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날이 갑자기 더워졌다. 재킷을 입으면 덥고, 없으면 춥다. 그래, 에어리즘 리뷰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우리 필자 중에 한명이 글에 “여름이 되면 유니클로에서 에어리즘을 사며 시즌을 준비한다”고 썼더라. 읽으면서 “어머, 나돈데!”하고 깔깔 웃었다. 더 재밌는 건 웃다가 티셔츠 안을 더듬어봤더니 그 순간에도 에어리즘을 입고 있었다는 사실. 이런 유니클로 덕후들.
에어리즘은 유니클로가 세계적인 섬유회사와 손잡고 만든 일종의 테크놀로지 이너웨어다. 입어보면 왜 이름이 에어리즘(AIRism)인지 바로 알 수 있다. 피부에 들러붙는 느낌 없이 실크처럼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통기성도 뛰어나 하루 종일 입고 있어도 쾌적함을 유지해준다.
따뜻한 계절에 손이 더 많이 가긴 하지만, 사실 에어리즘은 사계절 이너웨어에 가깝다. 나는 어느 계절에나 옷 안에 에어리즘 캐미솔을 받쳐입는다. 오래된 습관인데 답답하고 불편하지 않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의외로 이게 훨씬 편하다. 워낙 얇기 때문에 옷의 핏을 망치는 일도 없고, 다른 이너웨어보다 탁월하게 스타일을 살려준다.
그러다 보니 사계절 내내 옷장 한쪽에 상비해두게 됐다.
평소에 몸에 딱 맞게 옷을 입는 걸 답답해하는 사람이라도 에어리즘은 신축성이 뛰어나고 몸에 부드럽게 밀착된다. 덕분에 위에 어떤 옷을 입어도 부해 보이지 않고 핏이 예쁘다. 나중엔 안에 캐미솔을 입었다는 사실을 까먹을 정도다. 진짜다. 그러니까 매일 입을 수 있는 거다.
가장 좋은 포인트는 땀이 났을 때도 금방 말라서 뽀송해진다는 거. 지난 주말엔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하루종일 짐을 나르고, 가구를 옮겼더니 모처럼 땀을 잔뜩 흘렸다. 원피스 안에 에어리즘 캐미솔을 받쳐입고 갔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후가 되니 캐미솔이 다 말라서 금방 보송보송해졌다.
만약에 원피스가 그대로 살에 닿고 땀에 젖었다면, 사무실 공사를 하는 12시간 내내 찝찝했을 것이다. 땀냄새도 억제해준다. 얼마나 감탄했는지 땀에 절은 에디터M을 붙잡고, 내가 지금 에어리즘을 입었는데 벌써 다 말라서 시원하다고 영업했을 정도다. 에디터M은 나보고 천상 리뷰어라며 힘들어죽겠는데 자기한테 말하지 말고 글로 써서 올리라고 심드렁하게 답하고 지나쳤지만.
내가 가장 자주 입는 건 에어리즘 캐미솔이다. 적당히 넥 라인이 깊게 파여있어서 상의 안에 레이어드 해서 입기 좋다. 어깨끈이 얇아서 핏되는 옷 안에 입을 때도 부담스럽지 않다. 특히 얇은 소재의 티셔츠를 입을 땐 속옷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 옷 모양을 망친다. 그래서 안에 에어리즘을 받쳐입곤 한다. 이럴 땐 화이트 컬러나 피부색과 비슷한 내츄럴 컬러가 알맞다. 각각 두 장씩 갖고 있다. 난 에어리즘 부자다.
사실 나는 복장이 자유로운 직업이기 때문에 불편한 옷을 입고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타이트한 옷이나 정장을 입고 일해야 하는 직업이라면 하루종일 그 옷을 입고 있는 것 만으로도 곤욕이겠지.
에어리즘 라인 중 패디드 캐미솔이라는 게 있는데, 겨드랑이 부분에 얇은 패드가 있어서 땀을 흡수해준다. 입기 전에는 조금 낯간지러운 디자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입어보면 정말 유용하다.
땀자국이 생기는 일을 피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어깨 스트랩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디자인도 장점. 여름에도 불편한 옷을 입고 일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에게 쾌적함을 돌려줄 마법 같은 아이템이다.
아직도 에어리즘이 그냥 ‘내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코디 컷도 추천한다. 시스루를 좋아하는 나는 속이 비쳐보이는 쉬폰 블라우스나 원피스 안에 같은 컬러의 에어리즘 캐미솔을 레이어드해서 입는다.나는 이 블랙 쉬폰 원피스를 롱 가디건처럼 입곤 하는데, 여기에 블랙 캐미솔을 매치하면 너무 예쁘더라.
니트와도 궁합이 좋다. 니트는 캐시미어가 아니고서야 조금은 까끌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에어리즘을 입고 그 위에 니트를 입으면 살갗에 닿는 느낌이 훨씬 부드럽고 시원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어깨가 흘러내리는 가디건이나 루즈한 핏의 니트라면 어깨끈이 두꺼운 탱크탑이 좋다. 탱크탑은 밖으로 살짝 드러나도 좀 더 캐주얼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리넨 셔츠도 참 좋아한다. 천연 소재가 주는 빳빳하고 시원한 감촉이 매력적이라서. 리넨을 입을 때도 안에 에어리즘을 입으면 피부에 닿는 까슬함도 없고, 비침도 줄어든다.
샛노란 리넨 셔츠엔 그냥 화이트 컬러도 괜찮지만, 네이비나 블랙 컬러를 입고 셔츠 단추를 오픈해서 입어도 예쁘다.
사실 내가 주로 입는 제품들을 소개해드렸지만, 에어리즘 라인업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기사를 쓰는 김에 찾아보니 아우터, 티셔츠, 레깅스 등 좀 더 일상적으로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 많더라. 에어리즘 반팔 U넥 티셔츠는 평소에 입고 다녀도 되겠다. 시원한 소재니까 열대야가 심해질 무렵엔 잠옷으로 입어도 좋을 거고, 유연하고 움직임이 편한 소재라 운동복으로도 좋을 것이다.
유니클로는 기본 아이템을 두고 다양한 변주를 선보인다. 오늘 소개한 에어리즘만 해도 얇고 시원한 소재를 기본으로 이너웨어부터 속옷, 아우터, 레깅스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출시된다. 그래서 얼마든지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혹시 한 번도 에어리즘을 입어보신 적이 없다면, 한 번쯤 경험해보시길. 어쩌면 의외로 일상을 바꿀만한 변화가 될지도 모르니까. 꿉꿉하던 순간이 보송보송하게 느껴지면, 이게 다 에디터H의 추천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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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