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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미 더 에어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마음 간지럽히는 사랑일까. 아니면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정의일까. 나의 경우엔 틀림없이 욕망이다. 그것도 지갑을 느슨하게 만드는...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마음 간지럽히는 사랑일까. 아니면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정의일까.…

2017. 04. 05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마음 간지럽히는 사랑일까. 아니면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정의일까. 나의 경우엔 틀림없이 욕망이다. 그것도 지갑을 느슨하게 만드는 종류의 욕망 말이다. 나는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욕망이 남다른 편이다. 인생의 타임라인을 짜는 방식도 소비지향적이다. 앞으로 10 구입해야하는(그러고 싶은) 물건이 쭈욱 리스트업되어 있다. 가격에 따라 단기전과 장기전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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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의 소비 계획엔 제품이 있었다. 보기만해도 깃털처럼 가벼운, 이름을 발음하면 당장 달릴 있을 같은, 에어! 에어 맥스! 그것도 따끈따끈한 신상인 나이키 베이퍼맥스다.

내가 이렇게 준비를 마쳤는데, 나이키는 이러는가. 품절. 솔드 아웃! 내가 정말 싫어하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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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퍼맥스는 완벽하다. 가볍고 편안한 나이키 플라이니트 갑피에 베이퍼 맥스 쿠셔닝을 더했다. 멋진 만남이다. 위도 가볍고 아래도 가볍다. 얼마나 산뜻할꼬. 게다가 예쁘다. 니트 소재의 어퍼에 미래적인 디자인의 에어가 더해졌는데 밸런스가 훌륭하다. 특히 욕망이 향하는 컬러는 퓨어 플래티넘. 완전히 투명하게 처리된 에어와 은은한 화이트 바디와의 만남이 섹시 포인트. 새하얀 에어를 신고 미세먼지 속을 달리고 싶었는데.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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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구입할 방법이 없는 아니다. 공홈에서는 재고가 모두 털렸지만, 웃돈을 얹어 팔고 있는 리셀러들이 상당하다. 과연 에어 맥스의 위력은 무섭다. 그러고보니 에어 맥스의 30주년이다. 파리의 퐁피두 센터를 보고 투명 통로 계단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에어 쿠셔닝은 30년이 지나도 혁신적이다. 원래 숨겨져 있던 에어솔 부분을 밖으로 노출시키는 과감함과 시스루를 연상케 하는 묘한 디자인은 서른을 넘긴 지금도 여전히 힙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편하다. 처음 에어를 샀던 날의 감동을 아직도 기억한다. 이렇게 비싼가 했더니 끝이 땅에서 튕기는 것처럼 가볍고 푹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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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다. 에어 맥스 콜렉터들은 모든 시리즈를 모아놓고, 신지도 않는다더라. 정도로 빠삭한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인기 많은 시리즈인데 모델이 지드래곤이라 더 구하기 어려워진 것 같구나.

New욕망(@newyorkmang)님의 공유 게시물님,

지금 징징거리는 내 모습은 흡사 10대 시절 나이키 운동화 사달라고 조르던 철부지같다. 그냥 지금 당장. 흐릿한 봄날에 투명한 베이퍼맥스를 즈려 밟고 뛰고 싶을 뿐이다. 5 4일에는 아스팔트 컬러가 공개된다더라. 그래도 나는 품절된 가지고 싶은데. , 욕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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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