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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면의 몰입감, LG 울트라기어 45GR95QE

800R의 곡면 올레드 덕분에 굉장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800R의 곡면 올레드 덕분에 굉장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2023. 02. 10

안녕, 에디터B다. 2023년이 오길 기다렸다. 오랫동안 기다린 신작 게임이 드디어 출시되기 때문이다. 나는 모바일 게임보다는 PC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다. 방대한 세계관과 자유도 높은 조작성, 그건 모바일 게임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으니까. 신작 게임을 기다리며 생각했다. ‘올해는 좋은 게이밍 모니터가 한대는 필요하지 않을까?’ 취미를 더 제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해 나는 돈을 버니까.

1400_25side123 [왼쪽부터 25GR75FG, 27GR95QE,LG, 45GR95QE]

LG전자가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신제품을 구경하기 위해 작년에도 방문했던 종로 롤파크에서 공개 행사가 열렸다. 이날 공개한 제품은 모두 3종으로 45GR95QE, 25GR75FG, 27GR95QE.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건 곡면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45GR95QE다. CES 2023 컴퓨터 하드웨어 및 부품 부문에서 CES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수상하기도 한 이 제품은 800R의 곡면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덕분에 모니터 앞에 앉으면 굉장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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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모니터는 25GR75FG. LCK 공식 후원사인 LG 울트라기어의 e-스포츠 전용 모니터로 2023년 LCK 경기용 모니터로 사용중인 모델이다. 경기용 모니터라니, 롤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탐날 만한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27GR95QE. 마찬가지로 올레드 모니터다.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잘 안다면 장바구니에 넣기 좋은 제품이다. 나는 이 중에서 곡면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45GR95QE를 대여해서 사용해보았다. 그럼 리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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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GR95QE의 곡률은 800R이다. 800R이란 반지름 800mm인 원이 휜 정도를 의미한다(숫자가 낮을수록 더 많이 휜다). 곡면형 모니터를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수치가 크게 와닿지 않을 텐데, 실제로 보면 엄청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여기서 말하는 ‘엄청나다’의 의미는 ‘생각보다 많이 휘었다’와 ‘대단한 기술력이다’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45GR95QE를 눈앞에서 본 옆자리 동료는 “휘면 뭐가 더 좋아요?”라고 물었다. 좋은 질문이다.

하나의 단어로 그 질문에 답하자면 ‘몰입감’이다. 45GR95QE 화면 크기는 45형, 대각선 길이는 약 113cm. 화면이 크면 당연히 더 많은 정보를 보게 된다. 즉, 시야가 넓다는 뜻인데 시야가 넓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또, 곡면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정보를 좀 더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실 디스플레이가 커질수록 한눈에 모든 정보를 파악하기엔 불리하다. 그럼에도 화면에 둘러싸여 게임을 플레이하는 몰입감은 엄청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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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면 디스플레이의 좋은 점 두 번째. 사용자가 모니터 앞 중앙에 앉으면 모니터의 중앙이나 모서리, 어느 쪽으로든 거리가 동일하다. 보통은 모니터 외곽으로 갈수록 시야 거리가 길어지는데 곡면 디스플레이는 그런 불편함이 없다.

45GR95QE의 해상도는 WQHD(3,440*1,440). 고해상도 덕분에 내가 게임인가, 게임이 나인가의 물아일체 경험을 할 수 있다. 세상에 나와 디아블로만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곡면 디스플레이를 처음 써보면 느낌이 낯설 수도 있는데, 금세 적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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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디에디트에서는 이미 여러 번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말한 적이 있다. 그래도 한 번 더 얘기한다. 지금 이 리뷰를 통해서 디에디트를 처음 읽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모든 영상에는 압축되거나 왜곡되지 않은 원본이 있다. 창작가의 의도가 정확히 구현되어 있는 게 바로 원본이다. 음악, 영화 마니아들이 장비에 투자를 하게 되는 이유도 최대한으로 오리지널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를 모니터에 대입해 보면 좋은 모니터가 무엇인지 유추할 수 있다. 좋은 모니터란 애초에 만들어진 정확한 색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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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디스플레이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LCD 그리고 올레드. 올레드는 비싸고, LCD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그 차이는 당연히 성능 때문이다. LCD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를 켜서 빛을 내는데 백라이트의 소자를 하나하나 끄는 게 안된다. 검은색을 표현해도 백라이트에서는 발생하는 빛 때문에 완벽한 검은색을 표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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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경우, 블랙을 표현할 때 훨씬 유리하다. 픽셀 단위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나기 때문에 ‘정확한 블랙’을 표현할 수 있는 거다. 올레드 디스플레이에서 느낄 수 있는 ‘정확한 블랙’은 빛이 없는 어두운 환경에서 보면 가장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플레이하면서 어두컴컴한 동굴 속으로 들어가 봤다. 어두운 음악과 함께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께름칙한 동굴, 디아블로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한마디로 명암비 구현이 좋은 거다. 명암비는 디스플레이가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최대 밝기와 최소 밝기의 비율을 말한다.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픽셀을 하나하나 꺼서 어둠을 표현하기 때문에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를 구현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명암비가 좋다는 걸 얘기하다 보면 혹자는 “색재현력이 좋아야지 검은색만 잘 표현하면 뭐 해요?”라고 할 수도 있다. 사실 두 가지를 떼어놓고 설명하기가 어렵다. 정확한 색의 출발점에는 블랙이 있기 때문이다. 태초에 블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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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명암비는 색재현력에 영향을 끼친다. 블랙을 어느 정도로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가 곧 다양한 컬러를 보여주는 능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암비가 높은 모니터와 그렇지 않은 모니터를 옆에 놓고 비교하면 그 차이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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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 봐도 색이 왜곡되지 않는다. 180도에 가까운 측면에서 모니터를 봐도 색이나 밝기 변화가 없을 정도로 시야각이 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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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모니터의 본질은 ‘쾌적한 게임 플레이’인 만큼 빠른 응답속도와 높은 주사율은 기본 조건이다. 사실 게이밍모니터를 사려고 고민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올레드 디스플레이가 제일 좋은 건 다들 알 거다. 다른 디스플레이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른 0.03ms대(GtG)의 응답속도는 레이싱 게임이나 FPS처럼 움직임이 많고 긴박한 순간이 많은 게임을 할 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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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GR95QE의 주사율은 240Hz다. 240Hz는 1초에 240프레임을 보여줄 수 있다는 뜻. 우리가 영상이라고 생각하는 건 사실 연속된 사진이다. 인간의 뇌는 1초에 15개 이상의 사진을 연속적으로 보면 사진이 아니라 영상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처음 240Hz 모니터가 나왔을 때만 해도 ‘눈으로 그 차이를 체감할 수 있냐’는 반론이 있었는데, 막상 써보면 쉽게 체감이 가능하다. 역체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 HDMI 2.1 또는 DP 1.4 단자 연결 기준
* 모니터의 고주사율 수치는 사용자의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따라 상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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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게임을 플레이하면 눈이 피로해질 수밖에 없는데(게임을 짧게 하는 게 가능할까?), 블루라이트를 낮춰서 게임을 오래 해도 눈이 덜 피로한 편이다. 또, 빛 반사 현상이 덜한 저반사 안티 글레어 패널을 사용해 눈도 편안하다.

* 저반사 안티 글레어 패널 : Reflectance 2%, Haze 35%
* 블루라이트 : 제품이 아닌 Panel 관련 내용입니다.
* 본 제품은 플리커 세이프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 UL 검증 완료
① 인증대상(부품여부, 모델명 등) : OLED Panel
② 인증기관 : UL
③ 인증내용 : Low Blue Light Hardware Solution Platinum
④ 인증조건(인증기준 등) : LBL배출량(40% 이하)
⑤ 인증증빙번호 (특허인 경우, 특허등록번호) :V74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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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GR95QE는 꽤 슬림하다. 45형이다 보니 한눈에 크다는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하지만 모니터가 슬림해서 투박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후면에는 게이밍 모니터답게 게이밍 감성 라이팅이 번쩍거린다. LG 울트라기어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헥사곤 라이팅이다. 번쩍번쩍 빛이 나는 장패드, 마우스, 키보드까지 같이 사용하면 게이밍 감성을 한껏 더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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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 모니터답게 손쉬운 플레이를 도와주는 기능이 적절히 들어가 있다. 이러한 기능은 리모컨으로 쉽게 실행시킬 수 있는데, 게임 모드로 들어가면 FPS, RTS 등 장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FPS를 선택하면 인풋 랙을 감소되는 등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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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게임 조정으로 들어가 크로스헤어(조준점 모드)를 선택하면 화면 중앙에 조준점을 표시해 정밀한 타격을 도와준다. <배틀그라운드>나 <오버워치> 같은 FPS 장르를 플레이할 때 사격 정확도를 향상시켜준다. 물론 게임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지만 비등한 실력의 게이머끼리 붙을 땐 이런 사소한 서포팅이 승패를 가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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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컨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게임 모드, 게임 설정부터 모니터의 전원, 소리 조정, 화면 밝기 등 기초적인 것을 모두 컨트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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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은 4극 단자 및 DTS Headphone:X를 지원한다. 4극 단자 지원으로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별도의 마이크 단자에 연결하지 않고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DTS Headphone:X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들을 때 입체 음량을 구현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서라운딩 사운드를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강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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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소개할 기능은 꼭 게임을 하지 않을 때도 쓸 만한 기능이다. 바로 PBP / PIP. 2개의 디바이스에서 나온 콘텐츠를 PBP와 PIP를 이용하여 45GR95QE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여러 게임을 동시에 플레이하거나 한 번에 여러 가지 작업할 때 편리한 기능이다.

* PBP: Picture By Picture / PIP: Picture In Picture.
* 실제 성능은 PC와 실행 중인 프로그램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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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사용해본 45GR95QE의 몰입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모니터로 나를 감싸는 느낌이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원하는 환경이 바로 곡면 디스플레이가 아닐까 싶었다. 아, 그리고 내가 올해 기다리고 있는 게임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4> 그리고 NC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다.

*이 포스팅은 LG전자로부터 소정의 원고료와 함께 리뷰용 제품을 무상 대여받아 작성했습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