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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인센스 좋아해요?

종이에 향을 스미게 하는 일
종이에 향을 스미게 하는 일

2022. 09. 13

안녕하세요, 디에디트 에디터M입니다. 오늘은 키보드를 두드리는 마음이 여느 때와는 좀 다릅니다. 왜냐면 오늘은 제가 만든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거든요. 마음을 가다듬고, 방금 내린 따뜻한 차 한잔과 어두운 거실을 밝혀줄 작은 테이블 램프의 불빛에 의지해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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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제작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그동안은 냉정한 척 때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때로는 날카로운 리뷰어의 입장에서 제품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저를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직접 해보지 않고 남들을 쉽게 비난하거나 평가하면 안 되는 거라는 쉽고 단순한 진리를 배움이 느린 저는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 뼈저리게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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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소개할 제품은 ‘리치 페이퍼 인센스’입니다. 순진했죠. 제가 좋아하는 카테고리니 누구보다 잘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자만했거든요. 처음 향에 관련된 제품을 제작해 보자고 마음먹었을 땐 어린아이처럼 들뜨고 신이 났습니다. 근데 막상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어요. 향수, 인센스, 룸 스프레이 요즘 빠진 아로마 오일까지. 제가 좋아하는 세상의 모든 향 제품 중에 어떤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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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 시간 고민하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이거였습니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좋은 향을 즐겼으면 좋겠다. 거부감 없이 쉽게 향기로웠으면. 그래서 선택한 게 바로 페이퍼 인센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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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인센스는 기본적으로 향료를 입힌 종이에요. 태워서 향을 낼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도 향이 나기 때문에 활용도가 좋거든요. 가방 안에 넣어 내 소지품을 향기롭게 만들 수도, 방 한켠에 두고 방향제로 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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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페이퍼 인센스 한 장을 지갑에 쏙 넣어서 사용하는 거예요. 내 돈과 카드가 향기로워질 수 있도록요. 계산대에서 카드를 내밀 때마다 향긋한 향이 솔솔 나면서 돈 쓰는 재미가 2배가 되거든요. 카드는 내미는 손짓에 자신감이 붙습니다.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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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페이퍼 인센스의 향을 제 식대로 표현해 보자면, ‘부자의 멋진 정원에서 나는 향’입니다. 재스민과 은방울꽃의 향이 기본이지만, 새벽의 이슬을 촉촉하게 머금은 풀잎의 향, 그리고 탐스럽게 열려있는 열매의 향기도 함께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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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페이퍼 인센스인데, 이 제품을 정석대로 사용하는 방법도 소개해야겠죠? 일단 페이퍼 인센스 한 칸을 점선을 따라 뜯어주세요. 그리고 떼어낸 한 칸을 지그재그로 접어줍니다. 이렇게 해야 중간에 꺼지지 않고 향을 더욱더 오래 즐길 수 있어요. 그리고 불을 붙인 뒤, 후 불어 잔불만 남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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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가 정돈된 페이퍼 인센스는 타지 않는 유리나 세라믹 같은 소재의 트레이 위에 올려두세요. 그리고 이제 향과 연기를 즐겨주시면 됩니다. 페이퍼 인센스가 타는 시간은 3분에서 5분 정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시간을 어떤 걸로 채울지는 여러 분의 몫으로 남겨둘게요. 연기와 향이 방안을 천천히 채우는 그 순간의  기분을 즐겨주신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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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구성이 독특합니다. 일단 박스부터 타로카드나 트럼프 카드처럼 생겼고요. 페이퍼 인센스는 투명한 PVC 소재의 지갑 안에 들어있어요. 이 제품을 제작할 때 페이퍼 인센스지만, 반드시 태워서 사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넘어 이 자체로 향기로운 부적이 되었으면 했어요. 머니사이드업의 슬로건인 ‘I WANT YOU TO BE RICH’처럼 제가 좋아하는 향을 통해 부자의 기분을 느꼈으면 했거든요. 저의 바람이 잘 전달이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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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지금 29CM에서 사전 예약을 받고 있어요. 링크는 [여기] 걸어둘게요. 제가 제작한 제품을 여러분이 받아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명치가 간질거려요. 여러분에게 이 향은 어떻게 다가갈까요? 과연 제가 좋아하는 것만큼 좋아해 주실까요?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