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M의 취향] 노랑머리와 실크 스카프

에디터H와 나는 쇼핑하는 스타일이 극과 극이다. 그녀는 굉장히 신중하다. 지난 에어맥스에서 찬가에서 돈쓰는 것도 인생의 타임라인처럼 촘촘히 짠다고 밝힌 바...
에디터H와 나는 쇼핑하는 스타일이 극과 극이다. 그녀는 굉장히 신중하다. 지난 에어맥스에서 찬가에서…

2017. 04. 14

에디터H와 나는 쇼핑하는 스타일이 극과 극이다. 그녀는 굉장히 신중하다. 지난 에어맥스에서 찬가에서 돈쓰는 것도 인생의 타임라인처럼 촘촘히 짠다고 밝힌 바 있는데, 맞다. 그녀의 머리속(메모하거나 정리하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니 아마 머리속이 맞을거다)엔 앞으로 10년간 갖고 싶은 물건들이 쭈욱 리스트업되어 있다. 만약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았대도 계산대 앞에서 몇 번씩이나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나는 반대다. 계획따윈 없다. 그때그때 갖고 싶은 물건을 산다. 지극히 충동적으로. 인생 뭐 있어! 그래서 오늘도 질렀다.

Processed with VSCO with fp8 preset[자세히 보면 H&M 우리가 보인다]

날이 좋았다. 창덕궁을 따라 늘어서 있는 돌담길 끝자락에는 실로 아름다운 무늬들이 안녕하고 말을 거는 가게가 있다. 이름은 모닝턴(Morn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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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 눈이 돌아간다. 이름 뒤에 3세 정도는 붙어있을 것 같은, 취향 좋은 귀족의 응접실을 그대로 옮겨둔 것처럼 보이는 감각적인 곳이다. 라운지 코트와 순면 파자마, 호화스러운 무늬의 쿠션과 데스크 매트, 티슈 케이스 등. 취향 좋은 라이프 스타일이 늘어서 있다. 그래서 뭘 샀냐고? 요즘 난 봄을 맞아 상큼한 여자로 변신을 꿈꾸고 있으므로 스카프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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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부터 고급스럽다. 아무리 셀프 선물이라도 이렇게 곱게 포장이 되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모닝턴을 상징하는 엽서도 함께 동봉되어 있는데, 간결한 선과 약간씩 물이 빠진듯한 색으로 그려진 일러스트가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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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실크로 만들어진 이 스카프는 보면 볼수록 아름답다. 에르메스에 버금가는 고퀄리티 실크 소재에 우아한 페이즐리 무늬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가격은 3만 7,000원. 소재를 생각하면 아주 착하다. 아, 아름다워. 저걸 머리에 두를 생각을 하니 신이난다, 신이나.

이혜민(@editor_hyemin)님의 공유 게시물님,

부끄러운 나의 착용샷. 많이 하고 다녀야지.

ABOUT

‘Meaningful REST’. 이곳의 모토다. 우리는 하루 중 3분의 1을 집에서 휴식을 한다. 그런데 왜 다들 잠옷에는 신경을 덜 쓸까? 모닝턴의 김건우 대표는 변호사를 그만두고 이 휴식 시간을 좀더 멋지게 보냈으며 하는 마음에서 모닝턴을 만들었다. 그동안 휴식이 우리에게 집에서 가만히있는 수동적인 의미였다면, 모닝턴이 제안하는 문화는 우아하고 능동적인 휴식이다.

이곳의 제품을 가만히 살펴보자. 타임머신을 타고 100년 전 쯤으로 돌아가 어느 테일러샵에 들어간 듯 클래식하다. 유행을 따르기 보다는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긴다. 흔한 티슈케이스, 쿠션, 트레이조차 남성용 수트 원단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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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턴은 일상생활을 조금 더 풍요롭게 누리기 위한 제품을 판매한다. 집 밖에서도 입을 수 있는 홈웨어와 파자마는 모두 기본적인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모닝턴만의 디테일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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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샤워 후 베스 로브를 입는 걸 즐기는 에디터H는 여기서 손을 떼지 못했다. 눈처럼 하얗고 포슬포슬한 베스 로브는 새빨간 테이핑 라인으로 포인트를 줬다. 가격은 1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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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번째 선택은 멋스러운 데스크 매트. 가볍고, 부드러우며 고급스럽다. 가격은 4만 8,000원. 아직 찜꽁만 해두고, 구입하진 못했다. 나의 지갑 사정이 나아지면 널 데리러 갈게.

Processed with VSCO with fp8 preset[이것은 나의 허세샷]

좋은 취향의 제품을 만나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그것도 우연처럼 만나는 건 더욱더. 나의 지루한 일상을, 특별하고 우아하게 만들어줄 모닝톤. 사랑한다.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