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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러를 위한 잠옷 쇼핑리스트

나는 잠옷이 좋다. 소재가 좋고 핏이 훌륭한 잠옷을 입은 날엔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입은...
나는 잠옷이 좋다. 소재가 좋고 핏이 훌륭한 잠옷을 입은 날엔 세상에서 가장…

2020. 12. 10

나는 잠옷이 좋다. 소재가 좋고 핏이 훌륭한 잠옷을 입은 날엔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입은 모습을 오직 나만 본다는 그 사치스러움이 좋고, 헐렁한 잠옷과 내 몸 사이에 펼쳐진 무한한 자유를 사랑한다. 외출 후 속세의 모든 굴레를 허물처럼 발밑에 던져두고 잠옷을 입고 나서야 비로소 ‘집에 왔다’라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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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잠옷에 대한 나의 집착은 점점 더 심해졌다. 여행도 외식도 쉽지 않은 요즘이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는 삶은 너무 시시하니까. 그래서 오늘은 순전히 사심으로 내 마음속에 ‘저장’해놨던 나의 잠옷 장바구니 리스트를 공개할까 한다. 이미 산 것도 있고, 다음 월급날을 위해 잠시 대기 중인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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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확실한 건, 오늘 소개할 잠옷들이 굉장히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는 거다. 일단 소재가 중요하다. 핏, 착용감, 그리고 보온까지 이 모든 것은 좋은 소재에서 온다. 그래서 오늘 기사에선 유독 소재에 대한 설명이 많다. 잘 참고해 두었다가 나만의 잠옷을 살 때 참고하셨으면 좋겠다(잠옷을 살 땐 소재 체크가 필수다). 다음은 핏이다. 이걸 입고 잠도 자고 밥도 먹고 굴러다녀야 하니 꽉 끼거나 애매하게 붙는 것도 곤란하다. 성별이나 체형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것들로만 선별했다. 지하상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퀄리티나 여기저기서 보이는 흔한 디자인도 모두 뺐다.  5만 원대에서 10만 원대 초반까지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20만 원이 넘는 사치스러운 고오급 잠옷도 모두 제외했다. 대신 상하의 모두 한 세트로 구성된 파자마 세트뿐이다. 단독으로 사면 자꾸 목 늘어난 티셔츠 구멍난 바지랑 함께 입게 되는 거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자 그럼 이제 장바구니 담으러 가 보자.


[1]
굿나잇 데이브

goodnightdave_123[이미지 출처: MBC 나 혼자 산다]

나는 남이 어떻게 사는지 보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 유튜브에서도 주로 ‘룸투어’를 검색하고, 거의 유일하게 챙겨 보는 TV 프로도 <나 혼자 산다>다. 얼마 전엔 EXO의 카이가 나왔다. 슬쩍 봐도 비싼 게 분명해 보이는 조명과 10명은 족히 앉을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소파도 물론 인상적이었지만, 영상을 보는 내내 오직 잠옷만 내 눈에 들어왔다. 쫀쫀하면서도 부들부들한 소재는 몸에 착 감기고, 몸을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물처럼 유연하고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내가 찾고 있던 그 잠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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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데이브는 “잠이 인생을 바꾼다”라고 믿을 만큼 잠옷에 진심인 브랜드다. 카이가 입은 에반 파자마 세트는 모달 93%에 스판 7%를 섞은 소재를 사용했다. 모달 소재란 너도밤나무 펄프를 원료로 한 재생섬유로, 면처럼 보이지만 면보다 더 부드럽고 신축성이 좋아서 입으면 피부처럼 착 감기는 고급 소재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7만 원대 초반인 굿나잇 데이브 잠옷 중에서도 유독 이 제품만 12만 9,000원으로 가격대가 좀 높다. 사실 모달은 피부에 닿는 느낌이 시원한 느낌을 주는 소재라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 잘 맞는데, 만약 몸에 열이 많거나 집에 보일러가 너무 빵빵한 사람들에게는 겨울에도 모달 소재의 잠옷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 굿나잇 데이브 에반 파자마 세트
  • 가격은 12만 9,000원
  • 구매는 여기

[2]
재야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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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잠옷 중 가장 합리적인 가격대를 자랑한다. 재야홈에는 디자인이 무난하면서도 매일 질리지 않고 입을 수 있는 좋은 잠옷이 많다. 물론 입자마자 기분이 하늘을 찌르는 그런 잠옷도 좋지만, 사람이 어떻게 맨날 미슐랭 파스타만 먹고 사나, 씹을수록 단맛이 나오는 흰쌀밥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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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잠옷은 3만 원도 안 하는 가격대에 비해 퀄리티가 굉장히 좋다. 멀리서 보면 그냥 스트라이프 패턴처럼 보이지만, 흔치 않은 하운드 투스 체크무늬다. 이 체크는 굉장히 역사가 깊은데, 사냥개의 이빨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고 영국 왕실과 크리스찬 디올이 사랑했던 무늬기도 하다. 면 100% 소재지만 표면에 별도의 처리를 더해 마치 니트처럼 솜털이 몽글몽글 올라와 보온성이 좋다. 커플 잠옷으로 나왔지만, 하나만 살 수도 있으니 솔로들이여 너무 슬퍼하지 말지어다. 사이즈도 M부터 2XL까지 있다는 것도 장점.

  • 재야홈 잔체크 겨울 기모 커플 잠옷 파자마 홈웨어 
  • 가격은 2만 8,900원
  • 구매는 여기

[3]
조스 라운지

btslifegoeson[이미지 출처: BTS ‘Life Goes On’ 뮤직비디오]

빌보드 차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BTS의 신곡 Life Goes On의 뮤비에서 지민, 진, 정국이 입고 있는 잠옷이 바로 조스 라운지의 제품이다. 오늘 소개하는 잠옷들은 모두 국내 브랜드의 제품인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멋진 홈웨어를 만드는 브랜드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조스 라운지도 역시 그중 하나로 패턴을 참 잘 뽑는다. 요 시즌 잠옷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체크무늬도 조스 라운지의 손을 거치면 한끝 다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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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스 라운지에서 소개하고 싶은 제품이 너무 많은데 BTS 버프를 받고 지금 대부분의 인기 모델이 12월 말 이후 입고 예정이더라. 그래서 오늘은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모델로 골랐다. 입는 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 무드를 온몸에 끼얹을 수 있는 타탄 체크무늬가 사랑스럽다. 소재는 면 100%로 이런 경우 신축성이 없기 때문에 사이즈를 고를 땐 조금 넉넉하게 골라야, 허벅지나 엉덩이가 애매하게 껴서 앉을 때마다 느껴지는 불편함을 막을 수 있다.

  • 조스 라운지 로열 타탄 파자마 세트 
  • 가격은 9만 2,000원
  • 구매는 여기 여성용 / 남성용

[4]
비브비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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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면서도 멋스러운, 집에서 뒹굴다 그대로 집 앞 편의점에 다녀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잠옷’을 찾고 있다면 비브비브의 멜로우 SET를 추천한다. 유칼립투스 나무 추출물로 만든 텐셀 모달 소재를 사용했고 표면에 샌드 워시 처리를 해서 마치 벨벳 같은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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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걸 잠옷이라고 불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디테일이 상당하다. 상의의 앞쪽엔 양손이 들어가는 사이드 포켓을 더했고, 소매 부분엔 엄지손가락을 끼울 수 있는 핑거 홀도 있다(솔직히 말해서 이건 왜 있는지 잘 모르겠다). 게다가 하의의 허리 스트링이 굉장히 넓은 편이라 허리춤의 고무줄이 내 뱃살에 눌려 가련하게 접히는 불상사도 대비했다. 컬러감이나 디자인까지 사실 잠잘 때 입는 옷이라기보단 집에서 입는 홈웨어에 가까운 퀄리티를 자랑한다.

  • 비브비브 멜로우 SET
  • 가격은 10만 9,900원
  • 구매는 여기

[5]
발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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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런 소재에 이런 스타일의 잠옷이 정말 많이 보인다. 나도 집에 하나 있고, 겨울 잠옷 리스트 중 무조건 한 개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발코니의 이 멋진 배색을 보라. 보라색과 남색의 경계에서 아슬아슬 줄타기 하는 오묘한 컬러에 카키색 포인트라니! 이보다 세련될 수 있을까? 이건 사야겠다. 게다가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로브와 헤어밴드까지 함께 하면, 내가 우리집 방구석의 패셔니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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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면 이중직 원단으로 도톰한 소재는 굳이 이불을 덮지 않아도 따듯할 것 같다. 동백꽃과 벽돌의 중간 정도 되는 톤으로 보이는 레드 컬러도 근사하다. 웜톤, 쿨톤 여러분의 선택은? 자신의 피부 톤에 맞춰 골라보자.

  • 발코니 산드라 파자마 
  • 가격은 11만 2,000원
  • 구매는 여기 여성용 / 남성용

[6]
데코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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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침구는 모두 데코뷰에서 장만했다. 데코뷰는 침구와 커튼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해 다양한 홈스타일링 제품을 판매하는 곳인데, 요즘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들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종종 들러 잔뜩 지르고 오는 개미지옥 같은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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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코뷰에서도 꽤 괜찮은 잠옷을 제작해서 판매하고 있다. 벨벳과 비슷한 느낌의 벨로아 소재로 만들어져 은은한 광택이 고급스럽다. 수면 잠옷 정도로 두껍지는 않아도 보온력도 꽤 있는 편. 남성용은 멋스러운 네이비로 만들고 여성용은 연핑크로 만든 뻔함이 좀 아쉽지만 나는 잠옷의 경우 사이즈를 굉장히 넉넉하게 선택하는 편이라 남성용을 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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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도시적인 느낌에 모달 소재의 뉴욕시티 모달 파자파 세트도 같은 가격에 판매 중이니 취향대로 골라보자.

  • 데코뷰 포근한 면벨로아 파자마세트
  • 가격은 6만 9,900원
  • 구매는 여기 여성용남성용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