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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사이에서

오늘은 스캐너 리뷰를 할거다. 모든 문서를 디지털로 옮기는 시대다. 내 책상은 종이의 무덤이다. 방심했다가는 서류와 영수증이 언제 어디서 길을 잃고...
오늘은 스캐너 리뷰를 할거다. 모든 문서를 디지털로 옮기는 시대다. 내 책상은 종이의…

2017. 03. 02

오늘은 스캐너 리뷰를 할거다.

모든 문서를 디지털로 옮기는 시대다. 내 책상은 종이의 무덤이다. 방심했다가는 서류와 영수증이 언제 어디서 길을 잃고 버려질지 모른다. 약 8개월 동안 디에디트를 하면서 느낀 건 중요한 문서일수록 여기저기 백업해둬야 한다는 거다. 세상에! 스캔해야 할 일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회사를 차리는 건 수많은 문서 작업과 숫자와의 싸움이었다. 모든 것을 증빙하고 남기는 어른들에 일에는 스캐너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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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동안 차곡차곡 쌓인 서류와 영수증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나에게 나타난 너. 오늘 리뷰할 제품은 엡손의 핸디형 스캐너다. 제품은 두 가지. DS-310과 DS-360W. 디에디트의 두 여자처럼 작고 가벼워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녀석들이다. 둘은 뭐가 다르냐고?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바로 선의 유무다.

“무선이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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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310은 유선, DS-360W은 완벽한 무선이다. 먼저 완벽한 무선 스캐너 DS-360W부터 이야기해보자. 이 녀석은 와이파이를 지원하고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어, 어디 하나 연결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Wi-Fi Direct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공유기 없이도 자체적으로 폰이나 노트북으로 스캔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스캐너 오론쪽에서 USB를 통해 연결하는 모드와, Wi-Fi Direct를 지원하는 AP 모드, 그리고 와이파이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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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없으니 휴대하기 좋다. 게다가 가로 288mm, 세로 88.5mm, 높이 67mm로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작고, 1.3kg으로 가볍다. 또한 무선 스캐너인 DS-360W의 배터리는 최대 700장까지 스캔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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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인 DS-310의 경우 DS-360W와 가로와 세로길이는 동일하지만, 높이만 51mm로 약 1.5cm 정도 더 작다. 배터리의 공간이 빠진 덕분이다. 또한 무게도 1.1kg로 더 가볍다. 전원은 AC 어댑터를 통해 공급한다.

“스캐너의 3단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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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360W, DS-310 모두 내가 흔히 알던 스캐너의 모습이 아니다.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보이는 게 스캐너라고? 어디에 종이를 넣고, 어디로 종이를 뱉는 거니. 이 의문은 스캐너 정면의 스위치를 바깥으로 밀면서 뚜껑을 열면 해소된다. 여기에 위쪽의 날개까지 올려주면 마치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처럼 변신한다. 이 날개 부분은 스캔하려는 문서를 지지하는 확장 지지대가 된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도 스캐너에 꼭 필요한 기본적인 구조를 알차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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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면 네 개의 버튼이 보인다. 사실 네 개 모두 버튼은 아니고, 두 번째 칸은 스캔 상태를 알려주는 알림 창이다. 스캔 하는 도중 종이가 걸리거나, 문제가 생기면 불이 들어와 상태를 알려준다. 세 번째는 정지버튼으로 스캔을 취소하거나 자동급지 모드를 종료할 때 사용한다. 마지막은 자동급지 버튼이다. 누르면 스마트폰 앱이나 노트북에서 자동으로 문서를 인식해 스캔을 시작한다.

“계약서에서 신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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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스캐너의 핵심인 스캔 이야기를 해보자. 두 대의 스캐너 모두 아주 만족스러운 속도를 자랑한다. 25ppm / 50ipm으로 분당 약 25장의 문서와 분당 50장의 이미지를 스캔한다. 실제로 사용하면 스캔이 된 건가 싶을 정도로 빠르게 스캔한다. 종이가 그냥 스캐너를 통과해서 내려오는 느낌이랄까? 물론 책 한 권을 몽땅 스캔하거나,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문서를 스캔하기엔 다소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게지만, 이렇게 많은 문서를 한 번에 스캔할 일은 거의 없으니까. 평소에 사용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빠른 속도다. 게다가 이 스캐너는 20장까지는 한 번에 자동으로 스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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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용지 뿐만 아니라 두께가 있는 엽서, 영수증, 다양한 용지를 스캔할 수 있다. 테스트를 위해 컬러 엽서를 양면으로 스캔했다. 다소 뻣뻣한 종이였는데 아무 문제가 없더라. 엽서의 화려한 컬러도 선명하게 잡아냈고, 종이 사이즈도 알아서 척척 인식하고 스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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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플라스틱 카드도 스캔 가능하다.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굴곡이 있는 신카도 스캔 가능하다니! 이 스캐너에는 카드나 신용카드, 운전면허증 등을 스캔하기 위한 별도의 슬롯이 있다. 엡손 로고 옆에 급지선택 모드를 ADF와 카드 중에 카드에 두고, 슬롯에 맞춰 카드를 끼우면 스캐너가 카드를 인식해 스캔을 시작한다. 정리가 필요했던 디에디트의 법카님을 스캔한다. 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카드 뒷면의 CVC 번호까지 선명하게 스캔했다.

아무래도 스캔 속도와 모습은 글과 이미지 보다는 영상으로 보는 게 훨씬 더 쉽게 와닿을 거다. 그래서 준비했다. 요 작고 쓸모 있는 녀석의 스캔 능력을 영상으로 확인해보자.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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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기억과 문서를 보관하는 방식은 변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시대다. 서류에 사인을 하고 도장을 찍어 우편으로 보내던 것들이 이제는 많은 부분 이메일로 이루어진다. 덕분에 스캐너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 보다 커졌다. 지독히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나조차도 요즘은 손에 쥘 수 있는 서류보단 스캔 후 PDF 파일로 가지고 있는 게 마음이 그리고 몸이 편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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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오늘 리뷰한 스캐너가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매일매일 꼭 필요한 제품은 아니다. 그래서 더욱더 쓰지 않을 땐 책상 서랍에 잘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간단하게 꺼내 쓸 수 있는 콤팩트한 스캐너가 필요한 것 같다. 게다가 이렇게 두고 보니 꽤 근사한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