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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3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에디터H입니다. 애플이 <캘리포니아 스트리밍>이라는 타이틀로 온라인 이벤트를 열고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해마다 9월은 아이폰이 공개되는 계절이죠. 갑작스런 TMI지만, 저는 지난...
안녕하세요, 에디터H입니다. 애플이 <캘리포니아 스트리밍>이라는 타이틀로 온라인 이벤트를 열고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해마다…

2021. 09. 15

안녕하세요, 에디터H입니다. 애플이 <캘리포니아 스트리밍>이라는 타이틀로 온라인 이벤트를 열고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해마다 9월은 아이폰이 공개되는 계절이죠. 갑작스런 TMI지만, 저는 지난 6년 동안은 9월에 개인적인 일정을 잡아둔 본 적이 없습니다. 언제일지 모르는 아이폰 공개 일정에 맞춰 갑자기(?) 미국 출장을 떠나기 일쑤였고, 그 후엔 아이폰을 빨리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며칠에 걸쳐 밤잠 설치며 리뷰를 준비하곤 했으니까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가을이 끝나버려요. 푸념을 늘어놓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아이폰 공개 행사는 큰 이벤트고, 많은 분들이 어떤 제품이 나올까 목을 빼고 기다리는 걸 알기 때문에 준비하는 과정이 즐겁기도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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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새벽에도 밤잠을 설치며 새벽 2시에 생중계된 이벤트를 지켜본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진짜 평가야 출시된 뒤에 알 수 있겠지만, 당장은 “달라진 게 별로 없는데?”라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얼마 전 삼성이 새로운 폴더블 폰을 공개했을 때와는 판이한 반응이죠. 그만큼 애플이 준비한 이야기가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와닿지 않았던 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밌는 이야기들이 숨어있을지 모릅니다. 바뀐 게 별로 없다는 반응에 공감하긴 하지만, 실제로 정말 바뀌지 않은 건 아니니까요. 아이폰13 시리즈를 비롯해서 오늘 공개되었던 다른 신제품과 주요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iPhone 13 & iPhone 13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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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형 아이폰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폰 13 시리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이벤트 직전까지 아이폰 12 mini의 판매량 부진으로 인해 ‘mini’ 모델이 단종될 것이라는 루머가 무성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죠. 아이폰 13 시리즈와 동일하게 네 가지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하는 모양새입니다.

iPhone 13_display_facebook

아이폰 13 mini와 아이폰 13의 디자인적인 변화는 3가지입니다. 노치, 컬러, 카메라. 우리가 노치 디스플레이라고 부르는 디스플레이를 가리는 카메라와 센서부의 면적이 줄어들었습니다. 애석하게도 완전 사라진 건 아닙니다. 삼성전자가 카메라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펀치홀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밑으로 카메라를 배치한 UDC까지 시도하는 동안 아이폰은 노치 면적을 살짝 줄인 게 전부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아이폰 X부터 유지해온 디자인이니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원성이 자자합니다. 아무리 노치 디자인을 UI로 풀어낸다고 해도, 결국에는 전체 화면으로 사용할 때 일부를 가리는 방해요소니까요.

Apple_iphone13_colors_geo_facebook

컬러웨이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아이폰은 매년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컬러 무드와 톤을 완전 바꿔버리곤 하는데요, 심지어 ‘블루’나 ‘골드’처럼 똑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컬러도 다르게 풀어낼 정도입니다. 이번엔 아이폰 12 시리즈에서 사용했던 퍼플, 그린 같은 컬러를 버리고 5가지 컬러로 조금 더 간소해졌습니다. 화이트보다 크림톤에 가까운 스타라이트, 블랙에 회색을 한 방울 섞은 것 같은 미드나이트, 기존의 새파란 블루에서 청록색을 가미한 새로운 블루, 더 어둡고 진해진 새로운 프로덕트 레드와 핑크까지. 로즈 골드 이후로 오랜만에 핑크톤의 아이폰이 나온 만큼 꽤나 사랑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화사한 컬러라 눈길이 가기도 하구요.

iPhone 13 (Geo)_facebook

마지막 디자인 변화는 카메라 배치입니다. 원래는 위아래 일자로 듀얼 카메라를 배치했었는데, 이번에는 대각선으로 배열이 바뀌었습니다. 아이폰 13 시리즈에서 카메라 하드웨어에 대대적인 업그레이드가 있었는데, 한정된 공간에 배치하는 게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역대 가장 큰 와이드 카메라 센서를 담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렌즈를 45도 돌려서 배치했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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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3으로 촬영한 이미지]

센서가 커졌다는 건 카메라 성능 향상에 있어서 가장 반가운 소식이죠. 새로운 와이드 카메라는 똑같은 환경에서 47% 더 많은 빛을 포착하기 때문에 저조도 촬영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또, 기존에는 아이폰 12 Pro Max에만 적용되었던 센서 시프트 광학 이미지 흔들림 보정 기능을 전 라인업에 확대했습니다. 아이폰 13 mini처럼 작은 바디에도 이 기능이 들어갔다는 게 살짝 놀라운 점이죠.

디스플레이에도 변화가 있는데요. 사실 기존에 아이폰 12에 적용된 디스플레이도 나무랄 데가 없을 만큼 훌륭했기 때문에 해상도나 명암비가 바뀐 건 아닙니다. 화면의 최대 밝기가 625니트에서 800니트로 올라갔습니다. 대단한 변화가 아닌 것 같아도 화면 최대 밝기는 야외 시인성을 좌우 하기 때문에 아주 좋은 포인트죠.

실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주효한 변화는 역시 배터리 사용 시간입니다. 신제품에 적용된 A15 바이오닉 칩셋과 더 커진 배터리 용량 덕분에 사용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총동원해 전력 소모를 최적화한 결과죠. 아이폰 13 mini는 전작보다 배터리 시간이 최대 1시간 30분 늘어났고, 아이폰 13은 전작보다 2시간 30분까지 더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mini 모델의 경우 짧은 배터리 시간이 큰 아쉬움으로 꼽혔었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이는 변화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iPhone 13 Pro & iPhone 13 Pro Max

iPhone-13-Pro & iPhone-13-Pro-Max (Geo)_facebook

저는 ‘최고 사양’이라는 타이틀에 끌리는 편이라 항상 Pro 모델을 고집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본형 모델과 Pro 모델과의 격차가 전에 없이 적어 보입니다. 물론 차이가 없다곤 할 수 없지만, 그 차이라는 게 아주 GEEK한 사용자를 겨냥하고 있거든요. 일반적인 사용자 입장에서는 가격도 합리적이고 컬러도 예쁜 아이폰 13을 선택해도 크게 아쉬울 게 없다는 거죠.

iPhone 13 Pro_A15 Bionic_facebook

성능 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새로운 A15 바이오닉칩은 아이폰 Pro 시리즈와 기본형 모델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고성능 코어 2개와 고효율 코어 4개를 탑재한 6코어 CPU로 다른 어떤 스마트폰 CPU보다 빠른 성능을 낸다고 하네요.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애플이 이번 이벤트에서 전에 없이 ‘경쟁 제품 보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는 겁니다. CPU의 경우 경쟁 제품 대비 최대 50%가량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고 하는데, 사실 정확히 어떤 프로세서와 비교했는지는 알기 어렵죠. 스냅드래곤 888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전작에 탑재되었던 A14 바이오닉과 비교했을 때의 성능을 알려주는 게 더 애플다운 방식인데, 어쩌면 기존 칩셋과 비교했을 때는 의미 있는 성능 향상이 수치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참고로 아이폰 13 시리즈는 4코어 GPU, 아이폰 13 시리즈는 5코어 GPU를 탑재했습니다.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지난 아이폰 시리즈에서도 고사양 게임이 버벅거린다고 느낀 적은 없었기 때문에 여간한 작업이 아니면 체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iPhone 13 Pro_Colors (GEO)_facebook

아이폰 13 Pro 시리즈는 네 가지 컬러로 출시됩니다. 그래파이트, 골드, 실버 그리고 시에라 블루. 다른 컬러야 익숙하지만 시에라 블루는 여태까지 아이폰에서 본 적 없는 새로운 컬러네요.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밀었던(?) 퍼시픽 블루보다는 훨씬 마음이 갑니다. 여태까지의 Pro 시리즈는 너무 어둡거나 시리어스한 컬러 위주였으니까요. 아이폰 11이나 12 시리즈에서 보여준 톡톡 튀는 컬러웨이를 좋아하던 사람이라면, Pro 라인업에도 이렇게 화사한 컬러가 추가된 게 반갑지 않을까요?

iPhone 13 Pro_New Camera System_facebook

애석하게도 시에라 블루 컬러를 제외하면 디자인에서 좋아진 부분은 없습니다. Pro 라인업에서도 노치 영역이 줄어들긴 했지만, 화면에서 손해보는 영역이 줄어든 거지 디자인이 더 좋아졌다고 말하긴 어렵거든요. 심지어 카메라 업그레이드와 함께 렌즈 크기가 굉장히 커져서, 아이폰 12 Pro 시리즈와 비교해봤을 때 후면 디자인의 밸런스가 깨져 보이기까지 합니다. 실제로 보면 저 렌즈가 너무 커서 징그럽지 않을까 싶을 만큼요.

그럼 대체 카메라가 얼마나 좋아졌길래 저렇게 커졌는지를 알아볼 차례겠습니다. 단순하게 바라보면 전작과 동일하게 1200만 화소급 트리플 카메라가 적용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면면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세 종류의 카메라 모두 새로운 센서와 렌즈를 적용했습니다. 메인 와이드 카메라는 아이폰 사상 최대인 1.9µm 커진 센서를 탑재했는데요. 카메라의 성능 개선에는 첫째도 센서, 둘째도 센서, 셋째도 센서입니다. 넷째쯤에야 렌즈와 ISP가 등장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센서가 더 커졌다는 건 똑같은 환경에서 더 많은 빛을 포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빛은 사진의 품질을 좌우하는 제1의 요소입니다. 그러니까 센서가 클수록 노이즈 없이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죠.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워낙 작은 기기에 많은 부품이 들어가 면적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에, 센서 크기를 키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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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3 Pro로 촬영한 사진]

결과적으로 아이폰13 Pro의 와이드 카메라는 최대 2.2배 더 많은 빛을 포착할 수 있고, 저조도에서도 더 선명하고 밝은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저조도에 취약했던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 역시 더 많은 빛을 포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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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3 Pro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로 촬영한 접사]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에서 2cm 초점거리까지 지원하는 접사 촬영이 가능해진 것 역시 재미있습니다. 기발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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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3 Pro 망원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또, 새로운 망원 카메라는 77mm 초점 거리와 3배 광학 줌을 제공합니다. 갤럭시S21 시리즈의 스마트폰은 10배의 광학줌까지 제공하는 마당에 3배 줌이라고 하니 시시해보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일상 생활에서 스마트폰 사진을 찍는 용도로는 2~3배 줌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물 사진이나 정물 사진을 찍을 땐 망원 카메라를 활용하면 클로즈업을 통해 드라마틱하고 근사한 사진을 찍을 수 있거든요. 보케 표현에도 유리하고요. 그런데 카페같은 곳에서 인증샷을 찍거나 친구의 사진을 찍어주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지나친 줌 배율을 오히려 불현하게 와닿을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아이폰 12 Pro Max로 촬영하다보니 망원 카메라가 2.5배줌이라서 애를 먹었던 적이 많습니다. 정말 멀리 떨어져있는 사물을 찍을 때는 쉽게 클로즈업해서 선명하고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레스토랑에서 예쁜 메뉴가 나왔을 때 망원 카메라로 찍으려다보면 일어서서 한 없이 뒤로 가야 알맞은 앵글이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아이폰 13 Pro에서 3배줌까지 가버리면, 실내에서는 뒷걸음질을 쳐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와이드 카메라로 찍으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한 번 망원 카메라로 촬영해보면 왜곡 없이 깔끔한 ‘그 느낌’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아이폰 Pro 모델을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가 망원 카메라의 유무이기도 하고요.) 참고로 아이폰 13 Pro에서는 디지털 줌 범위도 최대 15배로 더 넓어졌습니다.

iPhone 13_Cinematic Mode_twitter

이렇게 개선된 카메라 하드웨어와 뉴럴 엔진의 성능으로 재미있는 촬영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이번 이벤트에서 애플이 스마트폰이 아니라 카메라를 발표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공을 들여 선명한 그 기능이죠. 바로 얕은 피사계 심도 효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시네마틱 모드’입니다. 영상 촬영 기법중에 ‘랙 포커스’라는 게 있습니다. 포커스 이동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장면 내에서 초점을 이동시켜서 시청자의 관심과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한 남자가 프로포즈 반지를 꺼낸다면, 남자의 얼굴에 맞춰져 있던 초점이 박스를 열자마자 반지로 옮겨가는 식이죠. 영상 안에서 스토리텔링을 도와주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연출합니다. 그런데 아이폰 카메라의 촬영 방식에서는 이렇게 심도 표현을 통해 포커스를 이동하며 촬영하는 게 쉽지 않았죠. 이걸 소프트웨어로 구현해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촬영할 수 있게 만든 게 아이폰의 시네마틱 모드입니다. 이 모드로 촬영하면 중요한 새 피사체가 프레임 안으로 들어올 것을 미리 예측하고, 피사체가 화면 안에 등장하면 알아서 초점을 맞춰줍니다. 덕분에 상상력을 발휘하면 영화 같은 장면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미 촬영된 파일에도 원하는 피사체에 심도 효과 편집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13 시리즈는 모두 지원하며, 와이드, 망원, 전면 트루뎁스 카메라에서 활용 가능하고요. 돌비 비전 HDR 까지 지원합니다. 대단하죠.

iPhone 13 Pro_A15 Bionic Video_facebook

애플이 워낙 드라마틱하게 설명했기 때문에, 이벤트를 보는 내내 “아이폰 13 Pro가 있으면 영화 감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벤트가 끝나고 냉정하게 따져보니 몇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결국 포커스 링을 돌려가며 촬영한 게 아니라, 영상 안에서 인위적으로 배경과 피사체를 인식해서 아웃포커스처리해야 하는 방식이니까요. 전환 효과나 피사체의 경계를 인식하는 방식에서 어색함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상이 아니라 사진으로 처리하는 인물 사진 모드 역시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완벽하진 않으니까요. 게다가 이 기능은 1080p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한계가 느껴지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게 평가하는 점은 이게 단순하게 ‘포커스를 옮기는 기능’이 아니라 밑단에서 어마어마한 프로세싱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영상 안에 모든 정보를 분석해서 어떤 게 내가 원하는 피사체인지를 판단하고, 배경을 분리해서 심도 표현을 해야 하니까요. 그게 프레임 단위로 이루어진다는 건 정말 놀랍죠. 아마 1초에 최대 15조 8천 억 회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새로운 뉴럴 엔진 덕을 보지 않았을까요.

디스플레이에서도 큰 변화가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루머로 꼽히던 프로모션 기술이 드디어 적용되었습니다. 이제 10Hz에서 120Hz로 필요에 따라 프레임 속도를 조정하는 가변 재생률이 적용됩니다. 이 역시 갤럭시 시리즈엔 진작 적용된 기능이죠.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만 프로모션 기술을 지원하다, 아이폰에서는 처음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뒤늦은만큼 최적화된 모습을 기대해보게 됩니다. 이 새로운 지능형 디스플레이는 A15 Bionic 새로운 디스플레이 엔진과 향상된 속도의 GPU 성능, 상시 작동형 터치 보조 프로세서를 활용하며 iOS 15과의 연동을 위해 맞춤 설계되어 제스처와 애니메이션 게임과 같은 활동 빠르고 뛰어난 반응 속도를 느낄 있게 만들어줍니다. 필요에 따라 재생률을 조절해 배터리를 절약해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화면을 넘길 때 손가락이 움직이는 속도를 파악해서 그 속도에 맞게 프레임을 바꾼다고 하네요. Pro 모델에서는 화면 밝기 역시 전작보다 25%가량 밝아져, 최대 1000니트의 밝기를 제공합니다.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고 말하기엔 굵직한 업그레이드가 많죠?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기 전에는, 혹은 실제로 사용하더라도 쉽사리 체감하기 어려운 변화가 많습니다. 아이폰 12 Pro 시리즈부터 적용되었던 Apple ProRAW 포맷처럼 지나치게 Pro를 겨냥한 마니악한 기능이 많아서 입니다. 앞서 언급한 시네마틱 모드 역시 일반적인 사용자가 자주 활용하기엔 진입장벽이 높은 기능이구요. 신기하고 대단하긴 하지만 그걸 위해서 스마트폰을 교체하긴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은 이게 Pro 모델이 가야 할 길인 걸까요? 아직은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결국엔 손에 잡히는 변화는 120Hz 프로모션 기술과 배터리 시간의 향상 정도가 되겠습니다. 기대하던 AOD 역시 이번 제품에서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가격은 아이폰 13 Pro가 135만 원부터, 아이폰 13 Pro Max가 149만 원부터입니다.


iPad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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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오늘의 가장 찬란한 제품은 아이패드 미니였습니다. 공개되는 순간 “으악, 사야한다!”를 외쳤죠. 그동안 간절히 기다린 ‘아이패드 미니 이상향의 모습’과 거의 닮아있었습니다. 기존 7.9인치 디스플레이에서 8.3인치로 화면을 키웠지만, 휴대성은 조금도 해치지 않았죠. 지긋지긋한 홈버튼 디자인과 태평양보다 넓어보이는 베젤도 모두 갈아 엎었습니다. (물론 기존 아이패드 미니 5세대 사용자로서 태평양같은 베젤이 한손 그립에는 꽤 안정감을 주었다는 사족을 안 달 수는 없겠네요…) 두께가 0.1mm 늘어나긴 했지만 화면이 시원하게 넓어지며 가로, 세로는 조금도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무게는 미묘하게 줄어들었으니 칭찬해야겠죠.

iPad mini_product image_facebook

아이패드 미니의 최고 매력인 한 손으로도 들 수 있는 가벼움을 잃지 않으면서, 보는 재미만 키웠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기존에는 애플펜슬 1세대만 지원해서 반드시 뒷꼭다리(?)로 충전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했지만, 새로운 미니는 애플펜슬 2세대를 지원합니다. 카메라도 충분히 업그레이드되어 화상 회의 용으로도 사용할만 합니다. 5G를 지원하며, 충전 단자는 USB-C로 바뀌었고, 아이폰 13 시리즈에 적용된 A15 바이오닉 칩을 탑재했습니다. 너무나 급진적인 변화라 아이패드 미니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아이패드 에어의 미니 버전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iPad mini_facebook

그리고 드디어 가로 화면 시 스테레오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 5세대의 가장 강렬한 단점이 스피커였던 만큼 기대가 큽니다. 다만, 이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좋아지다보니 가격도 몹시 올라갔습니다. 기존 아이패드 미니 5세대는 64GB 와이파이 모델이 49만 9,000원이었는데, 새로운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64만 9,000원. 스펙을 생각하면 완전 이해 못할 가격은 아니지만, 15만 원차이면 거의 같은 라인업이라고 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눈물이…. 하지만 품겠습니다.


Apple Watch Series 7 

Apple Watch Series 7 Design - Facebook
[왼쪽부터 1세대, 3세대, 7세대 애플워치 변천사]

마지막으로 새로운 애플워치까지 간단하게 소개해드릴게요. 공개 직전까지 각진 디자인으로 바뀐다는 루머가 지배적이었는데, 아니었죠. 화면 영역이 넓어지며 테두리의 곡선을 더욱 강조하는 형태로 출시되었습니다. 베젤이 줄어들며 화면이 넓어졌을 뿐, 디자인 자체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밴드도 이전 모델과 모두 호환가능 하고요. 화면 테두리까지 디자인 영역으로 활용한 새로운 워치 페이스가 돋보이네요.

내구성도 개선한 모습입니다. 외부 충격으로 인한 균열을 더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전면 크리스털을 탑재했으며, 애플워치 최초로 IP6X 인증을 획득해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pple Watch Series 7 - Facebook

알루미늄 케이스는 컬러가 다섯 가지로 다양해졌습니다. 그린, 블루, 레드, 스타라이트, 미드나이트로 더 컬러풀해졌죠.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에서 손목을 올리지 않은 상태로도 70% 더 밝은 화면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도 변화 중 하나 입니다.

Apple Watch Series 7 Contour Face - Facebook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사용시간은 전작과 동일합니다. 대신 충전 속도를 더 빠르게 제공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제시했네요. 하루를 쓰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단 하루라도 충전을 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시계라는 게 늘 아쉽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7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입니다.

오늘 이벤트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실사용 리뷰도 조만간 준비해볼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