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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꼬꼬마 스피커

얼마 전에 소니에서 온 보도자료가 있었다. 새로나온 블루투스 스피커 XB 시리즈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쭉 훑어보다가 시선이 멈췄다. 함께 출시하는 4가지...
얼마 전에 소니에서 온 보도자료가 있었다. 새로나온 블루투스 스피커 XB 시리즈에 대한…

2017. 06. 01

얼마 전에 소니에서 온 보도자료가 있었다. 새로나온 블루투스 스피커 XB 시리즈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쭉 훑어보다가 시선이 멈췄다. 함께 출시하는 4가지 라인업 중 가장 작고 귀여운 제품인 SRS-XB10 때문이었다. 알록달록한 컬러에 콜라캔처럼 작고 통통한 바디라인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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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가 히죽거리면서 쓸데없이 열심히 만든 포스터,
리뷰의 모든 내용이 여기에 들어 있다]

어쩜 그렇게 귀여울까. 얼마라고 했지? 7만 9,000원? 수많은 가젯 리뷰 때문에 가격에 무감각해진 내게 7만 9,000원은 거저인 것만 같다. 자려고 누웠다가 발작처럼 일어나서 모델명을 검색하고 바로 결제해버렸다(난 보통 하루종일 고민하다 자기 전에 가장 많은 쇼핑을 저지른다). 솔직히 지금 당장 블루투스 스피커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샀다. 예쁘고 싸길래 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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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사진발이 좀 있다. 노란색을 선택했는데, 사진에선 바나나같은 노란색이었다면 실제로는 체다치즈 처럼 진한 노란색이다. 잠깐 실망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귀엽다. 한 손에 쏙 감기는 사이즈에 부드러운 재질이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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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만 내가 구입한 것이고, 나머지 컬러는 나란히 두고 촬영하면 예쁠 것 같아서 빌려왔다. 내 것이 아니다. 또르르.

아무래도 얘네는 세트로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쪼르르 세워두면 너무 귀여워서 카메라 셔터질을 멈출 수 없다. 소니 카메라로 소니 스피커 여섯 개를 촬영하고 있으려니 진정한 소빠가 된 것 같아서 마음이 흡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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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노랑, 빨강 모두 아주 선명한 컬러로 뽑았다. 크레파스로 진하게 색칠한 것처럼 빽빽한 컬러다. 덕분에 장난감같은 매력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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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예쁜 건 이 카키 모델. 실물로 보면 정말 잘 빠졌다. 컬러를 잘못 골랐나 싶어서 잠시 후회에 잠겼다. 하지만 에디터M이 수류탄처럼 생겼다고 산통을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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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작기 때문에 들고 다니면서 아웃도어 환경에서 쓰기 좋은 제품이다. 작은 핑커 스트랩이 있어서 나뭇가지 따위에 걸어둘 수 있다. 저 스트랩위에 스피커를 올리면 거치대로 활용할 수도 있더라. 배터리는 음악 재생 기준 최대 16시간 까지 버틴다. 완충해서 들고 나가면 충전 스트레스 없이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소리는? 내가 애정해 마지않는 소니의 히어고(h.ear go)같은 프리미엄 블루투스 스피커랑 비교한다면 말도 안되는 얘기겠지. 몸집부터가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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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몸집에 비해서는 꽤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XB 시리즈의 네이밍 자체가 엑스트라 베이스를 뜻하는데, 저음을 끌어올리고 중저음 왜곡을 최소화한 소리를 구현한다고. 스마트폰과 연결하고 꽤 강단있는 저음과 입체적인 표현력을 만날 수 있다. 우와, 할 정도의 소리는 당연히 없다. 우와, 보다는 오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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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가 작다보니 거치한 위치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 여러 사람과 함께 들을 땐 위치 선정을 잘 하시길. 혹시 이 제품을 두 개 가지고 있다면 2개를 동시에 연결해서 스테레오 사운드로 즐기는 것도 방법이겠다. 뿜뿜!

IPX5 수준의 가벼운 생활 방수를 지원하는데다 쉽게 닦아낼 수 있는 소재라서 야외에서 쓰기 좋다. 그렇다고 수영장에 풍덩 빠트리면 안된다.

물에는 강한데 먼지에는 약하다. 촬영한다고 바닥에 한번 굴리고 나니 매트한 표면에 촘촘하게 흙먼지가 들러 붙었다. 툭툭 털어서 떨어지지 않아서 물티슈로 한 개 한 개 곱게 닦아줘야 했다. 대신 막 굴려도 스크래치는 잘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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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듦새 면에서는 보통이다. 가격을 뛰어넘는 수준의 마감은 아니었다. 하지만 직관적으로 배치된 버튼 인터페이스와 260g의 깃털같은 무게는 이 제품과의 외출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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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봐도 귀엽고, 저리 봐도 귀엽다. 빨/파/노를 나란히 두었을 때의 신호등 같은 깜찍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오른손 번쩍 들고 건널목 건너고 싶어지는 그런 기분. 눈으로 구경하시길.

귀여워서 사고, 귀여워서 촬영하고, 귀여워서 리뷰했다. 가볍게 사용할 블루투스 스피커를 찾고 있는데 소리가 너무 밋밋한 제품이 싫다면 추천한다. 선물용으로도 참 좋겠다. 다들 갖고 좋아할 게 분명하다. 왜 이렇게 확신하냐면 내가 이거 촬영하고 나서 우리 PD한테 이 스피커 빼앗겼거든요….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