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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 입문자를 위한 반려 러닝 앱 4

안녕, 때때로 달리고 자주 글쓰는 객원 에디터 차영우다. 취미로 러닝을 시작한 지 올해로 꼬박 10년이 되었다. “마라톤 풀 코스를 4시간...
안녕, 때때로 달리고 자주 글쓰는 객원 에디터 차영우다. 취미로 러닝을 시작한 지…

2022. 08. 30

안녕, 때때로 달리고 자주 글쓰는 객원 에디터 차영우다. 취미로 러닝을 시작한 지 올해로 꼬박 10년이 되었다. “마라톤 풀 코스를 4시간 안에 완주하겠어” 대신 “1년에 10km 대회에 한 번은 나가자”를 목표 삼아 꾸준히 뛰려고 노력하고 있다. 계속 달리는 데 노하우가 있다면 러닝 앱과 SNS 덕분이다. 그래서 쓰기 좋은 러닝 앱을 4개 정도 꼽아봤다.


[1]
나이키 런 클럽(NIKE RUN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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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런 클럽 앱을 쓰면 러닝이 게임처럼 변한다. 달린 거리의 누적 구간에 따라 색깔로 레벨 업을 할 수 있고 특정한 목표를 달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뱃지 덕분이다. 특히 나는 ‘연속 달리기’ 뱃지 덕분에 꾸준히 뛰는 습관을 들일 수 있었다. 3주 연속 달리기를 한 번 달성하면 계속 이어나가 4주, 5주, 3개월 뱃지도 받고 싶어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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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달리기 중 최장 기간은 12개월인데, 나는 딱 한 번 받아봤다. 한여름, 한겨울에는 실외 러닝이 힘들어서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편이라 3개월, 6개월에서 연속 달리기 기록이 끊겼다. 2021년에는 회사 동료들과 매주 러닝을 한 덕분에 12개월 연속 러닝에 다시 한 번 도전했다. 혼자서도 뛰고, 비가 와도 뛰었다. 여름에 KF94 마스크를 쓰고 뛰다가 너무 힘들어서 러닝용 마스크도 장만했다. 아쉽게 9개월에서 멈추게 되었지만 뱃지를 받고 SNS에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꾸준히 달리는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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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꾸준히 하다 보면 회복 러닝을 하게 된다. 근육에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천천히 뛰게 되는데 걷는 것도 아니고 뛰는 것도 아닌 속도(페이스)를 유지하는 건 제법 어려운 일이다. 이때에는 오디오 가이드 런을 듣는다. NRC 서울의 아이린 코치의 회복 러닝 세션을 들으며 뛰면 안심이 되는 말이 나온다. “제 핑계를 대고서라도 천천히 뛰세요.” 퍽 안심이 된다. 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부 마라톤 국가대표인 최경선 선수가 진행하는 세션도 있어 다양한 목소리를 찾아 듣는 재미가 있다. 스마트폰 세팅을 영어로 바꾸면 남자부 마라톤 세계 기록 보유자인 엘리우드 킵초게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러닝 ‘인증샷’을 SNS에 올리기 좋게 만들어주는 정방형의 템플릿 디자인도 깔끔해서 좋다. SNS에 뛰고 난 뒤, 결과를 올리는 건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가 되기도 한다. 뛰기 싫은 날, SNS에서 본 친구들의 러닝 ‘인증샷’을 보고 뛰러 나가는 날도 있다. 만약 러닝이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나이키 런 클럽이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 추천_ 동기부여를 계속 받고 싶은 러너🏃‍♀

[2]
런데이(R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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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전문 매거진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꾸준히 뛴 덕분에 가끔 “러닝을 시작하려는데 어떻게 해야 해?”라는 질문을 받는다. 또 “뛰다가 중간에 걸어도 돼?”같은 질문도 받는다. 이럴 때 런데이 앱을 추천한다. ’30분 달리기 도전’ 훈련이 있는데 초보 러너가 체력을 쌓아 나가기에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이스 코칭도 친절해서 왜 이 훈련을 해야 하는지, 어떤 속도로 뛰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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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트레이닝을 시작하면 5분간 준비 걷기(워밍업)를 하는 동안 적합한 속도(페이스)나 마무리 걷기(쿨다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특히 어려운 말 없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이 나오는 덕분에 어렵지 않다. 특히 “1분 달리기를 한 후에 2분 천천히 걷기를 하고 이것을 다섯 번 반복하게 됩니다.” 이렇게 운동에 대해 설명해주고 뛰는 동안에도 “대화할 수 있는 속도로 뛰세요”라고 알려준다.

2019년 선배 에디터가 직접 런데이 개발팀을 취재했었는데, 실제로 개발팀이 러닝을 시작한 뒤에 막막했던 부분을 해결하고자 이 앱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직접 뛰면서 런데이 훈련 프로그램을 검증했고 전문적인 부분은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인 방선희 선수에게 감수를 받았다. 그러니 일반인이 체력을 키우는 데에 처음부터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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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을 마치고 나면 스탬프를 찍어주는 것도 좋다. 사실 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에는 칭찬을 받을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러닝을 마치고 나면 칭찬 스탬프를 받게 된다. 오랜만에 ‘참 잘했어요’도장을 받으면 왠지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뿌듯하다. 러닝을 하고 나면 거리가 짧거나 길거나, 속도가 느리거나 빠르거나 상관없이 칭찬을 받는다.

나는 30분 달리기 도전을 러닝을 쉬다가 다시 시작할 때 사용한다. 부상이나 날씨 때문에 쉬게 되면 체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천천히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때, 30분 달리기 도전이 유용하다. 초보 러너 뿐만 아니라 다시 러닝을 시작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

  • 추천_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러너🏃

[3]
맵마이런(MapMy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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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마라톤을 준비할 때 무릎이 자주 아팠다. 오른쪽 무릎이 아파서 예정된 훈련 거리를 다 뛰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맵마이런의 유료 코칭 기능을 쓰게 되면서 단서를 찾았다. 러닝을 마친 뒤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보폭이 너무 넓어 무릎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써있었다. 그 뒤부터 달릴 때 보폭을 줄이는데 신경 썼다.

혼자서 달리면서 부상이나 퍼포먼스 향상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면 맵마이런의 정교한 데이터 분석과 코칭이 도움이 된다. 특히 보폭처럼 여타 앱에서 측정하기 어려운 데이터까지 보여주는 덕분에 세밀하게 운동을 분석할 수 있다. 실력을 더 키우고 싶을 때 특히 도움이 되는데, 1년 구독료 3만 7,800원(할인가)이 비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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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뛸 때,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워치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때에도 맵마이런을 쓴다. 여름에 땀 때문에 암밴드가 흘러내리면 뛰다가 신경이 쓰여 운동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래서 러닝에 집중하고 싶을 때에는 맵마이런과 언더아머 러닝화를 챙긴다. 언더아머에서 서비스하는 맵마이런은 센서가 내장된 언더아머 러닝화(UA Connected Footwear)와 자동으로 동기화가 된다. 그래서 러닝화 내부의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나중에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볍게 신발만 신고 나가서 뛰는 것으로 충분하다.

처음에는 속도나 거리에 욕심이 없더라도 뛰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 멀리, 더 빠르게 뛰고 싶어진다. 그땐 도움이 필요한데 맵마이런을 쓴다면 정교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받는 코칭으로 수월하게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나도 코칭대로 보폭을 줄이고, 재활 운동을 하면서 지금은 무릎 통증이 없어졌다.

  • 추천_ 더 높은 퍼포먼스를 원하는 싶은 러너🏃🏾‍♀️

[4]
스트라바(Stra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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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번은 10km 대회에 참가하려고 노력한다. 대회에 나가면 경쟁하면서 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뛰면 “더 못해”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회에서는 그럴 수가 없으니까. 실제로 러닝 크루와 함께 나간 릴레이 대회에서 10km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경쟁심은 잠재력을 끌어낼 때가 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여서 뛰는 오프라인 대회가 없었는데, 이동안 스트라바는 가상의 경쟁자를 만들어주는 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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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바에 있는 코스기록 메뉴에는 이 코스를 뛴 스트라바 유저들의 기록이 측정되어 있다. 랭킹표가 나오는데, 가장 빠르게 완주한 유저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동네에서 “나 좀 빠르다” 싶은 사람이라면 이 코스를 정복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기능을 활용해 2018년 룰루레몬이 ‘더 고스트 레이스(The Ghost Race)’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밴쿠버, 시애틀, 뉴욕 등 북미의 12개 도시에서 열린 이 대회는 8km 코스를 가장 빠르게 뛴 사람이 우승하는 대회였다. 여러 번 도전할 수도 있고, 그룹 러닝으로 뛸 수도 있었다. 참가하고 싶었지만 서울에서는 열리지 않아서 스트라바를 통해 지켜보기만 했다.

1400_1400_KakaoTalk_Photo_2022-08-11-15-55-49 001-tile [왼쪽이 코스 추천 화면, 오른쪽은 3D 맵 활성화 상태]

또한 코스 추천 기능은 스트라바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 주변에 거리와 고도, 시간대 등 원하는 조건에 맞춰 추천 코스, 인기 있는 코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 집 주변에 내가 주로 뛰는 코스 외에도 다양한 코스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러닝이 지루해지면 새로운 코스를 달리면서 기분 전환을 해주어야 꾸준히 달릴 수 있다. 게다가 여행을 갔을 때 코스를 따로 짤 필요가 없다는 점도 편리하다. 혹시 낯선 도시에서 뛰는 게 걱정될 때는 히트맵을 확인한다. 스트라바 앱을 실행하고 운동을 한 사람이 많을 수록 그 길이 밝게 빛난다. 많은 사람이 뛴다는 뜻이므로 운동하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아져 안심이 된다.

최근에는 트레일 러닝 추적, 3D 맵 기능이 업데이트되었다. 아직 나는 트레일 러닝은 해보지 않았는데 코스 고도나 3D로 달린 코스를 만들어주는 기능이 기대가 된다. 트레일 러닝을 시도한다면 스트라바를 쓸 예정이다.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육상선수 같은 러너라면 스트라바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가상의 라이벌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뛰다 보면 이를 악물고 뛰어 이기고 싶어진다. 최근엔 스트바라에 트레일 러닝 모드가 업데이트되었다. 스마트 워치가 없어도 3D 맵을 통해 고도와 지형까지 기록할 수 있다. 산을 뛰고 싶어졌다면 스트라바로 먼저 경험해보자. (일부 기능은 유료 멤버십을 결제해야 사용할 수 있다. 연간 멤버십 할인가 기준으로 $5.00.)

  • 추천_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육상선수 같은 러너🏃🏾‍♀️

마지막으로 팁 하나를 쓰자면, 처음 러닝 앱을 설치했다면 설정을 확인해야 한다. 거리 단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마일로 설정되어 있다면 미터로 바꿔야 한다. 1마일(mile)은 약 1.61km이다. 혹시 단위를 2km로 착각하고 2마일을 뛰면 3.2km를 뛰는 셈이다. 예상한 거리와 속력(페이스)이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야 나중에 덜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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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차영우

달리기에 대한 글을 쓰는 프리랜스 에디터. 습관처럼 보고 사고 뛰고 찍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