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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TY IS THE NEW SEXY

안녕! 난 정우성이이야. 혹시 지금 이름만 듣고 그 멋진 분을 상상했어? 아쉽지만 아니야. 나는 <GQ>와 <에스콰이어> 에디터를 거쳐 지금은 자동차...
안녕! 난 정우성이이야. 혹시 지금 이름만 듣고 그 멋진 분을 상상했어? 아쉽지만…

2020. 07. 12

안녕! 난 정우성이이야. 혹시 지금 이름만 듣고 그 멋진 분을 상상했어? 아쉽지만 아니야. 나는 <GQ>와 <에스콰이어> 에디터를 거쳐 지금은 자동차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리뷰 미디어 <더파크tv> 대표로 있어. 반가워. 이상하게 디에디트에 글을 쓰려니 반말을 하게 되네? 원래 초면에 반말하고 그런 경우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가볍게 한 번 시작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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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볼보 얘기를 할 거야. 볼보가 한국도로공사랑 ‘드라이브 투 제로(Drive to Zero)’라는 이름의 멋진 캠페인을 시작했거든. 일단 한 번 읽어봐. 끝까지 읽어보면, 내가 볼보야말로 진짜 섹시한 자동차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거야.

이제 반말은 그만, 다음 문단부터는 진지하게 가자.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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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도시 전설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80년대 말~90년대 초 정도였을까? 겨울이었다. 폭설 후 며칠이 지난 즈음, 어른들이 이런 얘기를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 왜 재벌집 총수 딸인데 시골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서
저 아래 밭두렁으로 여섯 바퀴인가 일곱 바퀴인가, 어쨌든 데굴데굴 굴렀대.”

“아이고 어떡해 그래. 안 다쳤대?” 

“아 놀라긴 했겠지.
실오라기 하나 안 다쳤대,
글쎄. 기사도 애도 멀쩡했대. 다음날 멀쩡하니 학교 나왔더라고.
그게 보통 차가 아니었대.” 
 

몇 바퀴나 굴러서 저 아래 논밭에 떨어져도, 그 안에 타고 있던 사람이 초등학생 여자 아이였어도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는 자동차의 이름. 그 차가 볼보였다. 한국에 수입차가 막 들어오기 시작하던 시대. SNS는 커녕 휴대전화도 없었던 그때부터 볼보는 생명과 안전의 상징으로 바이럴되던 브랜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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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승객을 제대로 보호할 줄 아는 튼튼한 차체를 만들고 나서 그걸 멋지게 자랑할 줄도 알았다. 볼보가 만든 한 장의 광고 이미지는 도시 전설을 사실로 굳혀버렸다. 볼보 740과 760 7대를 쌓은 그 유명한 사진, 이른바 볼보 ‘세븐업(7up)’. 다시 바이럴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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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그거야 그, 재벌집 딸 살린 차. 볼보.
이렇게 단단하니까 차가 막 굴러도 사람이 안 다치지. 스웨덴 바이킹 알아 몰라?”

완고하게 각진 차체, 그때나 지금이나 그래서 더 세련된 이미지, 일단 한 번 갖게 되면 나도 가족도 다치지 않을 거라는 믿음. 바이킹과 볼보는 전혀 상관 없었지만 북유럽 자동차를 향한 일말의 판타지, 순수한 호기심과 소유욕들이 볼보를 만인의 드림카로 만들었다. 한국에서, 볼보와 안전은 그렇게 동의어가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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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가 만들어진 건 20세기 초, 1927년 스웨덴에서였다. 1959년에는 3점식 안전벨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금 전 세계 모든 자동차에 장착돼 있는 그 안전벨트를 개발한 회사가 바로 볼보였다. 항공기 안전장비를 개발하던 닐스 불린이라는 사람의 작품이었다. 3점식 안전벨트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약 1백만 명 이상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객의 몸과 직접 닿아 있는 1차 안전장비로서 그 어떤 첨단 장비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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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첫 번째 감동 포인트. 볼보는 3점식 안전벨트에 대한 특허를 갖지 않았다. 1963년부터는 미국에서 파는 모든 볼보에 3점식 안전벨트를 장착하기 시작했다. 3점식 안전벨트를 아직 도입되지 않은 다른 모든 나라에도 장착을 허용했다. 심지어 다른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것도 허가했다. 특허보다 안전을, 돈보다 생명을 생각하는 인류애가 볼보자동차의 근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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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볼보의 안전장비는 좀 다른 차원으로 진화했다. 운전자와 승객을 벗어난 세계, 차 밖에 있는 사람과 동물까지 보호하기 시작했다. 2012년엔 보행자를 위한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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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장착된 볼보의 레이다는 자전거를 탄 사람도 인식할 수 있다. 이로써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가 더 완벽해졌다. 시티 세이프티는 충돌 사고 위험이 있는데 운전자가 제 때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볼보가 알아서 속도를 줄이거나 완전히 정지하는 안전장비의 이름이다. 2015년부터는 도로에서 갑자기 만날 수 있는 대형 동물도 인식한다. 역시 세계 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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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안전장비가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진화할 수 있는 덴 다 비결이 있었다.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했던 한 사람의 집념이 있었던 것처럼, 볼보의 촘촘함에도 사람이 바탕이었다. 치열하고 잔혹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팩트와 현상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했던 볼보의 공헌자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볼보 교통사고 조사팀(Volvo Traffic Accident Research Team)의 존재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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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난 50년 동안 사고 현장에 있었다. 7만2천 명 이상의 탑승자, 4만 3천 건 이상의 사고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도로 및 교통상황, 사건 발생 시각, 충돌 원인과 피해를 꼼꼼히 기록했다. 그 끈질긴 관찰과 연구를 통해 도로 위에서 벌어진 전체 추돌 사고의 75퍼센트가 저속에서 발행했다는 사실, 전체의 50퍼센트는 추돌 전 전혀 제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5c7e1e01250000050580af65[볼보 교통사고조사팀은 10대 여자아이, 임산부, 노인의 몸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볼보의 안전장치, 시티 세이프티는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시속 50킬로미터 이하,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인데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차가 알아서 제동한다. 시속 15킬로미터로 주행 중이었다면 완벽하게 정지할 수도 있다. 최근엔 옆 차선 상황까지 인지하기 시작했다. 급제동 대신 스티어링 휠을 살짝 틀어서 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진화한 것이다. 볼보의 경추 보호 시스템 WHIPS(Whiplash Protection System)과 커튼형 에어백도 교통사고 조사팀의 연구를 기반으로, 역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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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와 기술은 성과로 이어졌다. 영국의 자동차 전문 리서치 업체 대첨 리서치가 지난 16년 간 추적한 결과, 볼보 XC90을 탔던 사람 중에선 단 한 명의 교통사고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운전자와 탑승객을 모두 포함한 결과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주관하는 ‘스몰 오버랩 충돌 테스트’에선 10년 이상 우수등급이었다. 풍성한 현장 경험과 기술 개발이 생명을 지켜내는 선순환의 중심에 볼보 교통사고조사팀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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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서 두 번째 감동 포인트. 볼보자동차는 지난 2019년 3월, 교통사고조사팀이 현장에서 쌓은 교통안전 관련 정보와 지식을 사회와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프로젝트 E.V.A.(Equal Vehicles for All)’를 발표하고 안전과 관련한 지적 자산을 업계 최초로 모두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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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연령과 상황의 여성들이 어떤 형태의 사고 혹은 부상에 더 취약했던 이유. 지금까지 우리가 ‘사람 형상’이라고 생각했던 건 사실 ‘성인 남성’의 형상이었고, 그런 모양으로는 인생 주기에 따른 인간의 다양한 형태와 상황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도 볼보는 알고 있었다. 임산부 형태의 더미를 발명했던 것도 볼보가 세계 최초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캥거루 더미도 개발해 실험하고 있다. 로드킬 방지를 위해서다. 이게 다 현장의 깨달음이었다. 교통사고조사팀의 성과였다. 정말이지 지고지순하고 일관된 사람들.

[볼보 교통사고조사팀과 더미 가족의 노고와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2020년엔 볼보자동차 코리아도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도로공사와 볼보자동차가 중상해 및 사망사고 제로를 향해 가는 캠페인에 힘을 모았다. 교통사고조사팀 설립 50주년과 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을 기념하는 안전운전 습관 만들기 캠페인의 이름은 ‘드라이브 투 제로(Drive to Zer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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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 번 드라이브 투 제로 사이트를 들러보자. 나의 운전습관을 점검하고, 더 안전하게 운전하자.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도로공사가 분석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 원인은 크게 세 가지였다.

총 1,079명 중 80퍼센트. 무려 857명이 졸음, 주시 태만, 과속운전으로 사망했다. 과속치사율은 15배 이상, 음주운전 위험도는 무려 25배였다. 습관이 사고로 이어진 것이었다. 드라이브 투 제로 마이크로 사이트에선 평소의 운전 습관을 점검할 수 있다. 안전운전에 대한 서약도 할 수 있다. 나쁜 습관을 고치는 건 그게 위험하다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다짐 만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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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포르쉐나 페라리처럼 섹시한 스포츠카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80년대의 입소문 시대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드림카의 위상을 지키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대체 이유가 뭘까? 세상엔 좀 다른 결, 아주 포근한 맥락의 섹시도 있기 때문이다. 간이 똑 떨어지게 달리는 일, 아찔하게 꺾이는 주행감각만이 섹시한 건 아니라서다. 볼보의 섹시함은 다른데 있다. 이토록 스마트한 안전.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심지어 타인의 생명까지 지켜준다는 확신이야말로 볼보의 진짜 매혹이다. 언제나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믿음 그 자체가 볼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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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정우성

시간이 소중한 우리를 위한 취향 공동체 '더파크' 대표.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고전음악과 일렉트로니카, 나무를 좋아합니다. 요가 에세이 '단정한 실패'를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