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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홈 브루잉 커피바를 소개합니다

안녕, 커피 중독 객원 필자 김정현이다. 이사를 앞두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홈카페에 대한 열망 때문에. 드디어 나도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실...
안녕, 커피 중독 객원 필자 김정현이다. 이사를 앞두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홈카페에 대한…

2021. 10. 26

안녕, 커피 중독 객원 필자 김정현이다. 이사를 앞두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홈카페에 대한 열망 때문에. 드디어 나도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구나. 이사한 지 벌써 5개월째. 한창 브루잉 커피에 빠진 내 홈카페는 어떤 제품들로 채워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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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인더부터 원두 보관 용기까지, 집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커피용품 6종을 소개한다. 맞다. 이 기사의 본 목적은 나의 작고 귀여운 브루잉 커피바 자랑이다.


[1]
그라인더
브루소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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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바리스타와 로스터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홈카페의 퀄리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그라인더라고. 빠르고, 섬세하고, 균일하게 분쇄될 때 원두가 품은 본연의 향미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으니까. “그럼 카페에서 갈아달라고 하면 되지 않나요?” 애석하게도 커피 원두는 산소와 만나는 순간부터 향이 날아가기 시작한다. 집에서 그때그때 바로 갈아 내려 먹는 커피와 맛이 천지 차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생활 패턴을 비롯해 여러 사항을 고려해 선택하자. 집에서 커피를 얼마나 자주 먹을지, 예산은 어느 정도인지, 그라인더를 여기저기 가지고 다니고 싶은지, 소음에 민감한지 등등. 내 경우 처음엔 당연히 전동 머신을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핸드 그라인더를 선택했다. 일주일에 몇 번 안 내려 먹기도 하거니와 부피도 덜 차지하길 바랐거든. 본가에 갈 때도 가져가고 싶고 소음도 적은 게 좋으니 아무래도 전동보다는 수동이 맞았다. 맘 같아서는 핸드 그라인더계의 명품이라는 독일산 ‘코만단테’를 사고 싶었지만 예산을 한참 초과하므로 패스. 대신 합리적인 가격과 기능을 자랑하는 ‘브루소 프로’를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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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에 추천 리뷰가 많길래 믿고 샀는데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일반적으로 저가형 핸드밀은 원두 가는 데 힘이 많이 들고 균일하게 분쇄되지도 않는데, 이 친구는 꽤나 일을 잘하는 편이다. ‘버’라고 부르는 분쇄날이 경도가 높은 스테인리스로 돼 있어 내구성도 좋고 빠르고 균일한 그라인딩을 가능하게 해준다. 회전 시 축을 고정해주는 듀얼 베어링을 탑재해 적은 힘으로 고른 분쇄를 할 수 있는 점도 메리트. 디자인도 슬림하게 잘 빠졌으니 자랑스럽게 브루잉 바에 올려두자.

▶︎ 브랜드 : 브루소
▶︎ 가격 : 6만 8,900원
▶︎ 구매 링크 (현재는 품절 상태로, 추후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재입고 예정)
▶︎ 대체품 구매 링크 (비슷한 가격대의 ‘타임모어’ 제품)


[2]
드립포트
펠로우 스태그 푸어오버 케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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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포트의 중요성은 많이들 알 거라고 생각한다. 커피를 내릴 때 물줄기를 일정하게 고루 흘려야 하는데 일반 커피포트나 주전자 입구는 그게 안 되니까. 없어도 먹을 수야 있지만 핸드드립의 맛도 살리고 좀 더 섬세하게 추출하고 싶다면 드립포트 구매를 추천한다.

어떤 걸 살지 고민하던 참에 커피 덕후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펠로우 스태그 푸어오버 케틀. 커피 덕후답게 본인이 평소 좋아하던 ‘펠로우’라는 샌프란시스코의 커피용품 브랜드를 소개해줬다. 디자인도 깔끔하고 기능성도 탁월해 커피 애호가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브랜드라고. 단정한 매트 화이트 컬러의 제품을 선물 받아 정말 잘 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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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나 발뮤다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매끈한 디자인을 좋아할 확률이 높겠지? 단지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손잡이 그립감도 좋고 유려한 곡선 형태의 입구는 일정한 물줄기를 떨어뜨리게 해준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뚜껑에 내장된 온도계. 특히 90-96도에 하이라이트 표시가 돼 있어 브루잉 시 적정 온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브랜드 : FELLOW
▶︎ 가격 : 140,900원 (29cm)
▶︎ 구매 링크


[3]
드리퍼
SAI C70 세라믹 드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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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퍼는 쉽게 깔때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드리퍼에 필터를 끼운 뒤, 분쇄한 원두를 넣고 그 위에 물을 부어 추출하는 방식. 워낙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이 존재하는데 일반적으로 하리오나 칼리타, 블루보틀 드리퍼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나 역시 하리오 V60 모델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친구의 선물 덕에 처음 보는 제품을 쓰게 됐다. 편집숍 ‘인포멀웨어’에서 선보인 귀여운 옐로우 드리퍼. 미국의 ‘세인트 앤서니 인더스트리즈’ 사에서 생산한 C70 모델에 인포멀웨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빨간 글씨로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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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만 있어도 예쁘지만 제 기능도 톡톡히 한다. 전용 종이 필터와 함께 사용하면 숙련된 바리스타가 아니더라도 전반적으로 깔끔한 맛을 뽑아낼 수 있다는 거. 필터 자체가 일반적인 종이 필터와 다르게 두 겹으로 돼 있고, 드리퍼 역시 70도의 경사 덕에 쓴맛을 내는 미분을 잘 걸러준다. 상큼하고 화사하되 끝 맛이 개운한 커피를 선호하는 내 취향에 딱. 다만 전용 필터를 써야 하고, 그 필터가 일반 필터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나처럼 필터를 빠르게 소진할 일이 없는 분들께 추천한다.

▶︎ 브랜드 : SAINT ANTHONY INDUSTRIES X 인포멀웨어
▶︎ 가격 : 3만 5,000원
▶︎ 구매 링크 (인포멀웨어 콜라보 제품은 품절, S.A.I 기성품 구매 가능)
▶︎ 대체품 구매 링크 (인포멀웨어의 감성이 좋다면, 칼리타와의 콜라보 제품 추천)


[4]
저울
하리오 V60 드립 스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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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홈 바리스타들이 간과하는 게 있다. 저울의 중요성. 계량은 맛의 차이를 생각보다 크게 드러낸다. 그래도 집에서 먹는 건데 뭔 저울까지 필요하냐고? 반대로 물어보자. “정확한 수치 없이 눈대중만으로도 맛있는 커피를 내릴 만큼 장인의 실력을 갖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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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은커녕 똥손인 나는 ‘하리오 V60 드립 스케일’ 저울을 샀다. 드리퍼, 서버 등 커피용품으로 유명한 일본의 하리오 사에서 나온 제품. 0.1g 단위의 계량과 영점 조절이 가능할뿐더러 타이머 기능까지 갖췄다. 실력 있는 로스터리 카페에서 제안하는 추출 레시피에 따라 시간과 무게를 맞춰가며 브루잉할 수 있단 얘기다. 각지고 슬림한 형태의 깔끔한 매트 블랙 컬러로 디자인도 무난하다. 최대 1kg까지 측정 가능하니까 다른 요리를 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거.

▶︎ 브랜드 : HARIO
▶︎ 가격 : 4만 9,500원 (카페뮤제오)
▶︎ 구매 링크


[5]
캐니스터
프리파라 EVAK 진공밀폐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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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두는 어떻게 보관하는 게 좋을까? 보통은 구매할 때 들어있던 패키지에 그대로 밀봉하거나 집에서 쓰는 지퍼백에 담아두는 경우가 많을 거다. 사실 그렇게 보관해도 업장이 아닌 이상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커피 고유의 향미를 최대한 손실 없이 즐기고 싶다면 진공 밀폐용기를 들이는 걸 추천한다. 원두는 로스팅된 이후부터 산소와 만나며 빠르게 향이 날아가기 시작하니까. 산화작용을 막아주도록 제대로 밀폐해주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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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구입한 ‘프리파라 EVAK’은 진공밀폐용기. 손잡이가 달린 뚜껑을 꾹 누르면 내부 공기를 빼내면서 진공밀폐되고, 다시 당기면 오픈되는 방식이다. 용기 소재가 유리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일반 플라스틱보다 위생적이고 세척도 편리하다. 뚜껑의 경우 아랫면의 둥근 스테인리스 부분만 분리할 수 있어서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디자인도 플러스 요인. 원두를 가득 담아 테이블에 올려두면 이게 바로 홈카페요, 하고 티 내기 참 좋은 녀석이다.

▶︎ 브랜드 : PREPARA
▶︎ 가격 : 미디엄 사이즈 2만 3,000원 (니치몰)
▶︎ 구매 링크


[6]
커피잔
낫뉴트럴 LINO 싱글 카푸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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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잔은 이미 많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하나를 더 들였다. ‘어쩔 수 없다’고 표현한 이유는 두 가지. 먼저 음료의 온도에 따라 좀 더 잘 어울리는 잔을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하니까. 차가운 물이나 술이나 커피는 글라스, 따뜻한 건 머그가 옳다. 근거 같은 건 모르겠고 그냥 느낌이고 기분이다. 그럼 집에서 무조건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나는? 당연히 무드를 살려줄 머그잔이 필요하다. 두 번째 이유. 일전에 소개한 바 있는 나의 단골 카페 ‘담대하게 커피워크’에서 어느 머그잔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다. 낫뉴트럴 사에서 선보인 LINO 싱글 카푸치노. 비록 내 홈카페는 비루하지만 커피잔이라도 손민수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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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면서도 귀여운 디자인이 돋보인다. 가장 독특한 부분은 손잡이. 입술이 닿는 림 부분과 높이 차이 없이 납작하게 이어져 유려한 곡선으로 떨어진다. 간결한 형태지만 엄지가 편안히 잔을 쥐게 해주고 검지를 넣는 구멍 역시 넉넉해 안정적인 그립감을 유지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90ml)부터 더블 라떼 (355ml)까지 총 5가지 사이즈로 구성된 LINO 컬렉션. 난 150ml 분량의 싱글 카푸치노를 택했다. 내가 한 번에 내리는 양보다는 다소 적지만 어차피 몇 모금 마신 다음에 또 따라 마시면 되니 상관없다. 오히려 부피나 무게 면에서 부담스럽지 않아 좋더라고.

▶︎ 브랜드 : notNeutral
▶︎ 가격 : 1만 8,000원 (봉크)
▶︎ 구매 링크


+ 원두
딥블루레이크 블루 블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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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브루잉 도구는 모두 준비됐다. 마지막으로 커피 원두가 빠질 수 없겠지? 내가 추천하는 원두는 ‘딥블루레이크’의 대표 블렌드 원두 ‘블루 블렌딩'(두 가지 이상의 품종을 혼합해 로스팅한 원두를 블렌드 원두라고 한다). 딥블루레이크는 서울 망원동에 본점을 둔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다. 스페셜티 커피가 가진 다양한 본연의 맛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브랜드로, 비교적 라이트하게 로스팅해 풍부한 향과 깔끔한 맛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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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블루레이크의 블렌드 원두는 ‘딥 블렌딩’과 ‘블루 블렌딩’ 두 가지.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딥 블렌딩이 짙고 묵직하다면, 블루 블렌딩은 상대적으로 밝고 화사한 맛이다. 최근 들어 산미도 있고 과일 단맛도 좋은 커피를 선호하는 나는 컵 노트에 쓰인 스트로베리, 블루베리 등을 발견하고는 고민도 없이 블루 블렌딩으로. 결과는 당연히 만족스러웠다. 맑고 깨끗하면서도 기분 좋게 남는 베리류의 산뜻한 단맛이 취향에 잘 맞았다. 찌르는 신맛 같은 건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 평소 진하고 산미 적은 커피만 먹는 분들도 한 번 도전해보시길.

▶︎ 브랜드 : 딥블루레이크커피&로스터스
▶︎ 가격 : 220g 17,000원
▶︎ 구매 링크

About Author
김정현

라이프스타일 잡지부터 토크 프로그램까지, 분야 안 가리는 프리랜스 콘텐츠 에디터. 멋있는 사람과 흥미로운 콘텐츠를 소개할 때 제일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