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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예숍 대표의 집에서 훔치고 싶은 물건 12가지

[정보 좀요] 공예 편집숍 대표 하태희의 집
[정보 좀요] 공예 편집숍 대표 하태희의 집

2025. 06. 05

안녕. 물건 정보 대신 물어봐 주는 ‘Mr. 정보 좀요’ 객원 에디터 김정현이다. 오늘 소개하는 훔치고 싶은 물건으로 가득한 여섯 번째 공간. 공예 편집숍 ‘테이블 오브 크래프트Table of Craft’ 하태희 대표의 집이다.

하태희는 브랜딩/마케팅 분야에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탐스(TOMS)나 그라미치(GRAMICCI) 같은 해외 유수의 브랜드를 수입한 ‘코넥스솔루션’과 국내 최초 스트리트 패션 매거진 ≪크래커≫, 취향 셀렉트숍을 표방하는 온라인 커머스 ‘29CM’까지 그녀가 매진해 온 분야는 유무형의 브랜드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이었다. 

하태희
테이블 오브 크래프트에서의 하태희 대표

그의 또 다른 자아가 머문 곳은 ‘공예’라는 영역. 호기심을 가지고 동네 도자기 공방에 발을 처음 들인 순간부터 하태희는 자연 재료를 이용해 사람의 손으로 정성 들여 만드는 물건들을 흠모해 왔다. 물레를 배우고 우드카빙을 배우고 해외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로컬 작가의 공예품을 잔뜩 안고 돌아오던 애호가의 마음이 공예의 가치를 더 잘 소개하고 싶다는 기획자의 욕구로 연결된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을까? 2024년 9월, 하태희 대표는 동시대 라이프스타일과 어우러지는 일상적 공예를 추구하는 공예 편집숍 테이블 오브 크래프트(이하 TOC)를 오픈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프로필 문구를 통해 자신을 이렇게 설명한다. “공예인과 마케터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그냥 공예숍 같은데?’ 서촌 누상동에 위치한 하태희 대표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떠오른 생각이다. 정갈하고 소박한 디자인의 목재가 내부를 채우는 3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 따뜻한 색감과 질감, 단정하게 구획된 공간이 주는 아늑하고 포근한 인상은 수시로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구조의 불편함을 덮는다. 복도와 게스트룸을 분리하는 미닫이문이나 거실의 톤 앤드 매너를 잡아주는 격자형 창을 보고 있노라면 일본의 어느 에어비앤비에 와 있는 듯한 기분도 든다.

재밌는 건 하태희 대표가 별다른 인테리어 공사 없이 이 집에 들어왔다는 사실이다. 세련된 감각을 가진 임대인이 깔아 놓은 판에 애정하는 물건들만 잔뜩 이고 지고 들어온 하태희 대표 커플. 집을 보자마자 계약을 결정했을 만큼 두 사람의 취향에 딱 들어맞았던 데다 마침 그때가 TOC 오픈을 준비하던 시기였으니, 공예숍을 빼닮은 이 집이 ‘모진재’가 된 것을 그들은 운명으로 여긴다. (두 사람이 같은 회사에 근무할 당시 사용하던 닉네임 ‘모아이’와 ‘진저’의 앞 글자를 따서 집 이름을 모진재로 지었다.) 

차분하고 평온한 분위기가 감도는 하태희 대표의 집. 고유한 미학을 지닌 물건들을 곳곳에 채워 넣으며 공예숍을 닮은 집으로 거듭난 모진재에서 물욕 많은 에디터의 시선을 빼앗은 물건들은 어떤 것일까?


01
머그컵

하태희 대표가 TOC를 통해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한 일본 도예가 노조미 후카야(Nozomi Fukaya)의 머그컵. 몇 해 전 도쿄 여행에서 우연히 작가의 그릇을 발견해 구매했고, TOC 오픈을 준비하는 기간에 직접 컨택해 입점을 성사시켰다. 중앙아시아 및 아랍 지역의 문화와 풍경을 모티프로 작업하는 작가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제품으로 크기도 적당하고 그립감도 훌륭해 다양한 음료를 담는 데 사용한다. 순한 표정의 낙타와 주인 그림이 귀여워 관상용 오브제로도 손색이 없다. 

・ 작가: Nozomi Fukaya
・ 제품명: M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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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빗자루

‘반려묘의 발과 꼬리를 쥐고서 책상의 먼지를 쓸어내면 어떨까?’ 나무를 깎아 조각을 만드는 이수빈 작가의 다정한 상상에서 출발한 빗자루. 큼지막한 고양이 발 모양과 발바닥 젤리까지 표현한 귀여운 디자인에 하태희 대표 역시 첫눈에 반했다. ‘냥손 A’는 솔이 상단에, ‘냥손 B’는 솔이 하단에 달린 대신 윗부분에는 고양이 얼굴을 새겨 넣은 게 킬링 포인트다. 테이블에 떨어진 커피 가루를 쓸어낼 때 요긴하게 사용 중이다. 

・ 작가: 이수빈 (Soft Shape)
・ 제품명: Big hand Big tail / 냥손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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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식탁

거실 테이블은 합판을 짜맞춘 형식으로 완성해 가구를 만드는 브랜드 도잠의 4인용 식탁이다. 부드러운 곡선이 교차하는 입체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 이전 집에 살 때 구매했으나 사이즈 문제로 하태희 대표가 거주하는 2층에 올릴 수 없어, 4년 동안 남자친구의 공간에 방치(?)됐다는 웃픈 사연이 담긴 가구다. 지금은 식사, 티타임, 노트북 업무 등 다용도로 쓰이며 모진재의 메인 테이블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 브랜드: 도잠
・ 제품명: [MAZU105] 4인용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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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포스터

하태희 대표의 친구이자 상업 사진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포토그래퍼 이구노의 사진 포스터. TOC에서 전시하기도 했던 ‘THE SKY ARCHIVE’ 시리즈 중 한 점으로 도시의 푸른 하늘을 기록한 작업물이다. 남자친구의 생일을 맞아 하태희 대표가 액자 색상만 달리한 커플 포스터를 이구노 작가에게 의뢰했다(근데 이제 친구의 부탁을 곁들인…). 내추럴 오크 프레임과 블랙 프레임의 액자 모두 계단 벽에 세워 두고 매일 같이 감상 중이다.

・ 작가: 이구노
・ 작품명: 무제 Untitled 
작가 인스타그램


05
식물 & 화분

침실을 한층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식물은 드라세나 마지나타. 서촌의 식물 가게 얼스바운드에서 구매했다. 길게 솟은 줄기와 유려한 곁가지 모양이 평소 키가 크고 샤프한 느낌을 선호하는 식물 취향에 들어맞아 망설임 없이 데려왔다. 블루와 화이트 컬러의 그라데이션이 매력적인 화분은 디앤디파트먼트에서 구매한 남영플라스틱 사의 제품이다. 침구와 세트처럼 보이는 구성은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식물
・ 브랜드: 얼스바운드
・ 제품명: 드라세나 마지나타
업체 인스타그램

화분 
・ 브랜드: 남영플라스틱
・ 제품명: 남영플라스틱 혼색분 – 블루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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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캠핑 의자

집 구석구석 놓인 캠핑용품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캠핑 의자. 단출한 백패킹을 좋아하는 하태희 대표의 애착 아이템이다. 2013년 콜맨Coleman에서 출시한 ’반다나 디자인’ 시리즈의 코지 체어로 샌드 컬러 바탕에 말발굽이나 웨스턴 부츠 같은 패턴이 멋스럽다. 손님이 많이 방문하는 날에는 거실 의자로도 사용하는데, 정갈하고 단아한 우드 인테리어와 절묘한 믹스매치를 이룬다. 

・ 브랜드: Coleman
・ 제품명: 반다나 시리즈 코지 체어


07
접시

하태희 대표가 집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접시 중 하나로 파스타나 카레, 샐러드 등을 담아 먹는다. 하얀 흙물을 덧칠해 쌓아 올리는 희스튜디오 홍선희 작가 특유의 자연스럽고 소박한 매력이 묻어나는 플레이트. 보트를 연상시키는 유려한 디자인에 접시의 크기와 깊이 모두 적당해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다.

・ 작가: 홍선희 (희스튜디오)
・ 제품명: 보트 볼 플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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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오브제

주방 선반 위에서 영롱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세라믹 오브제. 달항아리를 연상시키는 매끈한 곡선에 커다란 눈 두 개가 귀여움을 더한다. 하태희 대표가 TOC를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한 호주 멜버른의 김지현 작가 작업물이다. 작은 소품을 담는 함으로도, 물을 담아 꽃을 꽂아두는 미니 화병으로도 훌륭하지만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둔 채 관상용으로만 써도 더할 나위 없다.

・ 브랜드/작가: 김지현 (Jeehey Studio)
・ 제품명: Porcelain Moon face
작가 인스타그램


그 외 훔치고 싶은 물건들

아트북
“400개 이상의 멕시칸 베지테리언 요리 레시피를 담은 아트북”

・ 출판사: PHAIDON
・ 작가: Margarita Carrillo Arronte
・ 제목: The Mexican Vegetarian Cook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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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
“요리에 진심인 남자친구의 최애 중식도”

・ 브랜드: KAI 
・ 제품명: Shun 클래식 중식도 18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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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툴
“목수 김비의 클래스 수강을 통해 직접 제작한 나무 스툴”

・ 자체 제작
목수 김비 인스타그램

오브제
“흙을 쌓아 하늘과 달을 형상화한 항아리 오브제”

・ 작가 : 김유상
・ 제품명 : 하늘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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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희 @seouldiscoboys

패션 수입・유통사 ’코넥스솔루션’, 스트리트 패션 매거진 ≪크래커≫,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29CM’등을 거치며 브랜딩/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24년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공예 편집숍 ‘테이블 오브 크래프트’를 열었다.

테이블 오브 크래프트 Table of Craft
서울 강남구 언주로173길 16 아고빌딩 4층
웹사이트 
인스타그램

About Author
김정현

라이프스타일 잡지부터 토크 프로그램까지, 분야 안 가리는 프리랜스 콘텐츠 에디터. 멋있는 사람과 흥미로운 콘텐츠를 소개할 때 제일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