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담배야 옷입자

여러분 안녕, 간헐적 금연가 에디터M이다. 나라야 니가 무슨짓을 해봐라. 내가 담배끊나, 돈쓰지. 이혜민(@editor_hyemin)님의 공유 게시물님, 2017 3월 27 오전 5:39...
여러분 안녕, 간헐적 금연가 에디터M이다. 나라야 니가 무슨짓을 해봐라. 내가 담배끊나, 돈쓰지.…

2017. 03. 28

여러분 안녕, 간헐적 금연가 에디터M이다.

나라야 니가 무슨짓을 해봐라. 내가 담배끊나, 돈쓰지.

이혜민(@editor_hyemin)님의 공유 게시물님,

오늘 기사는 에디터H의 아버지로부터 시작됐다. 에디터H는 어느날부턴가 화장실 한켠에 쌓여가는 빈 담뱃갑을 발견했다. 처음엔 생각했단다. 아빠는 왜 쓰레기를 안버리실까… 그런데 담뱃갑이 증식이라도 하는 걸까? 가지런히 세워둔 담뱃갑이 3개를 넘어서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아! 우리 아빠가 이걸 모으고 계셨구나.’

에디터H의 아버지는 정말 빈 담뱃갑을 모으고 계셨다. 왜냐고? 아버지는 나라가 붙인 혐오그림이 싫으셨거든. 새로운 담배를 사서 혐오그림이 없는 순결한 담뱃갑에 옮겨 담으셨던 알뜰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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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깐 금연한다고 유난을 떠느라 여러분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다시 만난 담뱃갑은 낙인처럼 무시무시한 그림을 마빡에 붙이고 있더라. 그래서 골라보기로 했다. 내 마음에 드는 담배케이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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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담배 케이스를 고르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두 가지 원칙이 있다. 하나, 무조건 가벼울 것. 노트북에 카메라에 전자책에 화장품에 내 가방은 이미 풀방이다. 둘, 담배를 소분하지 말 것. 흡연자들은 안다. 돗대의 소중함을. 담배가 떨어지면 한밤중에도 근처 편의점으로 달려가는 게 우리다. 담배는 소중하고 언제나 내 가장 가까이에 붙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눠서 가지고 다녀야 하는 케이스는 담배가 떨어질 때마다 채워 넣어야한다. 귀찮다. 담뱃갑 통째로 넣어 다닐 수 있어야 효율적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멋진 담배케이스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많이 기웃거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드디어 찾았다. 완벽한 담배 케이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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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스는 談(말씀, 담)에 ‘s’를 더해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뜻이다. ‘담배케이스’의 준말인 줄 알았는데, 충격. 이렇게 서정적인 뜻이었다니. 이 케이스를 만든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게 분명하다. 호기심이 생겨 무턱대고 메일을 보내 이것저것 물었다.

2012년에 생겼으니 벌써 꽤 됐다. 이정도 연차면 나라에서 담배에 혐오그림을 붙이니, 이 틈을 타서 크게 한 몫 챙기려는 곳은 아닌 게 분명하다. 시작은 단순하다. 담배케이스를 찾았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고.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다. 벌써 보유하고 있는 담배케이스 특허만 30개가 넘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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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는 두꺼운 도화지 두께 정도의 플라스틱이다. 때가 타지 않는 소재라 혹시 오염이 되더라도 슥슥 닦아내면 그만이다. 이 케이스는 사람의 손으로 하나하나 만드는 거라 그런지 자로 잰 것처럼 반듯하다기보단 핸드메이드의 멋이 살아있다. 뚜껑을 닫을 때, 뚝 하고 케이스가 닫힌다. 손맛이 살아있는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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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안에 담배를 통째로 넣고 담배의 뚜껑을 열었다가 담스와 함께 닫아주면, 딸깍 소리와 함께 위쪽의 홈 부분에 담배 뚜껑이 고정된다. 이제 혐오그림은 안녕. 담스와 담배케이스가 한몸처럼 딱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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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과 레드는 넘나 시크하다. 요즘 힙하다는 슈프림이 떠오르기도 하고. 헤헤. 취향을 타지 않는 세련된 디자인이라 누구나 호불호 없이 쓸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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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듯 정겨운 디자인. 안에 담배가 아니라 성냥이 있을 것 같은 약속 다방 케이스. 그리고 우리 할아버지가 피웠을 것 같은 화랑 담배케이스. 보면 볼수록 넘나 정겨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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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간헐적 금연자라 담배케이스 같은 건 필요 없는데 얘는 예뻐서 괜히 갖고 다니고 싶어진다. 이러면 안 되는데. 곤란한 놈이다. 모르겠다. 일단 가지고 다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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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스는 현재 오브젝트 홍대점과 부산점에서 만지고 살펴볼 수 있다. 사용하던 담스를 매장에 직접 가져오면 AS도 가능하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담스 웹사이트를 들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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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