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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in my phone?

안녕, 여러분. 에디터H야. 오늘은 까탈로그 스타일로 말 좀 놓고 시작할게(혹시 까탈로그 구독 안 했으면 제발 부탁해). 기운이 없어서 말이 짧아진...
안녕, 여러분. 에디터H야. 오늘은 까탈로그 스타일로 말 좀 놓고 시작할게(혹시 까탈로그 구독…

2020. 07. 15

안녕, 여러분. 에디터H야. 오늘은 까탈로그 스타일로 말 좀 놓고 시작할게(혹시 까탈로그 구독 안 했으면 제발 부탁해). 기운이 없어서 말이 짧아진 점 이해해줘. 근데 다들 요즘 그렇지 않아? 뭘 해도 의욕이 없달까? 날은 더워졌는데 마스크를 끼고 헤매다 보면 입부터 코까지 뜨끈한 입김이 맴돌고, 쉽게 피로해져. 최근 10년을 해외 출장에 시달리며 살아서 비행기는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어디도 떠날 수 없다고 생각하니 괜히 우울해. 세계가 좁아진 느낌이야. 그래서 하염없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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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깃거리가 없어서 슬프다고 생각하던 중에 눈앞을 보니 이것도 좋은 글감이다 싶은 거 있지? 오늘은 15페이지에 걸쳐서 앱이 나열되어 있는 내 아이폰에서 8가지 앱을 골라 소개할까 해. 선정 기준은 내 마음대로야. 예전부터 자주 쓰는 앱부터, 너무 신기해서 소개하는 앱까지. 광고는 일절 없어. 그럼 하나씩 볼까?


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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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너무 뻔한 게 나왔지? 근데 당근마켓 얘기를 안할 수가 없었어. 예전에 와이즈앱에서 발표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쇼핑 앱>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었거든. 20대부터 50대까지 전부, 쿠팡 다음으로 많이 쓰는 게 당근마켓인 거 있지? 우리가 언제 당근의 민족이 된 거지? 사실 당근마켓은 진입장벽이 정말 낮아. 앱 인터페이스 자체도 쉽고, 지역 기반이라 집 앞 편의점 가는 기분으로 거래할 수 있고. 중고나라보다 가격 형성이 낮게 되어있지만, 무료 나눔도 많고 정겹달까? 기존의 중고 거래가 정말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당근 마켓은 안 쓰는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느낌이랄까. 원래 중고거래를 번거롭게 여기거나 경험이 없었던 사람들도 당근마켓을 통해 재미를 보게 된 것 같아. 사실 나도 그렇거든. 4년째 안 쓰던 샤넬 지갑이랑 운동화를 저렴하게 팔아버렸어(그 영상이 궁금하면 ‘여기’로). 심심할 땐 눈팅하는 것만으로도 재밌더라고. 어제 친구네 동네엔 “여행 갈 친구 없는 아싸의 여행상품권을 치킨값으로 바꿔주실 분을 찾습니다”라는 판매글이 올라왔대.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우머가 있어.


뱅크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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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알겠지만 나는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돈을 쓰는 타입이야. 하하. 당연히 모아 놓은 돈은 별로 없어. 그래도 쥐꼬리만한 돈이라도 붙들고 그렇게 열심히 재테크를 한다? 돈을 좋아하는 편이거든. 틈만 나면 적금을 새로 가입하고, 펀드도 집적거리다 눈물 많이 흘렸고, 요즘엔 주식도 시작했어. 그래서 돈이 정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상태야. 뱅크 샐러드 앱은 나 같은 사람한테 참 좋아. 모든 금융사에 들어있는 자산을 한 번에 모아서 보여주니까 확인하기 쉽거든. 게다가 주식 손익 현황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서 보여주니까 일일이 로그인해서 확인할 필요도 없고. 요즘은 인스타그램보다 뱅크 샐러드를 더 활발하게 확인하는 것 같아. 해외 주식 데이터는 연동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네. 내가 테…슬….ㄹ… 흠흠, 그 주식을 샀거든. 금융비서라는 기능이 있어서 매주 내가 돈을 얼마나 쓰는지, 어떻게 쓰는지 경고해 주기도 하고. 근데 왜 매주 지출이 조금 많은 편이라고 그러는 거야?


머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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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런 적 있어? 새벽에 가만히 누워있는데 잠은 오지 않고, 외로워서 누군가와 통화하고 싶은데 전화 걸 사람은 없고, 그렇다고 낯간지럽게 인스타그램에 감성글 같은 거 쓰는 타입도 아니고. 그런 순간에 ‘머머링’이라는 앱을 추천해. 아주 단순해. 다른 요소 없이 그냥 ‘목소리’로 소통하는 앱이야. 게다가 익명성도 보장되고. 아무때나 스마트폰에서 15초 동안 하고 싶은 말을 녹음해서 올리면 끝. 혹은 비가 내리는 소리나, 타이핑하는 소리도 좋고. 짧은 노래를 부른 사람도 있고, 새벽 출근길에 인사말을 올린 사람도 있고, 헤어진 연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사람도 있고. 누군가의 일기장을 엿보는 기분인데 괜히 위로가 된다? 아직 사용자가 많은 것 같진 않아. 한 번 써봐.


그럼피 캣의 생애 최악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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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게임 많이 해? 나는 아니야. 그런 것 치곤 최근 두 달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푹 빠져 살았지만 평소엔 안 그래. 이 게임은 그냥 너무 웃겨서 소개해. 이름부터 ‘생애 최악의 게임’이지. 게다가 부제는 ‘끔찍한 미니 게임 컬렉션’. 아주 황당해. 심술 맞은 고양이가 계속 나와, 계속 심통을 부리는 게 에디터M이랑 비슷해. 단순노동에 가까운 미니게임을 플레이해서 성공하면 다음으로 넘어가고 플레이 속도가 점점 빨라져, 실패하면 고양이가 화를 내. 그렇다고 잘 했을 때 애교를 부리거나 좋아해 주는 것도 아니야. 그분을 화나게 하지 않는 게 우리 목표지.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보자. 오프라인에서도 플레이 가능!


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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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디에디트 라이프 채널에 명품 하울 영상 같은 걸 올리면, 구매 대행은 어디서 하냐는 질문을 받곤 해. 브랜드에 따라 여러 군데를 이용하는데 최근에 쓰는 서비스는 ‘발란’. 파페치나 마이테레사 같은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돼. 근데 한국 서비스라 완벽한 한글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센터 문의도 더 쉬운 게 장점. 물건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야. 해외 여러 부티크에서 물건을 가져오기 때문에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다른 경우가 있어. 그래서 운이 좋으면 진짜 싸게 건질 수도 있고. 내가 감동한 건 배송 과정. 언제 출발했는지, 어디쯤 오는지 다 안내해줄 뿐만 아니라 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영상으로 찍어서 미리 보내주거든. 난 여기서 셀린 트렌치 코트를 한국 백화점 가격의 절반에 구입했어.


아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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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누가 소개해 줘서 다운로드한 앱인데, 주얼리 브랜드만 모아놓고 파는 플랫폼이야. 가격대도 다양하고, 제품도 예쁜 게 많더라고. 일반 쇼핑몰에 비해 귀걸이, 귀찌, 피어싱… 이런 식으로 세분화되어 있어서 검색하기도 쉽고. 검색 필터에서 소재까지 고를 수 있어. 귀걸이는 침 소재가 은인지 티타늄인지 도금인지까지 선택해서 볼 수 있더라고. 아직 구입한 적은 없는데 귀걸이 사고 싶을 때마다 종종 구경하고 있어. 브랜드는 많은데 스타일이 다 비슷비슷한 게 좀 아쉬워. 참고로 전부 무료배송이래. 이건 좋다!


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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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시간 보내기에 비타처럼 좋은 앱이 없어. 영상 편집 1도 모르는 사람도 완전 고퀄의 브이로그를 만들 수 있는 앱이야. 미리 만들어진 템플릿에 맞춰서 잘 나온 사진이나 영상을 선택하기만 하면 끝! 유튜브에서 리뷰한 적 있으니까 길게 설명하지 않을 게 그냥 ‘여기’를 클릭하면 다 알 수 있어.


데일리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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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내가 몇 년 동안 사용 중인 메모 앱이야. 문장이 떠오를 때마다 기록해두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 그나마 이 앱을 써서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는 떠오르는 단상을 붙잡아두고 있어. 썩 대단한 앱이라고는 못하겠어. 가끔 앱이 튕기기도 하고, 썼던 글을 날렸던 적도 있고. 글을 저장할 때마다 광고를 봐야 하기도 하고. 근데 이만큼 글쓰기 좋은 디자인의 앱이 또 없더라고. 폰트도 너무 마음에 들고, 앱을 열자마자 바로 타이핑할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들어. 작성해둔 글은 달력을 기준으로 저장돼. 글 쓰는 것도 운동처럼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듯이.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