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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부츠의 대명사 헌터부츠의 모든 것

헌터 부츠가 파산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헌터 부츠가 파산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2023. 06. 28

레인부츠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죠. 바로 영국의 ‘헌터부츠’입니다. 170여 년간 명맥을 이어오던 헌터 부츠가 파산했다는 소식입니다. 다행히 미국의 어센틱 브랜즈 그룹이 헌터를 인수해 제품 생산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장마가 찾아온 이 시점에서 헌터부츠의 지나온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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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는 1856년 영국, 정확히 말하면 스코틀랜드에서 시작한 수제 부츠 기업입니다. 날씨가 궂은 영국에서 군인, 농부, 노동자를 위한 고무장화를 만들었죠.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며 헌터의 웰링턴 부츠가 널리 알려지게 됐어요. 진흙탕 속에서 오래도록 버텨야 하는 군인들이 웰링턴 부츠의 진가를 몸소 체험한 거죠. 발이 젖거나 얼 일이 없어졌으니까요. 이후 헌터의 웰링턴 부츠를 비롯한 고무 장화들이 대중들에게 빠르게 전파됩니다. 내구성도 좋고 방수 능력도 완벽한데다 가격까지 저렴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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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으로 유명해졌던 헌터가 패션계의 핫 아이템이 된 건 다이애나비와 케이트 모스의 공이 큽니다. 우선 1981년 고 다이애나 비가 찰스 왕세자와 약혼 사진을 찍을 때 헌터 부츠를 신었어요. 워낙에 패션 센스가 좋기로 유명한 다이애나 비 덕에 헌터의 신분과 이미지도 함께 상승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야흐로 2005년 영국을 대표하는 모델 케이트 모스의 파파라치 사진이 공개됩니다. 글라스톤베리에 참석한 그녀는 숏팬츠에 진흙이 얼룩덜룩 묻은 헌터 부츠를 신고 있었어요. 진흙탕에서 레인부츠를 신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이게 이렇게 힙할 일인가요? 케이트 모스 덕분에 헌터는 락페스티벌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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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는 영국 왕실과 에든버러 공작 가문에 레인부츠를 제공하며 2개의 로열 워런트를 받기도 해요.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뜻입니다. 헌터부츠가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기계로 찍어낼 것 같지만 28개의 조각을 3일 동안 수작업으로 붙여 만드는 장인 정신이 깃든 제품입니다. 

이렇게 브랜드 헤리티지를 잘 쌓아온 헌터가 파산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이상고온으로 날씨가 건조해지고 비가 내리지 않아 수요가 줄어들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이겨내기도 힘들었다고 해요. 거기다 브렉시트로 유럽의 공급망에도 문제가 생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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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헌터의 파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다섯번의 매각과 인수를 거쳐 지금의 미국  어센틱 브랜즈 그룹의 손에 들어가게 됐어요. 어센틱 브랜즈 그룹의 CEO가 헌터를 계속 성장시키겠다고 밝혔으니 이제 헌터를 만날 수 없다거나 헌터가 헐값에 팔린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선 지난달 21일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어요. 당시 반나절 만에 하루 목표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고 하니 헌터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마지막으로 헌터의 웰링턴 부츠 만드는 영상을 함께 보며 마무리 할게요.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About Author
염아영

다양한 신제품을 소개하는 프리랜스 에디터.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말하는 것보다 글쓰는 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