엣으로, 어떤 복장과도 멋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이탈리아산 브러쉬드 원단을 사용해 가볍지만 보온성은 확실하다. 작은 반사 로고를 가미해 야간 러닝의 안전과 스타일을 동시에 챙겼다. 구매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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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보경

걷고 뛰며 바라본 세상을 글로 풀어내는 매거진 에디터. 언제나 자유롭고 여유롭게 사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