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말 시칠리아 가는 거 맞지?”
디에디트 사무실에서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반복되는 질문입니다. 스스로에게 하는 것인지 서로에게 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어요. 다음주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준비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다시 떠납니다. 작년 5월, 포르투갈의 포르투로 당차게 떠났던 첫 번째 프로젝트에 이어 올해도 기어이 먼 길을 떠나네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어차피 일할 거라면>. 당장은 현실을 떠나서 일을 그만둘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우리가 짐을 모두 챙겨 유럽의 낯선 도시로 사무실을 옮기는 프로젝트죠.
풍경은 달라지지만 그 곳에서도 디에디트가 하는 일은 같습니다. 글을 쓰고, 영상을 찍고, 콘텐츠를 만들 거예요. 다만 어차피 일할 거라면 새롭고 아름다운 곳에서.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시칠리아 섬은 이탈리아 본토와도 구분되는 독특한 문화와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 중에서도 저희가 지낼 팔레르모라는 도시는 역사가 아주 오래된 곳이랍니다. 어쩐지 시간 여행같은 여정이 될 것 같기도 해요. 바닷가 바로 앞에 멋진 집을 구해뒀어요.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흘렀으면 좋겠네요.
이번 시칠리아 프로젝트에는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던 디에디트의 독자분도 동행한답니다. 일행이 아주 많아졌어요. 저녁엔 다 같이 정원에 앉아 와인을 마시겠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좋은 글도 많이 쓰고, 소매치기는 되도록 당하지 않을게요.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해요. 아주 잠깐 쉬었다가, 그곳에서 다시 안부 전할게요. 곧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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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