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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을 더 핫하게, 슬리브리스 추천 8

어쩐지 팔뚝을 드러내는 게 부끄럽다면 이 리스트를 참고해보자
어쩐지 팔뚝을 드러내는 게 부끄럽다면 이 리스트를 참고해보자

2023. 08. 13

안녕, 객원필자 손현정이다. 처음으로 내 팔뚝살을 드러낸 채로 집을 나선 날, 놀라울만큼 아무도 내 두꺼운 팔뚝살에 관심이 없었다. 그날 이후로 슬리브리스를 대하는 내 마음이 달라졌다. 내게 슬리브리스는 이너로만 입는 내의에 가까웠으나, 점차 온갖 디자인의 슬리브리스를 사기 시작했다. 오늘은 과거의 나처럼 팔뚝을 드러내기 부끄러운 이들을 위한 글을 썼다. 시선을 사로잡을 슬리브리스 여덟 개를 소개한다.


[1]
킨더살몬(kindersalmon)
Pintuck Lace Sleeveless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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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더살몬은 세 가지 키워드로 말할 수 있다. 차별화 감각, 세심한 디테일, 정교한 마무리. 그리고 한 가지 더, 편안함을 추구한다. 2013년 런칭한 킨더살몬은 자유로움을 디자인한다. 어떠한 트렌드나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고유의 개성을 담아낼 수 있는 옷을 선보이는 것이 브랜드의 궁극적인 목표.

킨더살몬은 대체적으로 페미닌하면서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하지만 스타일링에 따라 중성적인 매력을 돋보이게 입을 수 있다. 나는 특히 S/S시즌의 킨더살몬을 좋아하는 편인데, 너무 딱붙지 않아 시원하고 편안하면서도 킨더살몬만의 고급스러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센스있는 바캉스룩이 많아 킨더살몬의 옷을 입는 것만으로도 휴가를 떠난 기분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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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을 바캉스처럼 즐기고 싶다면 ‘Pintuck Lace Sleeveless’는 어떨까. 이번 23 리조트 컬렉션은 편안하고 간결한 옷을 선보였다. 작게 촘촘히 잡힌 핀턱, 네크라인과 어깨선, 밑단을 따라 둘러진 방울 레이스가 페미닌한 무드를 강조한다. 린넨, 코튼 혼방의 가벼운 소재와 크롭 기장으로 더욱 시원하게 입을 수 있겠다. 얇고 밝은 컬러로 비침이 있을 수 있어 속옷 선정에 주의가 필요하겠지만, 아무렴 어때 귀여우면 장땡이지. 구매는 여기.


[2]
엘오61(LO61)
Ivy Embroidery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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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을 끄는 무언가를 보라는 뜻의 ‘LO’와 브랜드가 지향하는 조화와 창조를 뜻하는 숫자 ‘6’과 ’1’이 만나 탄생한 브랜드다. 그들의 옷은 브랜드명처럼 주목할 만한 요소들이 담겨있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입어보면 확실히 그 요소들이 잘 느껴진다. 예술적인 요소와 마감 디테일을 견고히 한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다른 브랜드와 다를 것 없이 평범해 보이지만 직접 착용했을 때 느껴지는 핏감이나 마감 처리같이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이 모여 완성도를 높인다. 거기에 다양한 소재를 더해 모던하면서도 특별함이 살아있는 디자인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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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티 높은 슬리브리스를 찾는다면 ‘Ivy Embroidery Top’가 좋겠다. 데이지를 닮은 작은 꽃들이 자수로 수놓아져 있고 얇은 어깨끈이 귀여움을 더해준다. 쉬어한 소재로 여름에 입기에도 시원할 것이고 소재 덕분에 자수가 너무 튀지 않아 코디하기도 편하다. 하나의 사이즈와 어깨끈 길이가 조절되지 않아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수많은 후기를 취합한 결과, 대부분의 후기들이 끈 길이가 적당하다고 평가했고, 더불어 가슴라인이 잘 잡혀있어 굳이 수선을 하지 않아도 된다. 끈 길이는 16cm로 짧지 않고, 끈 자체가 얇은 편이라 길게 느껴지는 이들은 어깨 라인에 맞춰 끈을 꼬아서 묶어줘도 사랑스러움이 더해질 것이다. 옆선의 콘솔 지퍼로 입고 벗는 것도 편안하다. 구매는 여기.


[3]
시눈(sinoon)
BALLERINA LAYERED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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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런칭한 시눈은 우리들의 자연스러운 로망을 담는다. 다양한 영상과 오브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적인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그들만의 색으로 재해석한다. 이를테면 23S/S 컬렉션은 바쁜 일상 끝에 맞이한 일요일 낮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평화롭고 익숙한 시간들이 영화처럼 아름답게 느껴진 적 있는가? 낯섦과 편안함, 대비되는 두 단어처럼 페미닌하면서도 편안한 옷을 디자인했다.

그들이 컬렉션을 준비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부분은 전체적인 실루엣과 메인,서브컬러의 조화를 맞추는 것이라고 한다. 만약 내 앞을 지나가는 행인이 시눈의 옷을 입었다면 한번에 알아챌 수 있다. 매 시즌마다 메인 컬러는 바뀌더라도 시눈만의 따스함과 사랑스러운 무드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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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눈만의 감성을 담은 ‘BALLERINA LAYERED TOP’을 강력히 추천한다. 오프숄더 반팔 티셔츠와 베이직한 디자인의 슬리브리스가 세트로 판매되고 있어 레이어드가 어려운 사람들도 간편하게 입을 수 있고 또 단독으로도 착용할 수 있다. 발레복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가슴 중앙 턱 디테일과 부드러운 새틴 슬리브리스로 페미닌한 무드를 만끽할 수 있다. 은은한 핑크색과 새틴 소재가 만나 시중에서 잘 볼 수 없는 매력적인 색감과 허리라인 스트랩으로 발레코어 무드를 한껏 더해준다. 구매는 여기.


[4]
페인오어플레져(painorpleasure)
ARIEL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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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런칭한 페인오어플레저는 여성 신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핏과 실루엣에 중점을 두고, 독창적이면서도 일상속에서 즐겨 입을 수 있도록 캐주얼하게 디자인한다. 페미닌과 스트릿처럼 상반되는 요소를 결합해 그들만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한다. 페인오어플레져는 발레코어가 유행하기 전부터 그러한 무드를 추구해 왔다. 발레코어가 트렌드인 요즘, 이번 23SS 시즌은 더욱 특별하다. 컨셉 제목부터가 ‘발레룸’인데 그들은 누구보다 발레코어룩에 진심이다. 발레룩이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자켓이나 도톰한 니트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여 우리들의 상상 속 발레리나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발레코어 감성을 좋아한다면 꼭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길 바란다. 소개하고 싶은 제품이 많지만 전부 소개할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정신 차려 보면 터지기 직전의 장바구니를 보고 내 잔고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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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 온 ‘ARIEL TOP’을 추천한다. 단독으로 입기보다는 레이어드나 누브라 착용을 추천한다. 뒷면에는 착용이 편하도록 단추가 세 개나 달려있고 어깨 끈은 길이 조절이 가능하다. 사이즈가 작게 나온 편이라 실측 사이즈 확인 후 구매는 필수. 옷이 날개라는 말답게 하늘하늘하면서 몸 선이 예쁘게 돋보일 것이다. 발레코어룩에 도전하고 싶다면, 구매는 여기.


[5]
버뮬라(burmula)
SILKY TWISTED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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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뮬라는 서울을 기반으로 2022년 런칭한 브랜드로 곡선을 살린 부드러운 실루엣, 새로운 디테일이나 소재를 조합하여 디자인한다. 편안한 스타일과 갖춰 입은 스타일의 경계를 두지 않고 넘나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정 스타일에 갇히지 않고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 코디할 수 있도록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거나 디테일에 힘을 주어 버뮬라만의 ‘참신함’을 살린다. 23S/S를 예로 들자면 베일테일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베일테일은 물고기 중 하나로 길게 늘어진 지느러미들이 면사포처럼 보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물속에서 지느러미들이 흔들리듯이 유연한 실루엣과 다채로운 색을 사용해 디자인했다. 런칭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브랜드이지만 확실히 그들만의 참신함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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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뮬라만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꼬임 디테일의 ‘SILKY TWISTED TOP ’가 좋겠다. 부드럽고 은은한 광택이 도는 실키한 레이온 소재가 매력적이다. 딱 맞는 가슴 라인에서 내려갈수록 여유로워지는 폭이 부해 보이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옆 선에 지퍼가 달려있어 입고 벗기도 편하다. 내돈내산 후기를 덧붙이자면 그레이 컬러의 광택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밋밋하고 탁한 회색빛이 아니라 펄감이 들어간 것처럼 은은해서 빛의 종류나 방향에 따라 보이는 색감이 다르다. 디자인도 특이해서 적당히 힙하면서 여성스럽고, 단독으로 입기에도 부담스럽지 않고 반소매 티셔츠 위에 걸치기에도 좋다. 어떤 바지와도 합이 좋아 다양한 코디가 가능하다. 구매는 여기.


[6]
웨드(wed)
TAFFETA KEYHOLE LOOSE TOP 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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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드는 2019년에 AMY TRINH과 EVAN PHILLIPS에 의해 설립된 런던 베이스의 브랜드다. 레디 투 웨어(기성복)과 브라이덜웨어(신부복)의 경계를 허문다. 결혼식에서만 입을 수 있는 특별한 신부복을 넘어서서 일상에서도 자유롭게 입을 수 있는 일상 신부복을 만든다. 너무 과하지 않고 편안하게 신부복을 입을 수 있다면 매일이 특별한 날처럼 다가오지 않을까. 그들은 빈티지, 가보로 이어지는 드레스를 재활용하거나 빈티지 드레스, 골동품의 레이스 사용하여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골동품과 현대적인 발상이 더해져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디자인을 선사한다. 그러한 그들의 행보는 Sarabande Foundation Artists in Residence 2019-2021 및 Hi-Fi Initiative 2022에서 수상하기도 하고, 보그나 뉴욕타임스에 웨드를 다룬 기사가 실리는 등 해외에서 주목하는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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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드만의 브라이덜 감성을 담은 옷을 찾는다면 ‘TAFFETA KEYHOLE LOOSE TOP WHITE’는 어떨까. 앞면에 리본 디테일로 러블리함과 키치함을 더하고 전체적으로 루즈핏의 실루엣으로 어떤 하의와도 조화를 잘 이루어 코디하기 편하다. 같은 디자인의 크롭 기장의 티셔츠도 있다. 개인적으로 크롭 기장을 좋아하는데 대중성을 고려하여 루즈핏의 탑을 추천했다. 나처럼 루즈핏보다 크롭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같은 디자인의 크롭 슬리브를 구매하자. 취향에 따라 기장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 아닐까. 구매는 여기.


[7]
글로니(glowny)
ARIZONA TWOTONE BUST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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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니는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베이직한 아이템과 사이즈의 다양성을 제공함으로써 본연의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전달하려 한다. 요즘 판매되고 있는 옷들은 마르거나 보통인 사람만 입을 수 있는 사이즈를 제공하는 반면 글로니는 다양한 사이즈를 제공하려고 하는 편이다. 내가 어떤 몸매이며 어떤 사이즈를 입는지를 떠나서 타인의 시선에 대한 편견을 깨고 모든 소비자들의 본연의 개성과 매력에 집중하고 스스로의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전하고자 한다. 자신감을 북돋아 주기 위해 매 시즌마다 담은 메시지도 자신감 넘치고 사랑스럽다. 이번 23S/S의 컨셉은 ‘downtown baby’. 세계에서 가장 바쁜 도시이자 낭만이 가득한 도시 뉴욕에서 휴가를 즐기는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나만의 다운타운에서 마음껏 뛰놀며 자유를 만끽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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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마음만은 BABY인 당신에게 ‘ARIZONA TWOTONE BUSTIER’를 추천한다. 홀터넥 연출이 가능한 끈은 탄탄한 편이라 풀릴 걱정이 없다. 입체감 있는 가슴 패턴과 절개선의 데끼 디테일이 있어 라인이 더 예뻐 보이면서 힙한 느낌을 준다. 옆선의 지퍼로 입고 벗기도 편하다. 세트로 입을 수 있는 바지와 치마도 있어 함께 입으면 힙함도 두 배. 구매는 여기.


[8]
본네(bonnae)
Faery lace up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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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옷을 입었을 때 자신감이 오른 경험이 있는가? 본네는 매일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옷뿐만 아니라, 주인공이 된 특별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옷을 만들고자 한다. bonnae는 독일어 wonne에서 발음을 따온 단어로 축복, 희열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브랜드명처럼 본네의 옷을 입음으로써 스스로를 특정한 스타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하고 재밌는 옷을 입고 이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브랜드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들의 목표처럼 본네의 옷을 입으면 자신감이 차오르는 기분이 든다. 본네의 옷들은 바디라인이 가장 예쁘게 드러날 수 있도록 패턴을 넣는다. 두 가지 이상의 원단을 섞어 조화를 이루고 스트링과 트리밍 장식, 참 장식으로 디테일을 더해 완성도를 높인다. 확실히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입었을 때 더욱 멋스럽고 자신감 넘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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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즌마다 보여주는 컨셉도 독특한데 23S/S는 전설 속 요정 아름다운 외모와 초자연적인 힘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하늘하늘한 셔링을 섞고 스트링이나 레이스를 더해 다른 생물들과 조화를 이루는 요정의 신비함을 더했다. 꼭 홈페이지를 방문해 둘러보길 바란다. 원단을 덧대고 사소한 디테일이 모여 본네의 옷을 입기만 한다면 요정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요정같이 신비롭고 매력적인 디테일의 ‘Faery lace up top’를 추천한다. 가슴 밴딩과 가볍고 신축성 있는 소재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 앞면과 사이드에 스트링으로 원하는 핏으로 자유롭게 연출 할 수 있다. 어떤 하의와 매치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는데 본네에서 판매하고 있는 ‘Shirring mini skirt’와 함께 입는다면 사랑스러운 요정 같은 느낌이 들 것이고 ‘Ribbed skort’와 함께 한다면 편안하면서도 자유로운 느낌을 줄 것이다. 옷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싶다면 구매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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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정

패션 관련 글을 씁니다. 좋아하는 것들 앞에서는 박찬호급 투머치토커. 장래희망은 투머치라이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