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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야 산다

빡빡하게 굴려는 건 아니지만, 어떤 물건이든 예쁘지 않으면 좀처럼 사고 싶은 기분이 나지 않는다. 이런 나를 외모지상주의자라고 욕 한대도 딱히...
빡빡하게 굴려는 건 아니지만, 어떤 물건이든 예쁘지 않으면 좀처럼 사고 싶은 기분이…

2017. 01. 10

빡빡하게 굴려는 건 아니지만, 어떤 물건이든 예쁘지 않으면 좀처럼 사고 싶은 기분이 나지 않는다. 이런 나를 외모지상주의자라고 욕 한대도 딱히 반박할 말은 없다. 보기 좋지 않으면, 내 지갑은 열리지 않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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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간 내 손엔 반들반들 조약돌처럼 매끈한 캐논 EOS M10이 들려있었다. 바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이 녀석이 꽤 마음에 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작고 가볍고 쉽고, 무엇보다 예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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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사길 좋아하는 나의 성격은 전자기기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기기를 바꿀 수 없을 땐, 케이스를 사서 기분을 낸다. 물건을 험하는 쓰는 주제에 물건에 흠집이라도 나면 애정이 급격하게 식어버리는 성격 탓에 케이스는 필수다.

캐논 EOS M10의 꽃은 바로 이 페이스 커버다. 잘 뽑아낸 다섯 가지 컬러의 페이스 커버는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카메라 바디와 궁합이 좋다. 카메라는 매끈한데 페이스 커버 자체에 굴곡이 있어서 커버를 씌워야 손에 더 착 감긴다. 예쁜대다 그립도 살리고, 제품도 보호해주는 용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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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써니 옐로우, 미드나잇 블루, 라즈베리 레드, 시크 스트라이프 크림 아이보리라는 이름이 맞지만 사진에서는  좀 더 담백하게 불러봤다.

상큼하고 싶은 날엔 써니 옐로우를, 시크하고 싶은 날엔 시크 스트라이프를 장착하고 다녔다. 옷을 바꾸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무슨 인형놀이라도 하는 기분이다. 페이스커버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매일매일 새로운 카메라를 쓰는 기분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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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페이스 커버를 벗겨도 예쁘다. 곡선과 직선이 잘 어우러진 카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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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곳곳에 꼭 필요한 기능만을 잘 배치했다는 인상을 준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조작 버튼은 전문적으로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약간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친절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터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니까. 잘 모르겠으면 화면을 누르면 된다. 터치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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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 플래시는 사용할 수 없지만 내장 팝업 플래시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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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으로 쥐었을 때 검지가 닿는 부분쯤에 스마트폰 아이콘이 그려진 버튼이 있다. 사진을 스마트폰에 전송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Canon Camera Connecte 앱을 통해서 사진 전송은 물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무선 촬영이 가능하다.

카메라 우측에는 SD 카드 슬롯과 미니 HDMI 포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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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로 젖혀지는 LCD 창은 셀카를 위한 거다. 암, 얼굴을 확인하면서 셀카를 찍을 수 있다는 건 아주 중요한 포인트지. ‘예쁜 피부 효과’를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피부를 보정해 준다. 만약 ESO M10으로 셀카 잘찍는 팁이 궁금하다면 이 기사(셀카찍기 좋은 날)를 정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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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에 들어오는 크기, 본체와 배터리팩까지 모두 다 합쳐도 무게가 고작 301g 정도라 가지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다. 특히 22mm 단렌즈를 장착하면 작고 납작해져서 핸드백에 넣고 다니기에도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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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이 카메라는 iSO나 조리개 같은 걸 잘 모르는 나도, 당신도 누구나 쉽게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다. 부담 없이 가지고 다니다가 원하는 순간에 꺼내 툭툭 찍으면 꽤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요즘 사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나에게 순수하게 ‘찍는’ 재미를 알려준 카메라랄까? 세상 모든 카메라가 너처럼 쉽다면 참 좋을 텐데. 세상 일이 참 내마음 같지 않다.

자,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 다음엔 캐논 EOS M10으로 찍은 푸짐한 음식 사진으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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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지막으로 아주 귀여운 파우치도 있다. 고래의 입 속으로 카메라가 쏙. 예쁜 카메라한텐 이렇게 악세서리도 귀여운 것만 있나보다.

PHOTO BY. KUDO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