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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발칙하게, 샤오미 미 노트북 에어

모두가 예상했던 그 제품이 나왔다. 샤오미의 맥북. 아니지, 샤오미의 ‘미 노트북 에어’ 말이다. 허구한 날 파파라치에 데이트 장면이 찍히던 연예인...
모두가 예상했던 그 제품이 나왔다. 샤오미의 맥북. 아니지, 샤오미의 ‘미 노트북 에어’…

2016. 07. 28

모두가 예상했던 그 제품이 나왔다. 샤오미의 맥북. 아니지, 샤오미의 ‘미 노트북 에어’ 말이다. 허구한 날 파파라치에 데이트 장면이 찍히던 연예인 커플이 새삼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고 가정해보자. 아마 전국민의 반응이 심드렁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샤오미가 애플의 제품을 노골적으로 베껴 윈도우10 맥북을 만들었다.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제품 디자인을 베꼈건만 우리는 심드렁하다. 이제는 새삼 놀랍지도 않다. 이것이 샤오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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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샤오미가 베이징에서 발표한 13.3인치 미 노트북 에어는 같은 크기의 맥북 에어보다 더 얇고, 작으며, 가볍다. 디자인은 맥북 에어보다는 신형 맥북을 닮았다. 다른 점이라면 사과 마크가 없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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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건, 샤오미의 ‘mi’ 로고도 빠졌다는 사실. 왜일까. 두 가지 추측을 해본다. 공정을 하나라도 줄여서 단가를 낮추려고 했거나, 스타벅스에서 미 노트북 에어를 펼쳐놓고 작업할 때 사용자가 부끄럽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 아닐까. 마치 No Brand 제품처럼 아무 로고도 없는 모습이라니. 컬러는 골드와 실버 두 가지다. 스페이스 그레이와 로즈 골드가 없다니 놀랍게 됐다.

레이 쥔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었다고 한다. 잘 나가는 노트북들이 아주 가볍거나, 아주 성능이 뛰어난 것을 보고 “우리는 가볍고 빠른 놈으로!!!”라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글쎄, 그 야심이 실현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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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만드는 데는 그럭저럭 성공한 것 같다. 13.3인치 미 노트북 에어의 무게는 1.28kg으로 1.35kg의 맥북 에어보단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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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성능은? 제품을 아직 써보지 못했으니 평가하긴 이르고 스펙만 대충 읊어 보겠다. 13.3인치 모델은 인텔 코어 i5-6200U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940MX 그래픽 카드, 8GB RAM, 256GB SSD를 탑재했다. 포트 인심이 넉넉한 건 마음에 든다. USB 3.0 2개, USB 타입C, HDMI 포트를 모두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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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공개한 12.5인치 모델도 살펴보자. 얘는 인텔 코어 M3 프로세서, 4GB RAM, 128GB SSD를 탑재했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화려한 스펙에 비해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준 적이 여러 번 있으므로, 샤오미의 첫 번째 노트북인 이 제품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기회가 되면 써 보고 판단하는 게 좋겠지. 두 제품 모두 윈도우 10을 지원하며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풀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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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제일 중요한 포인트인 가격을 까고 글을 급마무리해볼까나. 미 노트북 에어 13.3인치 모델은 4,999위안(약 85만 원)이며, 12.5인치 모델은 3,499위안(약 60만 원)이다. 한국에서 사려고 하면 얼레벌레 100만 원을 넘길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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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뭐야. 안그래도 샤오미 쇼크의 약발이 떨어져 가는데, 시시한 가격이다. 조금 더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기대했다면 욕심일까? 50만 원 안쪽으로 끊어줘야 “대륙의 실수!”이런 식상한 표현도 한 번 더 들먹이고 좋잖아.  A/S도 불안한 너는 과연 인민에어보다 매력적인가.

물론 샤오미의 노트북이 정말 정말 비싸다는 얘긴 아니다. 스펙을 살펴봤을 때 꽤 메리트가 있다. 근데 이 가격에 굳이 샤오미를 사야할까? 노트북 시장의 초 뉴비를 선택하는 모험을 감행하며 ‘미친 가격’이라는 물약을 빨지 않으면 공격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 가격대에선 대안이 너무 많으니까.

200만 원에서 만 원 모자라는 맥북 로즈골드 512GB 모델을 산 나란 호갱이 할 말은 아니지만… 샤오미 노트북 생각보다 비싸서 실망.

샤오미 미 노트북 에어
Point – 너 점점 비싸진다? 네가 삼성이야? 애플이야?
Price – 4,999위안 / 3,499위안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