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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의 취향] 넌, 양치르가즘

여러분 안녕, 디에디트의 양치요정 에디터M이다. 오늘은 며칠 전부터 나를 X마려운 강아지처럼 낑낑거리게 만든 물건을 소개하겠다. 때는 지난 연말. 트위터를 시작으로...
여러분 안녕, 디에디트의 양치요정 에디터M이다. 오늘은 며칠 전부터 나를 X마려운 강아지처럼 낑낑거리게…

2017. 03. 08

여러분 안녕, 디에디트의 양치요정 에디터M이다. 오늘은 며칠 전부터 나를 X마려운 강아지처럼 낑낑거리게 만든 물건을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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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지난 연말. 트위터를 시작으로 반도의 양치덕후들을 들썩이게 만든 사건이 있었으니. 그 시작은 트윗이었다. 아무도 짐작하지 못 했다.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양치계(이런 게 정말 있는지, 혹은 정말 그게 그렇게 큰 바람이었는가는 애교로 봐주시길) 이렇게 큰 바람을 일으킬 줄은. 사실 큐라덴은 주로 치과의사와 약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데 집중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일반 고객들의 주문이 전에 없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계속된 품절과 배송지연으로 큐라덴 칫솔은 구할 수 없는 신기루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가질 수 없으면 더욱더 간절히 원하게 되리라. 그리고 이 현상은 하루 세 번 조금 더 쾌적한 양치를 하고자 했던 사람들을 더욱더 안달 나게 만들었다. 마침내 저 멀리 스위스에서 평화롭게 칫솔을 만들던 큐라덴에게 이 소식이 당도했다. 2017년 새해, 그렇게 큐라덴은 조금 더 가깝게 우리 곁으로 왔다.

curaden12234[큐라덴 코리아 공식 계정 현상황.jpg]

3월 2일 강남 신세계 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에 큐라덴 입점행사가 시작되었다. 양치성애자인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엄청나게 다양한 색상의 큐라덴 칫솔을 내 손으로 만지고, 두 눈으로 보고, 고를 수 있는데! 아쉽게도 인터넷으로는 색을 고를 수 없거든. 게다가 그 구하기 힘들다는 블랙 에디션도 있다니. 그래서 햇살 좋은 어느 주말. 강남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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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매대 앞에서 사람들을 헤치고 삼십분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골랐다. 큐라덴 블랙에디션, CS3960 2개 그리고 CS5460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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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내가 이렇게 큐라덴 칫솔을 목 놓아 부르는 이유를 설명해보겠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칫솔모는 약 500에서 800가닥 정도의 나일론이다. 큐라덴은 초극세사 특허를 받은 필라멘트 소재의 0.1mm 칫솔모가 무려 몇 천 가닥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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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모가 핵심이다.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자. 큐라덴 칫솔엔 숫자가 붙어있다. 숫자는 칫솔모의 개수를 의미한다. 3960 모델은 3,960가닥, 5460 모델은 무려 5,460가닥의 칫솔모가 있다. 난 하드코어 양치성애자니까 단박에 5460으로 시작했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1560 모델로 시작해 3개월씩 텀을 두고 차근차근 칫솔모를 늘려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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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양치를 한다. 일단 시크한 블랙에디션을 골랐다. 두근두근. 손에 쥐고, 치약을 짜보자.

pexels-photo-298611[니가 그냥 칫솔이라면, 큐라덴은 티오피]

큐라덴이 다른 칫솔과 다른 점은 마치 연필처럼 무뚝뚝해 보이는 손잡이다. 다른 칫솔은 미끄러지지 말라고 고무도 덧대어져 있고, 그립감이 좋도록 손잡이에 인체 공학적인 모양을 적용하고 있다. 근데 얜 참 무심하다. ‘좀 성의 없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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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큐라덴은 말한다. 바보! 칫솔질은 손목으로 하는 게 아냐, 칫솔모의 탄력으로 하는거라고. 우리가 흔히 테니스라켓 쥐듯이 칫솔을 잡는건 잘못된 방식이다. 큐라프록스 칫솔은 반듯한 팔각형이다. 이 팔각형 손잡이를 연필 쥐듯 쥐고 사용해야한다. 양치할 때, 치아마다 각기 다른 각도로 최대한 밀착시켜 칫솔질을 하기 위함이라고. 글씨를 쓸때처럼 연필을 쥐듯 잡고 치아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닦아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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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주지 않아도 치아에 착 밀착된다. 앞니부터 치카치카. 칫솔모를 손으로 만졌을 땐, 너무 부드러워서 솔직히 좀 걱정이었는데, 막상 양치를 하니 마냥 부드럽다기보다는 꽤 단단한 느낌이다. 가볍게 손목을 움직이면서 머리를 굴려본다. 이, 느낌 굉장히 익숙한데? 어디서 느껴봤더라… 그래. 바로 모공브러시로 내 이를 닦는 기분이다. 아아, 내 이에 있는 치석이 블랙헤드라면, 넌 블랙헤드 브레이커. 그동안의 칫솔질은 사실 꼼꼼함을 가장한 우악스러움이었구나. 부드러운 칫솔모는 어디도 놓치지 않고 뽀득뽀득 닦아낸다. 잇몸과 가까운 곳까지 칫솔모가 닿아도 아프지 않고 개운하다. 양치를 좋아하지 않는 에디터H가 말했다. 평소 양치 할 때마다 피가 나는데, 이건 시원하면서도 피가 나지 않아 좋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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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칫솔은 소두다. 다른 칫솔의 3분의 2 정도 되는 크기인데, 이렇게 머리가 작아서 좋은 점은 칫솔이 잘 닿지 않는 어금니까지도 잘 닿을 수 있다. 촘촘하고 부드러운 칫솔모는 혀를 닦을 때 진가가 드러난다. 내 혀의 설태를 싹싹 긁어내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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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고 놀라웠던 양치가 모두 끝났다. 침대에 누워 혀끝으로 앞니를 더듬더듬 대본다. 스케일링 받은 듯, 매끈매끈해진 이 덕분에 기분이 좋다. 이것이 (양)치르가즘인가!

“널 만나기 전까진
난 다른 칫솔이 다 정상인 줄 알았어.
하지만 널 알게 되고 모든 것이 변했지.
난 이제 다시 그전으로 돌아가지 못 할 것 같아.”

아쉽게도 오늘로 강남 신세계 백화점에 입점행사를 끝났다. 하지만 여러분 우리에겐 온라인 쇼핑이 있다. 다들 카드를 준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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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새로운 칫솔엔 새로운 치약을 쓰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아 루치펠로의 치약도 함께 구매했다. 예뻐서 전부터 눈독 들이고 있는 제품이었다. 향긋한 자몽에 야생 스피아민트를 더한 향이라는데, 솔직히 말하면 9,800원이란 비싼 가격에도 불구 나에게 큰 감흥은 없었다. 솔직히 페리오와 크게 다른 점을 못 느꼈달까. 이건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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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라덴 큐라프록스 CS3960/5460
Price – 6,500원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