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스모커 리턴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지지부진했던 아이코스와의 관계를 끝내고 나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전담따위! 지금부턴 에디터M의 Smoking Ver.2. 이럴 때 필요한 건, 예쁘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지지부진했던 아이코스와의 관계를 끝내고 나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전담따위! 지금부턴…

2017. 08. 07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지지부진했던 아이코스와의 관계를 끝내고 나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전담따위! 지금부턴 에디터M의 Smoking Ver.2. 이럴 때 필요한 건, 예쁘고 새로운 것들이다. 이게 정말 나한테 필요할까? 라는 마음 속 질문 때문에 버려두었던 지름 리스트를 다시 꺼내들었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려고 하고있었다.


“하나. 예쁜 옷을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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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예쁜 옷을 입혀주자. 아주아주 근사한 걸로. 요즘 내가 눈독 들이고 있는 스미스 브라더스의 담배케이스. 일상 속 소소한 물건을 더욱 더 아름답게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이 브랜드는 가장 첫 번째로 담배케이스를 변신시키기로 한다. 하와이안 셔츠에 있을법한 과감한 프린트는 유난히 뜨거운 올 여름을 위한 건가?

예쁘지만 조악한 물건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좀 섭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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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안쪽에 접착식 실리콘 패드를 덧대 뚜껑을 열때 케이스와 담배갑이 따로 노는 것을 방지했다. 위아래에는 자석이 숨어 있어 닫을 때 딱하고 닫는 맛도 있다. 특히 소재가 독특한데, 종이와 실리콘의 중간 느낌이랄까. 종이처럼 보이지만, 실리콘처럼 매끈거리지 않고 뽀득거리는데 고분자방식의 고무코팅방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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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프린트가 싫다면, 고급스러운 파충류의 가죽(?) 무늬도 있다. 쨍한 컬러에 금박으로 프린트된 브랜드 로고는 마샬(Marshall)이랑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라텍스 소재에 특수 코팅을 더해 정말 가죽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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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담배 사이즈는 물론 에쎄를 위한 슬림 사이즈도 있다. 가격은 9,800원. 심지어 포장도 이렇게 고급스럽게 해주니, 이건 선물각이다. 내가 나에게 하는 선물. 여러분 우리 같이 셀프 선물 할래요?


“두울. 불을 붙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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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디에디트 굿즈를 만든다면, 성냥으로 하고 싶다. 난 성냥을 좋아한다. 화르륵 타올랐다가 사그러져가는 불씨, 타고 나서 남는 매캐한 냄새. 성냥의 모든 것이 어떤 낭만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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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MU 오이뮤. 입술을 오물오물 거려 말해보자.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싶다는 이 멋진 브랜드는 그 첫번째로 프로젝트로 성냥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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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뮤의 성냥은 이제 우리나라에서 단 한 곳 밖에 남지 않았다는 성냥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오래전에 사라진 추억의 UN성냥을 오이뮤 스타일로 재해석하기도 하고, 1970년대 포스트 모더니즘의 철학을 작은 성냥갑 안에 담기도 했다. 선이 고운 사람을 옆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기분 좋은 물건이다. 가격은 4,500원에서 6,500원.


“세엣. 이건 보기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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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담배다. 예뻐. 몰라 그냥 갖고 싶어.

소브라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사치스러운 담배브랜드중 하나다. 1879년 런던의 레드스톤(Redstone) 가문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는 영국과 스페인, 그리스 왕실에 담배를 공급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담배가 되었다. 몇 세대에 걸쳐내려온 소브라니의 레시피는 러시아의 전통적인 레시피단다. 과거 왕실에 납품했던 물건이라 그런지 사치품이란 이래야 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내가 눈독 들이고 있는건 소브라니 칵테일. 에쁜 파스텔톤의 담배다. 필터는 금박. 후기를 찾아보니 너무 맛이 없어서 장식용이라는 말이 있던데 무슨 상관이람. 이렇게 예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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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이 너무 요란스럽다면, 블랙 러시안은 어떠신지. 러시아의 대표적인 칵테일 이름에서 따온 이 녀석은 블랙과 골드의 조합으로 럭셔리의 끝판왕 같은 디자인이다. 몸이 푹 꺼지는 쇼파에 앉아 싱글 몰트 위스키 한 잔과 함께 해야할 것 같은 느낌. 아, 허세력이 충전되고 있다.

소브라니는 현재 면세점에서만 구할 수 있다고 하니, 휴가때 공항에서 기웃거려봐야겠다.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