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B입니다. 스마트폰에는 어떤 앱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아이폰에는 스크린 타임, 안드로이드에는 디지털 웰빙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가 있죠.
방금 제 것을 확인해보니 인스타그램 1시간 27분, 배달의민족 49분, CGV 16분, 한국투자를 4분 사용했네요. 가만히 스크린 타임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밖에서의 나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이런 얘기를 꺼낸 이유는 며칠 전 대화 때문입니다. 다른 공간에서 같은 유튜브를 보면서 인스타그램 DM으로 나눈 대화였죠.
“유튜브 없을 때는 저녁 시간에 뭐했죠? 나 왜 기억이 안 나지.”
“그러게요. 진짜 뭐하면서 놀았죠?”
어쩌면 청문회장의 단골 멘트 “기억 나지 않습니다”는 진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지금 제가 그렇거든요. 공강 시간, 퇴근 후 저녁, 버스를 기다리며, 친구와 말없이 앉아있을 때, 우리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보지 않고 무엇으로 시간을 보냈을까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이 없을 때도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시간을 보냈을 텐데. 그래서 기록이 중요한가봅니다.
디에디트 에디터들이 매년 이맘때 ‘나만의 어워즈’를 쓰고, 유튜브로 올해의 아이템을 뽑는 이유는 마지막 달, 12월이기 때문입니다. 12월은 열두 달 중 한 달일 뿐이지만,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와 기회를 주니까요.
잘 돌아보면 스크린 타임으로는 알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있을 겁니다. 추억은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이 되고, 대부분의 기억은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까탈로그, 머니사이드업, 도전과 실패들. 그게 무엇이든 디에디트는 올해 우리가 한 것을 더 오래 간직하기 위해서 겨울 방학을 가질 예정입니다. 여러분도 그런 시간을 보내시길. 그럼 1월 4일에 돌아올게요.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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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