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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로 갈아타요?

여러분 안녕, 음악 평론가 차우진이야. 드디어 스포티파이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어. 관련 기사들로 시끌벅적하지? 막 음악 산업이 어떻고, 아이유가 어떻고, 요금제가...
여러분 안녕, 음악 평론가 차우진이야. 드디어 스포티파이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어. 관련 기사들로…

2021. 02. 03

여러분 안녕, 음악 평론가 차우진이야. 드디어 스포티파이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어. 관련 기사들로 시끌벅적하지? 막 음악 산업이 어떻고, 아이유가 어떻고, 요금제가 어떻고, 한국 생태계가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오케이 됐고. 진짜로 스포티파이가 좋은지, 좋으면 뭐가 왜 좋은지 아니면 내가 이걸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좀 짚어보자.


Q. 해외 서비스랑 한국이랑 다르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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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차이가 있는데 일단, 요금제가 달라. 한국의 요금제는 1인용과 2인용으로만 나왔어. 개인용은 매달 10,900원 정기결제(부가세 별도) 요금제, 2인용은 매월 16,350원 정기결제(부가세 별도). 공통적으로 3개월 무료 이벤트가 적용되고, 신용카드 정보 입력 없이 7일간 무료체험이 가능해. (일주일 부담 없이 그냥 써보고 별로면 앱을 지우라는 얘기지.)

그런데 해외에서는 원래 무료 요금제와 유료 요금제가 있어. 무료 버전은 유튜브처럼 3-4곡 듣다 보면 광고가 나오거든. 그걸 못 참겠으면 유료로 들으라는 거지. 한 계정으로 5명이 쓸 수 있는 패밀리 요금제도 한국에선 빠졌어.


Q.아이유랑 에픽하이 신곡 없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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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는 하루 만에 해결이 되었고 아이유는 아직. 애플 뮤직에도 아이유는 없는데, 이유는 아이유의 소속사이자 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M(곧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로 이름이 바뀔 예정)이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에 음원 유통을 하지 않아서. 지니 뮤직도 스포티파이와 계약하지 않았다고 해. 하지만 현재 협상 중이라고 하니 곧 해결될 거라고 봐. 결국 비용 문제일 거라고 보거든.

참고로 스포티파이의 음원 수는 6,000만 곡 이상으로 알려졌어.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스타들 외에 정말 생전 처음 들어보는 아티스트들도 너무 많지. 바꿔 말해 듣도 보도 못한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얘기야.


Q. 스포티파이의 강점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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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플레이리스트야. 크게 두 종류의 플레이리스트가 있는데 스포티파이 직원&인공지능이 만드는 것 그리고 사용자들이 직접 만드는 것. 이 둘을 합하면 무려 40억 개 정도… 40억 개의 플레이리스트라니…. 플레이리스트 뭐 얼마나 들어? 싶지만, 유명한 플레이리스트는 팔로워가 수백만 명에 이르기도 해. 그래서 저어기 대만이나 태국이나 뉴질랜드의 인디 뮤지션들이 플레이리스트에 선곡되면서 갑자기 유명해지기도 하고. 당연히 허용되진 않지만, 몰래몰래 뒷거래처럼 커미션을 받고 음악을 올려주는 경우도 있어. 아무튼, 듣는 입장에선 조금만 수고를 들이면 내게 딱 맞는 주제별 플레이리스트에서 ‘어머 이런 노래는 처음이야!’라고 할 만한 신선한 음악을 알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 그리고 사용자들이 서로서로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거나 추천할 수도 있어. 이거 의외로 괜찮은 기능.


Q.미셸 오바마 팟캐스트가 있다던데..
안 보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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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비스에서 팟캐스트는 일단 제외된 것 같아. 아무래도 언어 탓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대해선 조만간 정책을 발표할 예정일 거야. 현재 스포티파이처럼 팟캐스트를 제공하는 음악 서비스는 플로가 있어. 팟빵, 플로, 오디오클립 등 스포티파이가 한국 팟캐스트를 서비스할 때엔 또 알려지지 않은 이슈들이 있지 않았을까 싶네. 일단 아직은 한국 서비스에서 팟캐스트를 못 듣는다는 얘기.


Q.나는 멜론을 쓰는데,
스포티파이로 갈아탈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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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중심의 음악 경험이 추천곡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거든. 멜론도, 지니도, 플로나 바이브, 애플뮤직도 모두 여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에픽하이 노래 나오는데 다음 곡은 뭐지?’라는 부분을 최대한 잘 해결하려는 게 현재의 음악 서비스들이 집중하는 Pain Point(불만 사항)라고 봐. 그래서 다음 곡이 나올 때 ‘에이, 뻔하네’냐 아니면 ‘어머 이 노래 뭐야?’라는 반응이냐의 차이가 서비스 품질을 좌우한다고 보고. 이걸 음악 서비스의 ‘와우 포인트’라고 한다면 현재 멜론, 지니, 플로, 바이브,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를 모두 쓰고 있는 내 경험상 스포티파이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 물론, (주식은 아니지만) 판단은 개인의 몫! 일단 일주일 무료로 써보고 결정해도 좋을 듯.


Q.케이팝 안 듣고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데,
갈아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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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했듯, 스포티파이는 오히려 전 세계 인디 음악가들에게 친화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 물론 음원의 수익이 낮다는 한계도 있지만, 이건 사실 전 세계적인 문제거든. 적어도 사용자 규모가 크니까 인디 음악가의 입장에서는 스포티파이에서 조금만 알려져도 수익을 높일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볼 수 있어. 인디 음악의 팬 입장에서도 이건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고, 또한 음악 취향의 관점에서도 정말 분 단위로 쏟아지는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긍정적으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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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일단 할 수 있는 얘기는 이 정도. 이슈는 아이유의 신곡을 스포티파이에서 들을 수 있냐의 문제. 이 부분은 복잡하지만, 계약 당사자들이 계속 협상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해. 사실 요 며칠 흥미로웠던 건, 스포티파이가 한국 런칭을 계속 ‘예고’했다는 거야. 어느 나라에서도 이렇게 한 적이 없었거든. 그만큼 스포티파이에게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 바꿔말해 한국에서 이런저런 프로모션과 마케팅 활동을 벌일 거라는 짐작?

나는 스포티파이가 한국 음악 생태계에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해. 왜 아니겠어. 다만 거기에 대해선 적어도 1년은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동안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음악으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되는지, 또 음악을 좋아하는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인지 지켜볼 수 있겠지?

장담하건데, 앞으로 스포티파이에 대한 뉴스는 계속 나올 거고 그 중엔 약간 놀랄 만한 소식들도 있을 것 같아. 일단 무료니까, 부담없이 한 번 써보자고.

About Author
차우진

음악/콘텐츠 산업에 대한 뉴스레터 '차우진의 TMI.FM'을 발행하고 있다. 팬덤에 대한 책 [마음의 비즈니스], 티빙 다큐멘터리 [케이팝 제너레이션]을 제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