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에서 하룻밤

어쩌면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션뷰
어쩌면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션뷰

2024. 05. 27

안녕, 에디터B다. 나이가 듦에 따라 당연히 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다수의 제주 여행도 그렇다. 여행을 적당히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도 친구, 연인, 가족과 결국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된다. 제주도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런 곳이다. 최선의 선택은 아닐 수 있지만 돌아보면, 돌이켜보면 많은 추억이 쌓여 있는 꽤 괜찮은 선택.

여러 가지 이유로 여러 계절에 제주에 갔다. 날씨요정은 번번이 내 편이 아니어서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2박 3일 동안 화창한 날뿐이었다. 날씨도 날씨지만, 이번 여행이 유독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숙소다. 이호테우 해변에 생긴 새로운 호텔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에 다녀왔다. 숙소의 요모조모가 궁금한 사람들은 꼼꼼히 읽으면 되지만, 바쁘다면 이미지만 쓱 봐도 된다. 그것만으로도 숙소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틀 테니까.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는 공항에서 멀지 않다. 택시를 타고 15분 정도면 도착한다. 신라스테이는 알아도 ‘플러스’가 붙은 호텔은 처음 들어봤을 텐데, 그럴 만도 하다. 신라호텔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브랜드니까.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이하 ‘신라스테이 플러스’)는 신라스테이의 15번째 지점이자 ‘플러스’가 붙은 첫 번째 호텔이다. 기존 신라스테이가 비즈니스 호텔에 강점이 있다면, 플러스는 휴양에 강점을 둔 레저형 호텔 브랜드다.

내가 묵었던 방은 302호. 햇살이 아름답게 드리우는 복도를 걸어가니 그 끝에 내 방이 있었다. 체감상 객실이 꽤 많다고 느껴졌는데, 객실 수는 총 211개, 2층 침대가 있는 벙커형이나 온돌형은 30만 원대부터 시작하니 가격대를 비교해 방을 고르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신라스테이 플러스의 가장 큰 매력은 객실 대부분이 오션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을 열자마자 눈앞에 바다가 보였다. 그 뷰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한 장면을 틀어놓은 것 같았다. 사진으로는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실제로 보는 장면은 훨씬 더 광활하다. 비싼 카메라를 가져갔지만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의자를 끌어다가 유리창 가까이에 바짝 놓고 앉았다. 반짝거리고 너울거리는 파도를 한참이나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불멍, 숲멍, 물멍 다 좋지만 그중에 최고는 바다멍이 아닐까‘ 몇 시간 동안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해, 나는 숙소를 선택할 때 오션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랬다. “바다가 보이면 좋겠지, 근데 아니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 몇 번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 갔지만 감동이 적어서 그랬던 것 같다. 신라스테이 플러스는 내가 지금껏 갔던 곳과는 확연히 달랐다. 위치 선정이 기가 막힌데, 해변과 가깝게 붙어 있어서 멀리서 지켜보는 오션뷰와 레벨이 달랐다. 다 같은 오션뷰가 아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거대한 자연 앞에 한낱 미물이 된 것 같아 겸손해진다. 초록색 풀, 검은색 현무암 해변, 새파란 바다, 그리고 맑은 하늘, 눈 앞에 보이는 자연의 색깔이 오색시루떡처럼 층층이 구분되어 있다. 스마트폰이 주는 온갖 자극과 도파민에 절여진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이런 안락함을 방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 아닐까.

날씨가 좋으면 돌고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혹시’와 ‘설마’의 생각으로 기다렸지만 돌고래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산책하는 여유롭게 산책하는 동네 주민들과 숙박객들이 간혹 보였다.

인테리어는 바다뷰와 잘어울리는 모던한 인테리어. 화려하지 않아서 바깥 경관을 해치지 않고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한국 건축물에서는 ‘차경’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연 풍경을 실내로 가져와 건축에 놓여내는 거다. 이 방이 그렇다. 침실이 침실에서 끝나지 않고, 마치 이호테우 해변과 이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덕분에 글을 쓸 때도 답답함이 없었다.

뷰는 하루에 최소 두 번은 감상해야 한다. 낮에 한 번, 일몰에 한 번. 같은 곳이지만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긴말 필요 없이 사진을 감상하자.

살면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지금 보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이 숙소라니, 비현실적이었다.

낙조는 침실을 노란색으로 물들였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이렇게 안에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갔다.

자연보다는 도시가 좋다고 말했던 나인데, 이 순간만큼은 자연이 주는 경외감에 도시가 그립지 않았다.

많은 호텔 숙박객들이 밖으로 나와 일몰을 감상하고 있었다. 다른 도시에서는 쉽게 보지 못했을 장면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즐기고 있었다. 그들이 조금 부러웠고, 나도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사진을 찍었다(일이나 하자).

당연히 의도가 있는 설계라고 생각하는데, 호텔 외벽에는 반사가 잘되는 유리를 사용해 건물 전체가 노을에 물든 것처럼 연출되었다. 신라스테이 플러스는 기존 신라스테이처럼 톤다운된 모던한 스타일로 디자인되어 있는데, 일몰 시간에는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게 인상깊었다. 이브닝 파티를 준비하는 숙박객들처럼 호텔도 옷을 갈아입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는 해변과 가까운 호텔이고, 이 강점을 확실히 살리는 곳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공간인 야외 풀장 역시 해변과 가까이 붙어 있다.

옆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좀 더 실감이 난다. 현무암 해변, 그 옆으로 동네 산책길, 그리고 수영장이다. 제주도 내 호텔 중 바다와 가까운 수영장을 찾는다면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를 고려하면 된다.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이 보였고, 그다음으로는 연인이나 친구끼리 찾은 방문객이 많았다. 수영장은 사계절 온수가 나오며 미끄럼틀이 있어서 아이들과 놀기에 좋아 보였다. 호텔에 야외 수영장이 있는 건 엄청 대단한 건 아닐 수 있으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뷰가 환상이다.

낮 시간에 수영장을 지나가는데 안전요원이 손님들에게 하는 말이 들렸다. “저기 돌고래 보이시죠?”

멀리서 반짝거리는 생명체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매끈한 등이 햇빛에 반사되는 돌고래가 다섯 마리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헤엄치고 있었다. 연신 셔터를 눌렀으나 거리가 있다 보니 형체가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다. 수영을 하던 손님도, 미끄럼틀을 타던 아이도 수영장 벽에 붙어 돌고래를 구경했다.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의 세 번째 자랑은 ‘웨이브리스’ 카페. 이호동과 테우동, 2곳으로 구분되어 있고, 이곳 역시 바다가 가깝다는 매력을 십분 살려 놓았다. 1층과 2층까지 통창으로 되어 있어 어디에 앉아도 오션뷰를 감상할 수 있고, 옥상으로 올라가면 탁트인 바다 전경을 볼 수도 있다. 1층, 2층, 옥상을 모두 이용해봤는데, 뷰를 보기엔 2층이 제일 좋고, 3인 이상 이용한다면 1층을 추천한다. 날이 좋다면 옥상으로 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지만, 햇살이 너무 강할 수 있으니 잠깐 구경하는 정도로만 이용하자. 추천하는 시간은 일몰 시간.

뷰 못지않게 만족스러웠던 게 메뉴다. 이호테우 에이드, 우도땅콩 아인슈페너, 성산 일출봉 팡도르, 한라봉 파운드 케이크, 산방산 초코무스처럼 제주만의 특징을 살린 메뉴가 많았다. 나는 웨이브리스 카페에 두 번 방문했는데, 첫날에는 이호테우 에이드를 주문했다. 초록과 파랑이 오묘하게 섞인 에메랄드 빛깔이 딱 제주 바다 같았다.

두 번째 먹은 음료는 제주 바당 라떼. 바당은 제주도 방언으로 ‘바다’를 뜻한다. 바다 위에 쿠앤크가 올려 현무암 해변을 형상화했다. 비주얼도 예쁘고 맛도 좋으니 이것도 추천한다.

바다멍을 할 거라면 2층이 좋다. 운이 좋다면 돌고래를 볼 수 있고, 나는 운이 얼마나 좋은 건지 돌고래를 두 번이나 봤다.

카페 밖에는 야외석이 있어서 날씨가 좋을 땐 바깥 자리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좌석이 넉넉하게 많기 때문에 좋은 숙소에 와서 자리 싸움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오션뷰가 가장 큰 매력이긴 신라스테이 플러스는 실내도 잘 꾸며놓았다. 신라스테이처럼 미팅룸, 피트니스 센터가 있는 건 당연하고, 성큰 라운지가 있어서 숙소를 나가지 않고 광합성을 하며 수다를 떨기에 좋은 공간이다.

리뷰 마지막 순서로는 조식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사실 내가 조식을 잘 안 먹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한식과 양식이 잘 어우러져서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고, 가짓수도 많아서 질릴 틈이 없었다. 제주도 특산물을 활용한 몸국, 보말죽, 구좌 당근 라페, 고사리무침이 재밌었고, 개인적으로는 감자그라탕이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었다. 조식 시간이 아닐 때는 풀 사이드 바에서 제주 흑돼지 쌀국수를 판매하고 있고, 라운지 바에서는 제주 감귤 고르곤졸라 치즈피자, 제주 고사리 치즈피자 등을 판매하니 꼭 먹어보면 좋겠다.

공항에서 15분, 바다와 노을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는 호텔. 일 때문에 다녀왔지만, 올해 다녀온 호텔 중 가장 좋았다. 위치가 좋아서 부모님이나 아이들을 데려가기에 참 좋을 것 같고,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은 호텔이었다. 내가 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누군가를 꼭 데려 가고 싶었다.

*이 글에는 호텔신라의 유료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