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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보부상을 위한 데일리 백 5

어쩌면 가방 자체가 짐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가방 자체가 짐일지도 모르지만

2025. 08. 07

안녕하세요, 보부상 에디터 강현모입니다. 남자들은 보통 소지품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맨몸으로 나가죠. 저는 잠깐의 외출에도 이것저것 챙겨야 하는 스타일입니다. 부피가 큰 물건을 넣으면 주머니가 불룩해지면서 물건 라인이 그대로 바지 원단을 넘어 몸에 닿는 그 느낌이 너무 싫더라고요. 그래서 핸드폰을 제외한 모든 물건은 가방에 담습니다. 

헌데 가방을 쓰자니 남자들이 매일 휴대하는 짐의 양이 참 애매합니다. 손에 들자니 많고, 가방에 담자니 적어요. 결국 일행의 가방에 “이것 좀…”이라며 간단한 짐을 넣어 달라 부탁했던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가방 본연의 기능, 둘 다 잡은 가방 5개. 이제 버틸 만큼 버틴 바지 주머니 좀 편하게 해주고 가볍게 나가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번에 소개하는 가방들은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고 품절이 잦은 편입니다. 판매처에 재고가 있을 때 준비하셔서 뽕 빼는 게 경제적일 것 같아요. 먼저 쓰는 만큼 오래 쓰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1. 몽벨 포켓터블 라이트 숄더백

몽벨

지난달 도쿄 출장에서 사 온 가방입니다. 이 가방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기준은 총 3가지였는데, 몽벨 숄더백은 모두 만족했습니다.

① 사이즈: 남자가 메거나 들었을 때 작아 보이지 않아야 한다.
② 원단: 눈이나 비가 올 때도 걱정 없이 들 수 있어야 한다.
③ 형태: 끈조절을 통해 숄더백/크로스백으로 들 수 있고, 끈 조절에 필요한 디테일이 있어야 한다.

사이즈는 S, M, L 3가지. 남자에게는 L 사이즈를 추천합니다. 가성비 아웃도어 용품 시장을 리드했던 몽벨이기에 만듦새나 가격은 훌륭합니다. 포켓터블이라 앞주머니를 이용해 손바닥 크기로 접어서 휴대할 수 있어 여행 갈 때 챙기기에도 딱 좋습니다. 원단 특성상 각이 잡혀 있지 않고 흘러내리는 쉐입이라, 무거운 짐을 넣으면 살짝 처집니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휴대는 권장하지 않으니 참고해주세요. 구매는 여기. 가격은 6만 5,000원.


2. 아크테릭스 맨티스 웨이스트 팩

아크테릭스

이미 유명한 가방이죠. 아크테릭스의 스테디셀러 맨티스 웨이스트 팩입니다. 용량은 1.5L와 2.5L 두 가지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국내 유통처에서도 두 가지 모두 판매했는데, 최근에는 2.5L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해외 샵에서는 1.5L도 판매합니다)

정말 작은 가방이 필요하거나 체구가 작은 편이 아니라면, 남성에게는 2.5L를 권장합니다. 지갑과 스마트폰부터 웬만한 외출 필수품은 모두 들어가고도 남거든요. 여행 갈 때 몸에 착 붙는 보조가방으로 활용하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구매는 여기. 가격은 10만 원입니다.


3. 캑터스 소잉 클럽 헬멧백

캑터스 소잉 클럽

이제부터 조금 더 독특한 가방을 소개해 볼게요. 얼핏 보면 시중의 나일론 헬멧백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아는 사람에게는 보일 겁니다. 면 60%와 나일론 40% 혼방 원단의 차이가. 일반 면보다 통기성이 좋고, 나일론보다 마모에 강한 소재입니다.

요즘 ‘제대로 된’ 나일론 가방 찾기 쉽지 않죠. 가성비 영역으로만 가면 저가형 제품으로 이미 유명한 곳들이 많은데, 너무 저가형을 사용하기는 싫고 유행하는 일본 브랜드 제품을 사기에는 비용이 부담되는 분들께 딱 중간 포지션으로 제안 드리는 헬멧백입니다.

캑터스 소잉 클럽은 거의 모든 제품을 대표가 수작업으로 만드는 게 재밌어요.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리시는 제작기가 은근 웃음 포인트가 많아서, 출근길에 피식합니다. (링크는 여기)

이 제품은 타사와 다르게 사이즈 선택이 가능해요. 자신의 체구에 맞는 사이즈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반들거리는 나일론 소재 가방보다 면 소재 특유의 광택 없는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캐주얼 셋업부터 광이 없는 정장에 매치해도 크게 이질감이 없는 가방이에요.여기에 눈, 비 맞아가며 에이징이 되는 재미가 있으니 오히려 너무 많이 드는 다른 브랜드 제품보다 조금 더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격만 놓고 보면 같은 가격대에서 선택지가 많다 보니 고민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작하는 방식과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장바구니에 담고 계실 겁니다. 구매는 여기. 가격은 39만 2,000원.


4. 벨리에 프로치다 백

벨리에

사람들의 사랑을 늘 받아온 가죽 토트백이지만, 올해는 유독 더 많이 보이는 듯합니다. 벨리에 프로치다 백은 평소 깔끔한 룩을 좋아하면서 나일론 소재보다 가죽을 선호하시는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태블릿을 넣어도 쉽게 처지지 않고, 깔끔한 스타일과 조금 더 캐주얼한 룩까지 모두 잘 어울리는 가방입니다. 로퍼에 흰 양말, 버뮤다 팬츠에 모자를 푹 눌러쓴 캐주얼한 스타일부터 비즈니스 캐주얼까지 두루 매치할 수 있으니, 나일론 가방에 비해 범용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가성비가 좋은 게 아닐까요. 구매는 여기. 가격은 35만 7,000원.

비슷한 결로 많은 분들께 사랑 받았던 두 가지 제품도 적어둘게요. 지금은 품절이지만, 재입고 됐을 때 고려해도 좋겠습니다.

 1) 유스: 탑 핸들 빅 백
2) 이얼즈 어고: 램스킨 레더 빈티지 워치 토트백


5. STAN 위켄드 백

stan

스탠(STAN)은 가방을 디깅하면서 알게 된 브랜드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섬유’라 불리는 다이니마(Dyneema)로 짜여진 원단을 활용해 다양한 파우치와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만들면서 유명해졌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위켄드 백은 그리드(Grid) 패턴이 적용됐습니다. 그리드 패턴은 아웃도어 제품에서 흔히 보이는 격자 무늬 패턴을 의미합니다. 여러 개의 가방을 써 보니 오히려 이렇게 패턴이 들어가 있는 것이 고유의 ‘맛’이 나기도 하더라고요. 패턴 특성상 쉽게 해지지 않다 보니 여기저기 긁힐 때도 크게 신경 쓸 일이 없긴 합니다. (아웃도어 제품에 많이 적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가방은 크로스백/슬링백/토트백 3가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죽 가방이나 단정한 나일론 가방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는 조금 어렵고, 출퇴근 복장이 비교적 자유로운 분들께 적합할 듯합니다. 야외활동부터 가벼운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기시는 분들께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아직 한국 유통처가 없고, 국제 배송은 가능하니 가방과 함께 활용할 파우치나 선물용 미니백을 같이 묶어서 구매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구매는 여기. 가격은 15만 원.

About Author
강현모

패션 관련 글을 씁니다. 출근 후 마케터, 퇴근 후 에디터. 회사 안에서는 브랜드 마케터로, 회사 밖에서는 '아워페이스' 매거진의 팀 리더로 활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