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에디터B다. 2023년이 오길 기다렸다. 오랫동안 기다린 신작 게임이 드디어 출시되기 때문이다. 나는 모바일 게임보다는 PC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다. 방대한 세계관과 자유도 높은 조작성, 그건 모바일 게임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으니까. 신작 게임을 기다리며 생각했다. ‘올해는 좋은 게이밍 모니터가 한대는 필요하지 않을까?’ 취미를 더 제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해 나는 돈을 버니까.
[왼쪽부터 25GR75FG, 27GR95QE,LG, 45GR95QE]
LG전자가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신제품을 구경하기 위해 작년에도 방문했던 종로 롤파크에서 공개 행사가 열렸다. 이날 공개한 제품은 모두 3종으로 45GR95QE, 25GR75FG, 27GR95QE.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건 곡면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45GR95QE다. CES 2023 컴퓨터 하드웨어 및 부품 부문에서 CES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수상하기도 한 이 제품은 800R의 곡면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덕분에 모니터 앞에 앉으면 굉장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모니터는 25GR75FG. LCK 공식 후원사인 LG 울트라기어의 e-스포츠 전용 모니터로 2023년 LCK 경기용 모니터로 사용중인 모델이다. 경기용 모니터라니, 롤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탐날 만한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27GR95QE. 마찬가지로 올레드 모니터다.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잘 안다면 장바구니에 넣기 좋은 제품이다. 나는 이 중에서 곡면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45GR95QE를 대여해서 사용해보았다. 그럼 리뷰 시작한다.
45GR95QE의 곡률은 800R이다. 800R이란 반지름 800mm인 원이 휜 정도를 의미한다(숫자가 낮을수록 더 많이 휜다). 곡면형 모니터를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수치가 크게 와닿지 않을 텐데, 실제로 보면 엄청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여기서 말하는 ‘엄청나다’의 의미는 ‘생각보다 많이 휘었다’와 ‘대단한 기술력이다’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45GR95QE를 눈앞에서 본 옆자리 동료는 “휘면 뭐가 더 좋아요?”라고 물었다. 좋은 질문이다.
하나의 단어로 그 질문에 답하자면 ‘몰입감’이다. 45GR95QE 화면 크기는 45형, 대각선 길이는 약 113cm. 화면이 크면 당연히 더 많은 정보를 보게 된다. 즉, 시야가 넓다는 뜻인데 시야가 넓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또, 곡면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정보를 좀 더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실 디스플레이가 커질수록 한눈에 모든 정보를 파악하기엔 불리하다. 그럼에도 화면에 둘러싸여 게임을 플레이하는 몰입감은 엄청난 장점이다.
곡면 디스플레이의 좋은 점 두 번째. 사용자가 모니터 앞 중앙에 앉으면 모니터의 중앙이나 모서리, 어느 쪽으로든 거리가 동일하다. 보통은 모니터 외곽으로 갈수록 시야 거리가 길어지는데 곡면 디스플레이는 그런 불편함이 없다.
45GR95QE의 해상도는 WQHD(3,440*1,440). 고해상도 덕분에 내가 게임인가, 게임이 나인가의 물아일체 경험을 할 수 있다. 세상에 나와 디아블로만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곡면 디스플레이를 처음 써보면 느낌이 낯설 수도 있는데, 금세 적응하게 된다.
사실 디에디트에서는 이미 여러 번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말한 적이 있다. 그래도 한 번 더 얘기한다. 지금 이 리뷰를 통해서 디에디트를 처음 읽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모든 영상에는 압축되거나 왜곡되지 않은 원본이 있다. 창작가의 의도가 정확히 구현되어 있는 게 바로 원본이다. 음악, 영화 마니아들이 장비에 투자를 하게 되는 이유도 최대한으로 오리지널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를 모니터에 대입해 보면 좋은 모니터가 무엇인지 유추할 수 있다. 좋은 모니터란 애초에 만들어진 정확한 색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아닐까?
모니터 디스플레이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LCD 그리고 올레드. 올레드는 비싸고, LCD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그 차이는 당연히 성능 때문이다. LCD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를 켜서 빛을 내는데 백라이트의 소자를 하나하나 끄는 게 안된다. 검은색을 표현해도 백라이트에서는 발생하는 빛 때문에 완벽한 검은색을 표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경우, 블랙을 표현할 때 훨씬 유리하다. 픽셀 단위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나기 때문에 ‘정확한 블랙’을 표현할 수 있는 거다. 올레드 디스플레이에서 느낄 수 있는 ‘정확한 블랙’은 빛이 없는 어두운 환경에서 보면 가장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플레이하면서 어두컴컴한 동굴 속으로 들어가 봤다. 어두운 음악과 함께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께름칙한 동굴, 디아블로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한마디로 명암비 구현이 좋은 거다. 명암비는 디스플레이가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최대 밝기와 최소 밝기의 비율을 말한다.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픽셀을 하나하나 꺼서 어둠을 표현하기 때문에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를 구현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명암비가 좋다는 걸 얘기하다 보면 혹자는 “색재현력이 좋아야지 검은색만 잘 표현하면 뭐 해요?”라고 할 수도 있다. 사실 두 가지를 떼어놓고 설명하기가 어렵다. 정확한 색의 출발점에는 블랙이 있기 때문이다. 태초에 블랙이 있다.
높은 명암비는 색재현력에 영향을 끼친다. 블랙을 어느 정도로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가 곧 다양한 컬러를 보여주는 능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암비가 높은 모니터와 그렇지 않은 모니터를 옆에 놓고 비교하면 그 차이가 선명하다.
측면에서 봐도 색이 왜곡되지 않는다. 180도에 가까운 측면에서 모니터를 봐도 색이나 밝기 변화가 없을 정도로 시야각이 넓었다.
게이밍모니터의 본질은 ‘쾌적한 게임 플레이’인 만큼 빠른 응답속도와 높은 주사율은 기본 조건이다. 사실 게이밍모니터를 사려고 고민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올레드 디스플레이가 제일 좋은 건 다들 알 거다. 다른 디스플레이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른 0.03ms대(GtG)의 응답속도는 레이싱 게임이나 FPS처럼 움직임이 많고 긴박한 순간이 많은 게임을 할 때 좋다.
45GR95QE의 주사율은 240Hz다. 240Hz는 1초에 240프레임을 보여줄 수 있다는 뜻. 우리가 영상이라고 생각하는 건 사실 연속된 사진이다. 인간의 뇌는 1초에 15개 이상의 사진을 연속적으로 보면 사진이 아니라 영상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처음 240Hz 모니터가 나왔을 때만 해도 ‘눈으로 그 차이를 체감할 수 있냐’는 반론이 있었는데, 막상 써보면 쉽게 체감이 가능하다. 역체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 HDMI 2.1 또는 DP 1.4 단자 연결 기준
* 모니터의 고주사율 수치는 사용자의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따라 상이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 게임을 플레이하면 눈이 피로해질 수밖에 없는데(게임을 짧게 하는 게 가능할까?), 블루라이트를 낮춰서 게임을 오래 해도 눈이 덜 피로한 편이다. 또, 빛 반사 현상이 덜한 저반사 안티 글레어 패널을 사용해 눈도 편안하다.
* 저반사 안티 글레어 패널 : Reflectance 2%, Haze 35%
* 블루라이트 : 제품이 아닌 Panel 관련 내용입니다.
* 본 제품은 플리커 세이프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 UL 검증 완료
① 인증대상(부품여부, 모델명 등) : OLED Panel
② 인증기관 : UL
③ 인증내용 : Low Blue Light Hardware Solution Platinum
④ 인증조건(인증기준 등) : LBL배출량(40% 이하)
⑤ 인증증빙번호 (특허인 경우, 특허등록번호) :V745051
45GR95QE는 꽤 슬림하다. 45형이다 보니 한눈에 크다는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하지만 모니터가 슬림해서 투박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후면에는 게이밍 모니터답게 게이밍 감성 라이팅이 번쩍거린다. LG 울트라기어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헥사곤 라이팅이다. 번쩍번쩍 빛이 나는 장패드, 마우스, 키보드까지 같이 사용하면 게이밍 감성을 한껏 더 올릴 수 있다.
게이밍 모니터답게 손쉬운 플레이를 도와주는 기능이 적절히 들어가 있다. 이러한 기능은 리모컨으로 쉽게 실행시킬 수 있는데, 게임 모드로 들어가면 FPS, RTS 등 장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FPS를 선택하면 인풋 랙을 감소되는 등 이점이 있다.
또 게임 조정으로 들어가 크로스헤어(조준점 모드)를 선택하면 화면 중앙에 조준점을 표시해 정밀한 타격을 도와준다. <배틀그라운드>나 <오버워치> 같은 FPS 장르를 플레이할 때 사격 정확도를 향상시켜준다. 물론 게임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지만 비등한 실력의 게이머끼리 붙을 땐 이런 사소한 서포팅이 승패를 가르지 않을까.
리모컨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게임 모드, 게임 설정부터 모니터의 전원, 소리 조정, 화면 밝기 등 기초적인 것을 모두 컨트롤할 수 있다.
헤드폰은 4극 단자 및 DTS Headphone:X를 지원한다. 4극 단자 지원으로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별도의 마이크 단자에 연결하지 않고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DTS Headphone:X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들을 때 입체 음량을 구현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서라운딩 사운드를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강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소개할 기능은 꼭 게임을 하지 않을 때도 쓸 만한 기능이다. 바로 PBP / PIP. 2개의 디바이스에서 나온 콘텐츠를 PBP와 PIP를 이용하여 45GR95QE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여러 게임을 동시에 플레이하거나 한 번에 여러 가지 작업할 때 편리한 기능이다.
* PBP: Picture By Picture / PIP: Picture In Picture.
* 실제 성능은 PC와 실행 중인 프로그램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직접 사용해본 45GR95QE의 몰입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모니터로 나를 감싸는 느낌이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원하는 환경이 바로 곡면 디스플레이가 아닐까 싶었다. 아, 그리고 내가 올해 기다리고 있는 게임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4> 그리고 NC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다.
*이 포스팅은 LG전자로부터 소정의 원고료와 함께 리뷰용 제품을 무상 대여받아 작성했습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