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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되고 싶어, Phone(1)

안녕, 블베병을 오랫동안 앓다가 블랙베리가 망하고 나서야 블베병이 치료된 에디터B다. 7년 전만 해도 신상 스마트폰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마치 카트라이더를 보는...
안녕, 블베병을 오랫동안 앓다가 블랙베리가 망하고 나서야 블베병이 치료된 에디터B다. 7년 전만 해도…

2022. 06. 22

안녕, 블베병을 오랫동안 앓다가 블랙베리가 망하고 나서야 블베병이 치료된 에디터B다. 7년 전만 해도 신상 스마트폰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마치 카트라이더를 보는 것 같았다. 애플과 삼성이 선두에서 달리고 3등부터 8등까지는 온갖 신기한 아이템으로 두 브랜드를 잡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스마트폰 커버를 가죽으로 덧대거나, 테두리를 무거운 메탈로 만들거나, 4100만 화소의 카메라를 넣기도 했다. 그렇게 만든 회사는 차례대로 LG전자, 팬택, 노키아. 공교롭게도 지금 언급한 세 회사 모두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는데, 결론적으로 보자면 대중에게 외면을 받았지만 어쨌든 실험적인 폰을 좋아했던 나는 그런 폰을 꽤 애정했다.

올여름, 느슨해진 스마트폰 시장에 긴장감을 주는 새로운 폰이 출시될 예정이다. 투명한 디자인의 이어폰 ‘낫싱 이어원’을 만든 낫 (Nothing)의 ‘폰원 Phone(1)’이다. 낫싱의 첫 스마트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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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공개하지 않아서 이미지는 많지 않다. 그래도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유추할 수 있는 게 있다. 바로 낫싱 이어원처럼 투명하다는 것. 요즘엔 다들 케이스를 씌우지만 나는 케이스 씌우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독특한 디자인이 너무 반갑다. 단순히 후면 케이스만 투명하게 만든 게 아니다. 투명한 케이스 안을 단순하고 아름답게 디자인해 놓았다.

낫싱에 따르면 후면은 400개 이상의 부품을 사용해 구성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 마시모 비넬리(Massimo Vignelli)의 뉴욕 지하철 노선에서 영감을 받았고, 복잡한 시스템이 예술 작품 같이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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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원을 공개하면서 칼 페이 낫싱 CEO는 이런 말을 했다. “수년 동안, 업계에서 예술가들이 모두 떠났다. 차갑고, 감흥이 없는, 기존 것에서 파생된 제품만이 남겨졌다. 이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때. 폰원은 순수한 본능에 따라 디자인됐다.”

그의 문제 의식과 문제 제기에는 공감한다. 정확한 스펙과 사용성에 대한 체험이 있어야 폰원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일단 디자인은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참고로 낫싱의 이러한 범상치 않은 디자인을 이끄는 디자인 디렉터는 아담 베이츠다. 그는 다이슨에서 14년 넘게 일하며 다이슨 슈퍼소닉™, 에어랩™ 등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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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낫싱은 아이폰과 갤럭시가 분할 점령하고 있는 한국에 폰원을 출시할 것임을 밝혔다. 오랜만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식이다. 나오자마자 빠르게 리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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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