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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의 오아시스, 헉슬리

사람들은 말하지. 도시는 정글이라고. 하지만 난 동의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이 도시는 정글이 아니라 사막이다. 나무와 숲이 우거진 정글에선...
사람들은 말하지. 도시는 정글이라고. 하지만 난 동의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이…

2017. 06. 23

사람들은 말하지. 도시는 정글이라고. 하지만 난 동의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이 도시는 정글이 아니라 사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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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숲이 우거진 정글에선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다. 우리는 함께 있어도 언제나 외로운 사람들. 도시는 정글이 아니라 사막이다. 이 삭막한 사막에서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가시를 드리우고 있는 선인장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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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브랜드는 헉슬리다. 어쩌면 이 브랜드 익숙할 수도 있겠다. 놀랍게도 이 뷰티 브랜드는 <멋진 신세계>를 쓴 올더스 헉슬리에서 따왔으니까. 처음엔 따져 묻고 싶었다. 왜 화장품 브랜드가 황량한 미래 세계를 그린 작가의 이름을 따왔느냐고. 하지만, 이 요망한 브랜드가 헉슬리라는 이름을 고집한 이유는  아래 인용구를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미래는 수많은 정보로 쌓여 사람들은 진정한 정보를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며 진실은 가려질 것이고 그 가치는 점차 희미해질 것이다.”

우리는 분명 과거보다 더 똑똑해졌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원하는 무엇이든 찾을 수 있는 세상이다. 0과 1로 만들어진 정보들은 잠들기 직전까지 우리를 따라다닌다. 하지만 그래서 뭐? 사막의 모래알처럼 무수히 많은 정보는 우릴 숨 막히게 한다. 길게 늘어선 뷔페 앞에서 무엇을 먹을지 몰라 울상이 되어버린 어린아이처럼 우리는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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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슬리는 이러한 문제점으로부터 시작한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불필요한 마케팅과 사족은 벗어버리고  오직 피부에만 집중하자.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겪고 있는 피부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화장품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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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헉슬리가 찾은 대답은 촉촉함이다. 인간은 날씨를 이겼다.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한겨울 한파에도 우리는 안락하다. 에어컨과 히터가 있는 실내에서 우리가 지켜내지 못한 것이 있다면 바로 버석거리는 건조함. 헉슬리는 사막처럼 건조한 일상에 건강한 촉촉함을 지켜내기 위해 가장 건조한 지역을 떠올렸다. 작열하는 태양과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에서도 우뚝 서있는 강건함. 어떤 브랜드가 한 가지 성분으로 모든 라인을 통일하기 위해서는 원료에 대한 강한 신뢰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휘청이지 않고 오직 한 길만 가겠다는 믿음.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건 엄청난 용기다. 이런 그들의 우직함은 말끔한 패키지부터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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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쯤에서 당신은 궁금해하겠지. 그래서 뭘 리뷰 하겠다는건데? 나의 시선을 잡아 끈 건, 이 계절에 맞는 선크림이다. 헉슬리가 이 계절을 맞아 피부의 결점과 자외선을 방어할 ‘선 세이프(STAY SUN SAFE)’을 선보였다. 오늘 소개할 선 트리오는 선 세이프 라인 세 가지를 묶어냈다. 강력한 자외선 차단 기능은 물론 하루가 다르게 어두워져 가는 얼굴 톤으로 거울 보기 무서운 당신을 위한 구성이다. 가격은 7만 1,000원. 아, 물론  하나씩 구매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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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곱게 간 먹이 화선지에 퍼진 듯한 담백한 색의 패키지를 보자. 패키지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가장 먼저 건네는 말이다. 낮은 채도의 은은한 패키지를 보고 있으면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을 걸어온다. “안녕?” 공사다망한 내 화장대 속에서 선 트리오의 정제된 디자인은 심리적인 안정감까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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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트리오 역시 한 가지 성분을 기본으로 한다. 사하라 사막에서 나는 선인장 시드 오일. 이 성분을 베이스로 한 순한 선크림이다.

그렇다면, 이제 선 트리오의 제품을 하나하나 살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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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진한 색은 헉슬리선크림 선 세이프. SPF50+ PA+++다. 가장 기본적인 선크림으로 촉촉하면서도 단단하게 당신의 피부를 태양으로부터 지켜준다. 선 트리오 모두 아주 은은한 향을 내는데, 이 향이 아주 독특하다. 화장품의 향이라기보다는 풀의 싱그러운 향에 가깝다. 어렸을 적 나뭇잎을 반으로 잘랐을 때 퍼져 나오는 풀 내음이다. 선 세이프는 백탁 없이 피부에 스며드는데, 뭐랄까 바르고 나면 매끈거린다거나, 겉돌지 않고 피부에 착 달라붙어 피부가 쫀쫀해지는 느낌이다. 실내에 있어도 자외선은 가차없다. 요즘 같은 날엔 집에서 쉬고 있는 날에도 선크림을 바르는 편인데, 순하고 겉돌지 않아 이 제품을 애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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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연한 색은 헉슬리 톤업 크림 스테이 선 세이프다. 재미있는 제품이다. 봤을 땐 하얀 제형이지만 자세히 보면 아주 미세한 알갱이가 보인다. 처음엔 톤업 크림이라더니 피부를 허옇게 만들어줘서 그런 건가란 의심을 했지만, 피부에 잘 펴발자 주면 크림 속 캡슐이 터지면서 당신의 피부 톤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피부에 아주 얇게 밀착되면서 피부톤을 한 톤 밝혀주는 뽀얀 막을 씌우는 느낌. 인위적인 하얀톤이 아니다. 뭐랄까. 굉장히 투명하한 톤을 만들어준다. 요즘 특별한 날이 아니면 그냥 이거 하나만 바르고, 컨실러로 잡티만 가려준 뒤 외출한다. 화장이 녹아내리는 요즘 같은 날씨에 딱 좋은 정도다. 물론 기본 기능인 자외선 차단도 SPF50+ PA+++지수로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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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릴 사람들을 위해 두 가지 제품을 비교해보자. 왼쪽이 톤업 크림 스테이 선 세이프, 오른쪽이 선크림 선 세이프. 선크림은 톤업 크림보다 조금 더 초록빛이 돌아 피부의 울긋불긋한 부분을 어느정도 보정해 주는 기능이 있다. 선크림이 술톤에 더 잘 맞는다면, 톤업 크림은 칙칙한 피부에 더 잘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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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사소한 결점까지 놓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제품이다. 릴렉싱 컨실러 스테이 선 세이프는 SPF30 PA++로 외부로부터 자극받은 스팟을 진정해주고 밀착력 있게 커버해주는 팁컨실러. 감추고 싶은 걱정을 한편에 묻어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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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묻힐 필요 없이 마치 펜처럼 끝을 톡톡 눌러 나오는 양을 결점 부위에 스펀지 팁으로 톡톡 잘 펴 발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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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질수록 피부에 닿는 건 더욱더 가벼워져야 한다. 아무것도 바르지 말란 이야기가 아니다. 최소한의 것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제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여기서 선크림은 필수다. 만약, 당신이 가벼우면서도 촉촉하고 톤 보정까지 되는 썸머 메이트를 찾고 있다면 헉슬리의 선 트리오는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단 한 번이라도 어떤 선크림을 사야할지 몰라서 울상이 된 적이 있다면 디에디트가 당신의 퍼스널 큐레이터가 되어 줄테니 울지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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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