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

컨셉은 거들뿐, 숨은 커피 강자 4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매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봄을 맞이해 재밌고...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2022. 03. 15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매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봄을 맞이해 재밌고 특별한 컨셉의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네 군데 소개하려고 한다.


[1]
카페꼼마 신영증권점

1400_retouched_-50

여의도 신영증권 건물 1, 2층에 500여평 규모의 카페꼼마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문학동네 산하 카페 꼼마는 유현준 교수가 설계한 합정점이 화제였고, 얀쿠브레 동교점, 신사점을 기념해 세계적인 디저트 세프가 직접 내한하는 등, 한국에서 새롭게 북카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여의도 매장의 구성은 1층 커피 바, 얀쿠브레 디저트바, 2층 300여평의 공간에 2만여권의 책이 구비되었다.

1400_retouched_-34

1400_retouched_-37

카페꼼마 여의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화려한 디자인의 얀쿠브레 디저트바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신진 파티쉐로 CNN에 소개 된 얀쿠브레는 카페콤마와 협업으로 동교, 신사, 여의도 지점을 오픈했다.

1400_retouched_-45

1400_retouched_-46

대표적인 메뉴는 초콜릿 케이크 ‘뷔슈드노엘’이고, 2014년 파리 음식 안내서 <가이드 르베이>에서 올해의 디저트를 수상한 ‘밀푀유바닐라’와 프랑스 디저트의 상징 ‘파리브레스트’가 정말 맛있다. 얀쿠브레는 한국이 첫 번째 해외 지점이고, 대부분 디저트의 가격을 파리와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1400_retouched_-43

카페꼼마 여의도의 커피 바는 아일랜드 형식으로 바리스타들의 작업을 살펴볼 수 있는 구조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온도 보정이 정확한 라마르조코 리네아 피비, 그라인더는 커피 향미를 잘 발현하는 코니컬 그라인더를 사용한다.

1400_retouched_-44

추천 커피는 프라임 블렌딩 에스프레소와 상하 목장 유기농 우유와 하동 녹차로 만든 말차라떼.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브라질커피를 혼합해 과일과 꽃의 향미를 연상시키는 프라임 블렌딩을 기본으로 전문 바리스타가 꼼꼼하게 추출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에 버터스카치라떼, 코코넛라테와 같은 창작 메뉴를 시작했는데, 품질과 맛의 밸런스가 좋다. 에스프레소 가격은 4,500원, 말차라떼는 6,500원이다.

1400_retouched_-41

1400_retouched_-32

1400_retouched_-53

마지막으로, 여의도 카페꼼마의 쾌적하고 아늑한 2층 공간에 꼭 올라가 볼 것을 추천한다. 김영하 북클럽 추천 도서, 문유석 판사의 추천도서 등 문학동네에서 선별한 책들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카페꼼마 신영증권점

  •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43-8
  • 추천 메뉴 에스프레소, 말차라떼, 뷔슈드노엘, 밀푀유바닐라, 파리브레스트

[2]
누데이크 하우스 도산

1400_retouched_-107

2021년 2월 서울 도산공원에 문을 연 누데이크가 1주년을 맞이했다. 누데이크의 의미는 New+Defferent+Cake으로 패션과 예술을 접목한 케이크 브랜드다. 펜디와 협업하며 실험적인 디저트를 구상했던 젠틀몬스터는 중국 베이징, 상해를 거쳐 2021년 서울 도산공원에 한국 첫 번째 매장을 시작했다.

1400_retouched_-90 1400_retouched_-105 1400_retouched_-106

화려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누데이크의 가장 인기 메뉴는 피크(peak)다. 피크는 먹물과 버터를 혼합해 섬세한 결을 재현한 크로아상과 양질의 녹차로 직접 제작한 말차 크림을 조합한 케이크다. 케이크를 찢어 먹는다는 새로운 개념이 소셜미디어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다.

1400_retouched_-93

이외에도 화이트 초콜릿 레이어 안에 무스 케이크와 유자 크림의 조합인 피에타 케이크가 인기가 많다. 양질의 재료 덕택에 비주얼과 맛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1400_retouched_-79

누데이크의 커피 바를 살펴보면,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 2회 수상, 천재 로스터로 손꼽히는 이종훈 바리스타의 더블유 블렌딩을 사용하고, 뉴질랜드 라떼아트 챔피언 결정전 파이널리스트 송진호를 비롯한 전문 바리스타가 근무중이다. 추천 커피는 기본이 되는 에스프레소와 창작 메뉴이다.

1400_retouched_-102

에스프레소는 믹스베리의 산미, 밀크초콜릿의 단맛과 청량한 후미를 잘 표현했다. 인기 메뉴는 트러플라테와 피에타라테이다. 트러플 라테는 음식에서 주로 사용하는 트러플의 향미를 모카커피와 밸런스 있게 조화시켰다.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 트러플 크림을 맛본 후에 커피와 혼합해서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피에타 라떼는 콜드브루 커피를 피에타 케이크와 같은 모양의 틀에 얼려 시럽과 우유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디저트 매장으로 소문이 났지만, 커피 라인업이 기대 이상이다. 에스프레소 가격은 5,000원, 피크 케이크는 3만 9,000원이다.

1400_retouched_-85

마지막으로 누데이크 도산점의 1층 전시공간, 2, 3층 젠틀 몬스터, 4층 탬버린 매장까지 함께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상업공간이지만, 과감한 현대미술과 같은 구성으로, 건물 전체가 세련된 미술관을 연상시킨다.

누데이크 하우스 도산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649-8
  • 추천 메뉴 에스프레소, 트러플라떼, 피에타라떼, 피트, 피에타 케이크

[3]
폰트 문래점

1400_retouched_-57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 새롭게 시작한 폰트가 최근 영등포 지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테라로사, 프릳츠 커피에서 바리스타 팀장과 로스터로 근무했던 강호영 바리스타가 창업한 폰트는 깔끔하고 우아한 커피맛으로 커피인들 사이에서 더욱 유명한 소셜미디어 커피 맛집이다. 폰트(pont)는 프랑스어로 다리를 뜻하며, 지역과 스페셜티 커피와의 가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건물의 외관이 낡고 오래되었음에도 놀랄 정도로 내부가 깔끔하고 청결하며 우아하다. 위치는 문래동이지만, 신도림역에서 조금 더 가깝다.

1400_retouched_-5

자체적으로 로스팅 작업을 하는 폰트는 단맛에 기반하여 깔끔하고 우아하고 여운 있는 차와 같은 특징의 커피를 추구한다. 추천 커피는 과테말라 COE(Cup Of Excellence, 세계적인 커피 대회로 커피업계에서는 올림픽과 같다) 4위에 입상한 레포르마 게이샤 수세식 가공 핸드드립 커피이다. 복숭아와 같은 향미와 부드럽고 섬세한 후미가 아름답다.

1400_retouched_-65

그리고 메뉴판 하단에 작게 표기되어 있는 ‘우리만 마시기 아쉬워서 파는 커피(5,500원)’ 도 마셔볼 것을 권한다. 깔끔하고 강렬한 에스프레소와 적절한 비율의 우유와 시럽까지 바쁜 와중에 한입에 털어 마시는 에너지바와 같다.

1400_retouched_-73

에스프레소 머신은 온도 보정이 탁월한 시네소, 핸드드립 커피는 분쇄도가 일정한 말코닉 EK43그라인더를 사용한다. 싱글오리진 브루잉은 커피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레포르마 게이샤 1만 원 ), 창작 메뉴는 5,500원이다.

1400_retouched_-3

폰트는 가오픈 기간부터 밀려드는 손님으로 꾸준하게 만석이다. 커피, 분위기, 바리스타의 친절까지 만족스럽다. 모처럼 영등포 양천지역에 뜨거운 커피 매장이 등장했다.

폰트 문래점

  •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문래동2가 33-4 1층
  • 추천 메뉴 레포르마 게이샤 핸드드립, 우리만 마시기 아쉬워서 파는 커피

[4]
유즈풀 아뜰리에

1400_retouched_-23

유즈풀 아뜰리에는 안경 전문가 김병준이 2020년 문을 연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과 패션쇼품 멀티숍이다. 시작은 다양한 하우스 안경을 소개하고 검안 및 피팅까지 하는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패션 워크웨어 르몽셍미셜 재킷을 포함한 패션 소품 멀티샵을 병행하고 있다.

1400_retouched_-18

1400_retouched_-7

1400_retouched_-26

유즈풀 아뜰리에는 유튜버 사군카페인의 오멜라스 커피를 사용하고 있다. 사용하는 원두는 센터블렌딩과 엔터블렌딩. 센터블렌딩은 밸런스와 단맛, 부담스럽지 않은 균형감을 바탕으로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비롯한 다양한 커피에 어울린다. 엔터블렌딩은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 내추럴커피를 조합해서 깔끔하고 화려한 향미를 표현했다. 머신은 한국 최고 바리스타 김사홍이 앰배서더로 활동하는 달라코르테 XT모델이다.

1400_retouched_-28

인기 메뉴는 유즈풀 블랙라떼와 르몽셍라떼이다. 유즈풀 블랙라떼는 흑임자를 이용한 짙고 농후한 단맛이 커피의 향미와 어울린다.

1400_retouched_-27

르몽셍라떼는 유즈풀 아뜰리에의 또 다른 인기상품 르몽셍미셀 워크자켓의 페어링 메뉴로 개발했다. 에스프레소에 소량의 우유와 가당 그리고 로투스비스켓의 조합이다. 유즈풀블랙은 5,000원, 르몽셍라떼는 3,800원이다.

1400_retouched_-9

개인 주택을 개조해 공간 디테일이 재밌고, 햇살이 아름답게 비치는 테라스가 더욱 매력적이다. 매장 곳곳에서 안경을 포함한 패션 소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100년 전통의 프랑스 워크재킷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해, 현지 본사를 깜짝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기본적인 커피가 훌륭하고 경험 많은 바리스타의 추출, 패션소품, 매장 분위기까지, 서울숲 주변의 재밌는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다. 단점이 있다면, (돈을) 쓰는 재미가 지나치다.

유즈풀 아뜰리에

  •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18-8
  • 추천 메뉴 유즈풀 블랙라떼, 르몽셍라떼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