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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하다, 준수해

이 바닥(?)에 있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 3종 세트가 있다. “나 폰 뭐 살까?” “나 카메라 뭐 살까?” “나 노트북...
이 바닥(?)에 있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 3종 세트가 있다. “나 폰…

2017. 01. 10

이 바닥(?)에 있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 3종 세트가 있다.

“나 폰 뭐 살까?”
“나 카메라 뭐 살까?”
“나 노트북 뭐 살까?”

이 중 최고 난이도는 단연 3번.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질 노트북을 골라주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가격과 용도, 운영체제와 휴대성, 디자인을 모두 따져야 하니까. 친구 하나는 “네가 리뷰하는 제품은 다 너무 비싸”라고 하더라. 그래서 반성했다. 올해는 짬짬이 가성비 좋고, 어디든 추천하기 좋은 노트북을 리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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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주인공은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710S. “준수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제품이다. 입이 떨 벌어지는 고성능 노트북은 아니지만, 꼼꼼하게 따져봤을 때 모난 구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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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휴대성과 디자인부터 체크해보자. 13.3인치의 디스플레이는 노트북에겐 가장 이상적인 화면 크기다. 개인적으로 15인치로 올라가면 매일 들고 다니기엔 조금 부담스럽다고 생각한다. 화면 크기에 비해선 덩치가 작다. 열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베젤이 놀라울 만큼 얇다. 샴페인 골드 컬러는 무난하다. 개인적으론 조금 더 화사한 컬러여도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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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베젤 두께가 고작 5mm다. 인상적이다. 이 날씬한 베젤 덕에 휴대성은 물론 디자인 완성도도 챙길 수 있었다. 베젤이 얇으면 화면 집중도도 높다. 참고로 일반적인 13인치 노트북의 베젤은 10mm 이상이다. 리뷰 제품은 12인치 노트북 사이즈에 노트북에 13.3인치 디스플레이를 넣은 셈이다. 알차게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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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13.9mm. 무게는 1.16kg. 13인치대 노트북에 이 정도 두께와 무게이면 휴대성은 합격이다. 나는 거의 매일 노트북을 들고 다니다 보니 휴대성에 굉장히 집착하는 편이다. 노트북이 100g만 가벼워져도 삶의 질이 달라진다. 가볍고 산뜻해야 외근이 많은 직업이나 매일 노트북을 들고 통학해야하는 학생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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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SD리더와 USB 3.0 포트, 마이크로 HDMI 포트를 모두 갖추고 있다. 중요한 포인트니 체크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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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지를 180도 젖힐 수 있는 디자인이다. 살짝 밀어주면 바닥에 바짝 드러눕는다. 여럿이 화면을 보고 이야기해야 할 땐 상당히 편리한 부분이다. 두께가 얇은 편이라 180도로 펼쳤을 때 납작해 보이는 효과가 더 드라마틱하다. 시야각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화면 각도를 크게 바꿔도 밝기가 떨어지거나 컬러가 크게 왜곡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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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스카이레이크 모델인가 했는데 카비레이크다. 인텔의 최신 7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i5-7200U를 탑재했다. 성능 면에서 아주 라이트한 제품은 아니란 뜻이다. 사진 편집 작업 등의 묵직한 프로그램도 문제 없이 돌릴 수 있다. 그래픽 성능도 괜찮다. 솔직히 게임을 하는 타입이 아니라 직접 돌려보진 않았다. 하지만 그래픽 성능을 봤을 땐 오버워치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얼마나 쾌적하게 돌아갈진 모르겠지만. 여기에 PCle SSD를 지원해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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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정도 라인업에서 성능 자체에만 몰두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최신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휴대하며 노트북으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작업이 원활히 돌아간다. 그보다는 실제 사용환경에서 체감할 수 있는 편의성을 잘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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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배터리. 얼마간 사용해본 결과,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배터리다. 최대 8시간 쓸 수 있다더니, 8시간은 아니었지만 그 비슷한 수준까지 버틴다. 슬림형 노트북임을 감안하면 배터리 용량 대비 효율이 좋은 편이다. 충전 어댑터를 휴대하지 않아도 반나절 작업하며 가지고 다니기엔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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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는 최근 써본 노트북 중 가장 부드럽다. 맥북의 단단하고 야트막한 키보드에 익숙해져서 인지 너무 물렁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경쾌하고 깊게 눌리며 피드백이 분명한 키보드다. 타이핑할 때 손끝에 감기는 느낌을 선호한다면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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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는 너무나 의외다. 아무 기대도 안했는데 깨끗하고 균형 잡힌 사운드를 낸다. JBL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장했는데, 소리가 흩어지지 않고 집중도가 높아 영상물을 시청할 때 알맞다. 윈도우 알림음조차 영롱하게 들리는 매력적인 스피커다.

아쉬운 점도 몇 눈에 띈다. 오랜 시간 사용해도 발열은 거의 없는 편이었는데, 약간의 소음이 간헐적으로 일어난다. 때로는 웹페이지만 띄워도 팬이 웅웅대며 돌아갈 때가 있어서 의아했다. 자기주장이 강한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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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노트북”의 첫 번째 제품으로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제 가장 중요한 걸 말할 차례다. 가격. 검색해보니 딱 90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는 것 같다(궁금하면 요기). 운영체제 포함된 가격이 이 정도면 훌륭한 가성비가 아닌가. 100만원 아래로 카비레이크를 탑재한 슬림형 노트북을 살 수 있다니. 레노버는 참 친절한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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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게 진행한 오늘의 리뷰는 여기까지. 휴대성, 성능, 디자인, 가격 모두 중상 이상인 준수한 노트북을 찾고 있다면 추천한다. 학생 노트북으로도 좋을 것 같다. 준수하다, 준수해.

PHOTO BY. KUDO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