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M입니다. 이제 곧 저처럼 소비지향적인 사람에게 가장 큰 명절이 다가옵니다. 바로 블랙 프라이데이죠. 매년 이맘때면 브랜드마다 앞 다퉈 엄청난 세일을 시작합니다. 50% 세일 이란 글자가 저를 유혹하면 한 번도 갖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 없었던 물건 앞에서도 마음이 흔들리고 말죠. 솔직히 말해 할인율에 현혹되어 구매 버튼을 누르자마자 바로 후회했던 적도 있어요. ‘이렇게 세일을 많이 하는데 사야 하는 거 아닌가?’ ‘망설이는 사이 품절되는 거 아냐?’ 괜히 이런저런 합리화를 하며 조급한 마음에 구매 버튼을 누르고 맙니다.
성급한 결정은 우리의 지갑을 빈궁하게 하고, 마음엔 후회란 흔적을 남깁니다. 당연히 지구에게도 좋을 것이 없죠. 디오디너리의 고객들이 블랙프라이데이 날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1개를 구입하면, 약 337m 높이의 포장재가 쌓이고, 이 숫자를 무게로 따지면 880kg 정도나 된대요. 이는 에펠탑 7개를 쌓은 높이와 맞먹고 코끼리 7마리의 무게라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하죠?
마음을 가다듬고 조금 차분해질 필요가 있어요. 급한 마음에 구매 버튼을 누르는 대신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충분한 고민의 시간을 갖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세상의 거의 모든 브랜드가 우리를 유혹하는 11월, 무려 4년 동안 블랙프라이데이를 보이콧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 수상한 곳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2013년 캐나다에서 시작한 데시엠(DECIEM)은 처음부터 뷰티 업계의 모든 관행을 산산이 부수기 시작했어요. 화장품 안에 들어있는 성분이 무엇인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심지어는 제품명을 기억하기 쉽고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이름 대신 어렵고 복잡한 성분명과 함량으로 정해버려요. 화려한 마케팅과 모델로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기보다는 상품페이지에 데시엠 직원들을 모델로 내세우기도 합니다. 성분병만 적혀있는 패키지는 꼭 실험실에서 방금 나온 시약병처럼 보이기도 해요. 모든 것을 반대로 하는 이 브랜드는 곧 ‘화장품 업계의 악동’이란 별명이 생겼죠.
이런 데시엠이 11월 한 달 동안 전제품을 23% 할인하는 ‘슬로우벰버(Slowvember)’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소비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나에게 이게 정말 필요한지 고민할 시간과 제품에 대해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죠.
데시엠에는 두 개의 브랜드가 있는데요. 그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바로 디오디너리(The Ordinary)에요. ‘좋은 스킨케어는 모두의 권리’라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는 이 브랜드는 좋은 스킨케어는 더 이상 가격으로 정의되지 않는다는 걸 말하고 싶었대요.
디오디너리의 베스트셀러인 ‘나이아신아마이드 10% + 징크 1%’는 30ml 용량을 기준으로 7,000원 밖에 하지 않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전 세계에서 2초에 한 개씩 팔리게 된 이유는 비단 합리적인 가격 때문은 아니에요.
이 제품의 메인 성분인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이미 1900년대에 발견되고 꾸준히 사용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받은 안전한 성분입니다.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하고 피부 톤을 맑고 깨끗하게 가꾸어 줍니다. 이 성분이 5%만 들어가도 미백 화장품으로 분류되는데, 이건 나이아신아마이드가 무려 10%나 들어갔기 때문에 2~3 방울만 써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과도한 유분은 줄여주고 막힌 모공을 케어하는 징크가 1% 들어있어서 특히 여름에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바르자마자 얼굴이 쫀쫀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요즘처럼 건조한 계절, 충분한 수분감을 주고 싶다면, 디오디너리 ‘히알루로닉 애시드 2% + B5’ 도 좋은 선택입니다. 물풀처럼 찐득한 느낌의 히알루론산 성분은 기본에 충실하게 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한다는 느낌이에요. 저, 중, 고분자의 히알루론산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며 탄력 및 피부 결을 케어하여 피부가 본연의 상태로 최고의 컨디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더라고요.
매일 매일 달라지는 내 피부 상태에 따라 다른 처방도 가능합니다. 피지가 고민이라면 나이아신아마이드 10% + 징크 1%를 먼저 사용하고, 수분감을 주고 싶다면 히알루로닉 애시드 2% + B5를 먼저 바른 다음 나이아신아마이드를 발라주세요. 계절에 혹은 매번 달라지는 피부 컨디션에 따라 나만의 레시피로 사용해보는거죠. 다만 충분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다음 제품을 사용하기까지 내 피부에 성분이 충분히 흡수될 수 있도록 약 30초 정도의 여유를 주는 거 잊지 마시고요.
아무리 좋은 세럼을 써도 피질에 각질이 쌓여있으면 그 성분이 피부에 흡수가 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각질 관리는 좋은 성분을 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해요. 거칠었던 피부도 각질 제거만 잘해줘도 피부결이 달라지고 안색이 밝아지거든요. 디오디너리 ‘글리코릭 애시드 7% 토닝 솔루션’은 AHA의 일종인 글리코릭 애시드가 7% 나 들어가 피부의 각질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주는 토너입니다. 고강도 각질제거 토너라 매일 사용하기보다는 주에 2~3번 정도 화장솜에 묻혀 가볍게 닦아내는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꼭 밤에만 쓰고, 낮에는 선크림을 바르는 걸 잊지마세요.
사실 뷰티 업계는 최신 기술과 유행과 미신이 밀물처럼 쏟아졌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곳이에요. 에디터란 직업의 특성상 정말 많은 제품을 써보고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있지만, 솔직히 화장품만큼 어렵고 까다로운 건 없어요. 어렵고 복잡한 성분과 계속해서 업데이트되는 최신 기술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좋은 제품을 찾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화장품의 가격이 효과와 꼭 비례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게 디오디너리의 미션이래요. 그래서 디오디너리는 효과가 확실하게 검증된 성분을 투명하게 담아냅니다. 화려한 마케팅과 우리를 현혹하는 기술에 집착하기보다는 이미 오랜 시간 이미 검증된 평범한(ordinary) 성분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는 거죠.
데시엠의 또 다른 브랜드 니오드(NIOD)는 피부 스스로 재생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에요. 데시엠에서 만든 브랜드인 만큼 기본적인 기조는 같습니다. 브랜딩이나 트렌드에 휩싸이지 않고, 과학의 최전선에서 자기만의 길을 간다라니, 외골수에 매일 실험실에 틀어박혀 실험에 실험을 거듭하는 그래서 믿을 수 있는 과학자가 연상되는 곳이랄까요.
물처럼 흐르는 제형의 니오드의 ‘카퍼 아미노 아이솔레이트 세럼 3 1:1(CAIS3)’과 튜브타입의 ‘카퍼 아미노 아이솔레이트 리피드 1%(CAIL)’두 제품 모두 카퍼 펩타이즈라는 성분을 메인으로 하고 있는데요. 푸른빛을 띠는 이 성분은 우리 몸과 피부가 원래 가지고 있는 성분으로 피부 건강을 위한 다양하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요. 눈에 보이는 노화 증상 케어를 도와주고 고르지 못한 피부 결 및 피부 톤을 개선해 생기를 잃은 칙칙한 피부에 도움을 줍니다. 두 제품은 한달 동안 가로수길 매장에서 50% 할인을 한다고 하네요.
오늘 저의 글은 여러분에게 이 제품이 이렇게 좋으니까 당장 사라며 구매를 부추기는 게 아니에요. 다만 퇴근길 현관 앞에 언제 샀는지도 모르는 택배 박스들이 쌓여있는 걸 보고 그렇게 기쁘지 않았던 날, SNS 피드에 쏟아지는 광고 상품 속에서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몰라 길을 잃은 느낌이 든 적이 있었다면 이 글을 읽고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더 많은 리뷰를 찾아보는 것도 좋고, 디오디너리 웹사이트를 둘러보면서 나에게 맞지 않는 성분은 없는지 냉철하게 판단해 보세요. 이번 슬로우벰버 캠페인은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디오디너리 가로수길점과 연남점 매장에서도 하고 있으니까 직접 매장을 방문해서 테스트도 해보고 직원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네요. 슬로우벰버 캠페인은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계속됩니다. 아직 시간은 충분해요.
*이글은 데시엠의 유료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