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초콜릿이 뭐길래 다들 이렇게 난리야?”라고 생각한 분 많으시죠. 저도 그중 하나였습니다만, 결론적으로는 그 난리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오늘은 GS25에서 구매한 두바이 초콜릿 3분 리뷰를 들고 왔어요.
두바이 초콜릿의 원조는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라는 아랍 에미리트 초콜릿 제조사의 초콜릿 디저트입니다. 초콜릿 안에 필링이 채워져 있는 게 특징인데, 이 필링이 평범하지 않아요. 진하고 고소한 피스타치오 크림과 볶은 ‘카다이프’가 듬뿍 들어갑니다. ‘카다이프’는 튀르키예식 국수인데, 소면보다도 얇은 면이에요. 이 면을 볶은 뒤 잘게 잘라서 넣어 코코넛 플레이크처럼 바삭한 식감을 만들어 줘요.‘바삭한… 초콜릿…?’ 의구심이 들 수 있지만, 킷캣이나 크런키를 생각하면 납득이 갈 겁니다.
원조 두바이 초콜릿은 국내에서 구하기도 힘들고 매우 비싼 편입니다.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 먹는 숏폼 영상이 유행하면서, 결국 카다이프 품절 대란까지 일어났습니다. 먹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구할 방법은 없는 이 시점에 CU를 시작으로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표방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누구나 구매할 수 있게 많은 물량이 풀린 것은 아니고요. 대부분 치열한 사전 예약을 거쳐야 했습니다. 저는 GS25에서 2차로 판매한 두바이 초콜릿 사전 예약에 성공했고, 3주를 기다려 8월 1일에 수령했어요. (1만 세트 한정 수량이라고 하던데 구매가 그리 어렵진 않았습니다.)
가격은 한 박스에 2만 2,000원이고, 한 박스에는 초콜릿 4개가 들어있어요. 초콜릿 포장지는 아이폰 14프로와 크기가 거의 똑같지만, 플라스틱 트레이가 들어있기 때문에 실제 초콜릿 크기는 좀 더 작습니다.
사실 저는 이미 두바이 초콜릿을 흉내 낸 디저트를 몇 번 맛 본 적 있습니다. 개인 카페에서 구매해 먹어본 초콜릿과 푸딩은 모두 정말 맛있었어요. 바삭한 카다이프 필링에 달콤한 초콜릿, 고소한 피스타치오는 말만 들어도 실패하기 어려운 조합이잖아요. 하지만 GS25에서 구매한 초콜릿을 한 입 먹고 난 뒤에는, 두바이 초콜릿을 처음 먹은 양세찬에 빙의할 수밖에 없었어요.
우선 가장 중요한 초콜릿이 맛이 없습니다. 미끄덩한 식감에 엄청나게 달지만 풍미는 제로. 초콜릿을 흉내 낸 맛이 났달까요. 제품 뒷면을 살펴보니 카카오 함량이 7% 미만이고, 중국에서 생산된 데다가, 카카오버터 대신 원가 절감을 위해 주로 쓰이는 경화팜유가 들어갔더라고요. 여기서 ‘원가 절감을 위해’가 포인트입니다. 문제는 이 초콜릿이 저렴하지 않다는 거죠. 한 개에 5,5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저렴한 재료를 사용했다는 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필링에서는 피스타치오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어요. 이전에 먹었던 두바이 초콜릿의 카다이프는 바삭!하고 가볍게 부서지는 느낌이었다면, GS25 초콜릿에 들어가는 카다이프는 바삭하기보단 아작아작했어요. 너무 짧고 딱딱해 이에 낄 것만 같았고요. 반을 똑 갈랐을 때 눅진하게 흘러나오는 비주얼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편의점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사 먹을 수 있다니,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큽니다. 다행인 점은 원조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초콜릿이 국내에 정식 수입된다는 것! 이미 국내 디저트 수입사와 독점 수입 계약을 마치고 올가을쯤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그 전에 두바이 초콜릿을 미리 맛보고 싶다면, 편의점보다는 개인 카페에서 판매하는 각종 디저트를 사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네이버에 ‘지역명’과 ‘두바이초콜릿’ 조합으로 검색하면 판매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아래, 간단한 리스트도 남겨둘 테니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디끌레 (두바이초콜릿까눌레)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42길 11
코코로카라 (두바이초콜릿푸딩)
서울 마포구 연남로1길 41
에이콥 (두바이초콜릿휘낭시에)
서울 광진구 능동로 92 지하 1층
이웃집통통이 (피스타치오 티라미수)
서울 강남구 선릉로161길 19
카페오르트 (두바이초콜릿크루키)
서울 마포구 동교로38길 28 3,4층
올더어글리쿠키 성수점 (두바이초콜릿쿠키)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12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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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유정
98년생 막내 에디터. 디에디트 다니고 하고 싶은 거 다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