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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대구, 캐치볼 스니커즈

안녕! 하루 평균 1만 보를 움직이는 객원 에디터 김정년이다. 오늘은 가성비와 오리지널리티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스니커즈 브랜드 ‘캐치볼’을 소개하려고 한다. 필자는...
안녕! 하루 평균 1만 보를 움직이는 객원 에디터 김정년이다. 오늘은 가성비와 오리지널리티를 동시에 챙길…

2021. 06. 03

안녕! 하루 평균 1만 보를 움직이는 객원 에디터 김정년이다. 오늘은 가성비와 오리지널리티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스니커즈 브랜드 ‘캐치볼’을 소개하려고 한다. 필자는 신발 가게 직원도 탄식하는 왕발맨. 그래서 신발만큼은 내 발에 잘 맞는 브랜드를 하나 찍어두고 그 브랜드 안에서 이런저런 모델을 신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참고로 캐치볼의 다양한 스니커즈 중에서 오늘 소개할 모델은 직접 구매해서 신고 있는 스니커즈 세 켤레를 기준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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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의 대략적인 모양부터 설명하자면 ‘고무 밑창이 깔린 끈 운동화’다. 아마 다들 한 켤레쯤 가지고 있을 거다. 반스나 컨버스처럼 대중적이면서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는 물론이고, 명품 브랜드도 인상적인 디자인의 스니커즈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하나하나 비슷한 디자인처럼 보여도, 재질이나 디테일에 따라 인상이 확 달라져서 자주 애용하는 신발이다. 특히 깔맞춤하기 아주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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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작년 한 해 모 백화점 신발편집샵 정기 화보 촬영에 참여한 적이 있다. 포토그래퍼와 디자이너가 사진을 찍는 동안 나는 그들 곁에서 제품 언박싱을 열심히 도왔다. 하루 종일 바닥에 주저앉아, 퀵서비스로 10켤레씩 밀려드는 전 세계의 스니커즈를 직접 만져보는 일은 스니커즈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다. 촬영이 끝나면 제품 소개 기사를 써야 했기에 꼼꼼하게 살폈다. 그 과정을 통해 신발을 평가하는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네임밸류, 이름값보다는 만듦새가 좋은 브랜드에 애정을 쏟게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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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캐치볼은 그런 경험을 거치며 만난 브랜드다. 캐치볼은 대구에 본진을 둔 대한민국 스니커즈 브랜드로 전반적인 디자인은 1950-60년대 유럽국가의 군인들이 신었던 운동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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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볼의 신발은 220mm부터 300mm까지 사이즈 스펙트럼이 꽤 넓은 편이다. 특히 쫄깃한 고무 밑창과 편안한 착화감이 인상적이다. 이곳의 신발이 여타 브랜드와의 다른 점은 다양한 재질의 원단을 솜씨있게 엮어낸다는 점이다. 오늘 소개할 세 켤레의 캐치볼 역시 가죽, 캔버스 천, 코듀로이 등 다양한 원단을 쓰고 있다.


[1]
스탠더드 밀리터리 레더
“글러브에 쓰는 가죽이 신발에 쓰일 때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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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usher corp.

스탠더드 밀리터리 레더 모델은 필자가 캐치볼에서 가장 먼저 구입한 모델로, 현재까지 출시된 캐치볼 스니커즈 중 유일하게 발목까지 덮어주는 모델이다. 컨버스 척 테일러 하이와 비슷한 디자인이다. 컨버스 척 테일러 하이와 차이점이 있다면 가죽 외피. 무려 야구 글러브에 쓰는 소가죽을 쓴다. 일반적으로 쓰는 캔버스 천에서 느낄 수 없는 묵직한 아우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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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착화감과 내구성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 수영선수 생활을 했던 탓인지 발이 오리발처럼 생겨서 볼이 지나치게 넓다. 덕분에 운동화 사이즈는 300mm를 신는다. 흔치 않는 사이즈다. 힘들게 사이즈가 맞는 운동화를 사도 얼마 가지 않아 신발 옆구리가 터져버리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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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죽을 사용한 캐치볼에 관심이 갔다. “재질을 바꿔보면 좀 나을까?” 나는 단단하고 질긴 가죽을 믿어보기로 했다. 적어도 내가 신어본 스니커즈 중에는 야구 글러브에 쓰는 가죽을 쓴 제품은 없었으니까. 컬러는 브라운을 선택했다. 처음 신었을 때 느낌이 워커 부츠랑 비슷했는데, 오래 착용하다 보니 기대 이상으로 편리해서 워커 부츠보다 자주 신고 있다. 부츠에 비하면 캐주얼하고 일반 스니커즈에 비하면 단정한 편이여서 개인적으로는 아메카지룩을 즐겨입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 STANDARD Leather / Brown High / 정가 : 15만 9,000원

[2]
캐치볼 오리지널 피크닉 / 인디고 논 워시드
“천연염색 이염 주의? 오히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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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sher corp

오리지널 피크닉 모델은 캐치볼이 브랜드 런칭 초기부터 출시한 스니커즈 라인으로 클래식한 멋이 있다. 신발 앞 코에 덧댄 부분(흔히 ‘토 캡’이라 부른다)이 없고, 신발 발등의 앞쪽 상단 부분(뱀프Vamp)도 눈에 띄는 디테일 없이 신발 끈을 묶는 부분과 연결된다. 이는 실용성과 단순함을 추구했던 옛 스니커즈의 특징이기도 하다. 무난하고 수수한 멋에 신는 신발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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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하고 수수한 비주얼은 캔버스 천의 특징에서 비롯된다. 캔버스 천은 예로부터 튼튼한 직물로 손꼽혔다. 그래서 스포츠웨어나 워크웨어에 자주 쓰인 직물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다양한 플라스틱 섬유가 사용되기 이전에 기능성 의류는 대부분 캔버스 천이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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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치볼이 캔버스 천을 쪽빛으로 물들인 인디고 색상이 새롭게 출시했다는 소식에 홀린 듯 이 신발을 구매했다. 천연 염료 인디고를 썼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인디고는 낭아초 잎에서 추출된 분자를 활용한 천연 염료인데, 19세기에 발명된 합성 인디고 때문에 가성비가 나빠진 탓에 그리 자주 쓰이는 재료는 아니다. 심지어 천연 인디고 염색은 이염이 쉽게 돼서 잘못하면 바지와 양말이 온통 시퍼렇게 물들수도 있다. 그럼에도 캐치볼은 천연 인디고 염색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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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신어 보니 이염의 우려를 감수할 만큼의 매력이 있다. 일단 색감 자체가 유니크하다. 마크 로스코의 그림 앞에 섰을 때만큼 강렬한 인상. 플라스틱 섬유로 만든 운동화에서 느낄 수 없는 푸른색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깊은 바닷속에 들어온 듯한 신비롭다. 그래서인지 양말 몇 장 버린다는 마음을 먹고 계속 신게 된다. 어차피 이렇게 튀는 색감의 스니커즈는 포인트 컬러가 되니까. 여름 한정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리는 룩을 연출하고 싶을 때 자주 신게 될 거 같다.

  • ORIGINAL PICNIC / INDIGO(NONE-WASHED) / 정가 : 8만 9,000원

[3]
캐치볼 X E.H.S 코듀로이
“간절기에 전성기를 맞이하는 골뎅 감성”

1400_catchball3ⓒ Brusher corp.

스니커즈는 계절감에 맞춰 신는 즐거움도 있다. 코듀로이 천으로 만든 스니커즈를 신으면 무슨 뜻인지 잘 알게 된다. 같은 모델도 재질만 바꿔주면 패션이 한결 다채로워진다. 캐치볼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코듀로이 재질로 스니커즈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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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볼의 코듀로이 스니커즈는 전통적인 소재를 이용해 편안한 옷을 추구하는 패션 브랜드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East Harbour Surplus)와 협업한 모델이다. 오리지널 피크닉과 차별화되는 디테일은 신발에서 가장 뾰족한 부분 토 캡에 고무를 튼튼하게 덧댄 점이다. 아! 참고로 스니커즈에서 가장 유명한 컨버스의 올스타 스니커즈도 토캡에 하얀 고무를 둘렀다.

1400_catchball5ⓒ Brusher corp

앞서 소개한 스니커즈도 마찬가지지만, 캐치볼 스니커즈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착화감이다. 기본적으로 발 볼이 넓게 나오는 편인데다, 자세교정용 깔창인 ‘오솔라이트(Ortholite)’를 사용한 덕분에 푹신함이 엄청나다. 하루에 1시간 이상 산책에 나서는 필자로서는 스니커즈에서 기대하기 힘든 우수한 착화감에 크게 만족했다. 그중 코듀로이 모델이 가장 착화감이 좋았다. 캔버스 천보다 유연한 코듀로이천의 특성이 한 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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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듀로이 모델 중에서도 뽀얀 분필처럼 생긴 젯소 화이트(Gesso white) 컬러를 선택했다. 무채색 톤이 평소에 자주 입는 와이드핏 팬츠에 잘 어울릴 거란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베이지색 팬츠와 매칭하기 좋은 유칼립토 그린(Eucalipto green)을 놓고 고민하긴 했지만, 컬러스펙트럼이 넓은 게 캐치볼 스니커즈의 장점이니 돌아오는 간절기를 노려보기로 한다.

  • CATCHBALL x E.H.S Corduroy / Gesso White / 정가: 14만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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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김정년

미식과 브랜드에 대한 글을 씁니다.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 나란히 산책하는 일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