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M의 취향] 속 보이는 여자

“난 정말이지 티나지 않게 돈쓰는 재주는 탁월해.” 세상 모든 일에 무던한(무심한) 나지만, 참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딱히 보여줄(?) 사람이 없는...
“난 정말이지 티나지 않게 돈쓰는 재주는 탁월해.” 세상 모든 일에 무던한(무심한) 나지만,…

2017. 08. 24

“난 정말이지 티나지 않게
돈쓰는 재주는 탁월해.”

세상 모든 일에 무던한(무심한) 나지만, 참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딱히 보여줄(?) 사람이 없는 긴 솔로 기간에도 그랬다. 아름다운 속옷을 입으면 자연스럽게 어깨가 펴지고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속옷은 나의 자존심이다.

batch_14945899812

그런 나에게 세상의 모든 남자는 두 가지로 나뉜다. 드로즈를 입는 남자와 그렇지 않은 남자. 삼각은 타이트하고, 사각은 루즈하다. 난 삼각과 사각 그 사이 어디 쯤을 원하는걸. 내가 여러분이 입는 속옷취향까지 간섭할 자격은 없지만, 그래도 다들 이걸 입었으면 좋겠다. 인생은 준비한 자의 것. 언제 어떤(?) 상황에서 벗어도 당당해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한 기사.

aind_1

오늘 소개할 브랜드는 인에이(inA). 사실 인에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속옷브랜드다. 부끄러우니까 내 사진말고 고운 자태의 모델로 대신한다.

sdfe_1

이상할 수 있다. 이게 속옷인지 비키니인지 헷갈릴 수 있지. 여자 속옷이라면, 응당 있어야할 와이어도 캡도 없는 단순한 디자인. 만들다 천이 모자라서 황급히 마무리한 것처럼 보이는 소박함. 물론 사람마다 다른 취향의 영역이지만, 난 대놓고 레이스로 치장한 속옷보다 이렇게 단정한(?) 디자인이 좋더라.

batch_1494589981134

여자 속옷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인에이는 남자 속옷도 있다. 내가 인에이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디자인이다. 의외로 이런 심플한 컬러배색은 찾기 참 어렵다. 다 괜찮은데 꼭 없어도 되는 디테일이 꼭 하나씩 있더라고. 아쉽게. 덜어 내는 건 쉬워보여도 어려운 일이다. 디자인이 단순해지면 화려함에 가려졌던 제품의 질이 여실히 드러난다. 좋은 원단을 쓰지 않으면 이렇게 단순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내기 힘들다.

collage_12erer

물론 그렇다고 착용감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신축성이 좋은 밴드와 유칼리투스 나무에서 추출한 텐셀 소재의 원단을 사용했다. 텐셀은 섬유구조가 매끄러워 민감한 아기 피부에 사용되는 천연 섬유다. 소재 특성상 약간 차가운 느낌이 나면서, 몸에 착 달라붙는데 덕분에 요즘 같은 날씨에 입어도 충분히 만족감을 준다.

inacoupletem[내 마음대로 인에이에서 골라본 커플 속옷]

전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기자가 여자친구에게 인에이 속옷을 커플로 맞춰 선물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을 들을 당시에 난 인에이를 입고 있었다. 내심 부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니 난 커플속옷을 맞춘 게 아니라, 이런 속옷을 골라온 그 센스가 부러웠다.

batch_1494575137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인에이에서 속옷을 사면 이렇게 귀여운 에코백에 넣어서 포장해 준다. 디에디트 에코백을 4분의 1로 줄여 놓은 것 같은 큐트한 크기가 인상적이다. 이미 몇 개는 가지고 있는데, 이솝 파우치와 함께 해외에 나갈 때마다 내 캐리어에 들어가 속옷을 보관해주는 있는 완소템.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