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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옆 서울 카페 3

안녕. 일전에 커피와 산책을 사랑하는 객원 필자라 소개한 적 있는, ‘커산객’ 김정현이다. 바야흐로 커산객을 위한 시즌이 도래했다. 얼마 전 갑작스럽게...
안녕. 일전에 커피와 산책을 사랑하는 객원 필자라 소개한 적 있는, ‘커산객’ 김정현이다.…

2021. 10. 14

안녕. 일전에 커피와 산책을 사랑하는 객원 필자라 소개한 적 있는, ‘커산객’ 김정현이다. 바야흐로 커산객을 위한 시즌이 도래했다. 얼마 전 갑작스럽게 날씨가 선선해졌지? 이제는 완연한 가을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요즘 같은 때야말로 산책하고 커피 마시기 딱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서울의 산책 코스, 그리고 산책길 근처에 자리한 카페 3곳. 주말에 어디 가지 싶었던 분들이라면 유용하게 참고하시길.


[1]
석촌호수
위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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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 앞 방이삼거리. 높게 솟은 빌딩과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작은 가게의 이국적인 외관이 눈길을 끈다. 맛있는 스페셜티 커피와 함께 잠깐의 여유를 즐기다 가기 좋은 잠실의 대표적인 카페, 위커파크.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석촌호수가 나와 산책 중에 방문하는 이들도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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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테라스 자리와 마주하고 있는 커피 스탠드. 이 공간의 가장 인상적인 풍경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바 좌석으로 이용할뿐더러, 밖에서 기다리는 테이크아웃 손님에게 바로 커피를 전해줄 수 있는 유용한 형태를 띠고 있다. 수풀이 우거진 테라스와 함께 자유롭고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어 위커파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나 할까. 특히 반려견과 함께 오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스팟이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그레이 톤과 우드 톤이 차분하게 어우러진다. 빛이 잘 드는 편은 아니지만, 층고도 높고 바깥 풍경이 잘 보여 답답하지 않다는 게 장점. 입구 쪽을 바라보고 앉아 멍하니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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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퀄리티의 스페셜티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에스프레소 베이스 메뉴는 서울의 ‘메쉬 커피’, 필터 커피는 뉴욕 브루클린의 ‘SEY COFFEE 세이 커피’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한다. 전체적으로 산미와 바디감의 밸런스가 좋고 깔끔하게 남는 뒷맛을 중요시한다고. 나는 필터 커피로 ‘온두라스 다니엘 모레노’를 마셨는데, 과하지 않은 산미와 은은하게 맴도는 과일 향이 좋았다. 산미 있는 커피, 가벼운 커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충분히 도전해볼 맛이다.

카프레제 샌드위치도 추천. 바삭하게 구운 빵 위에 바질 페스토와 선드라이 토마토, 고다치즈에 모짜렐라 치즈까지 올렸으니 맛없을 수가 없겠지? 짭조름하고 향긋한 게 따뜻한 필터 커피와 아주 궁합이 좋다.

산책 코스 : 석촌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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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잠실역과 8호선 석촌역 사이에 위치한 잠실 주민들의 자랑, 석촌호수. 동호와 서호를 합치면 둘레가 무려 2.5km에 달한다. 탁 트인 시야와 쾌적하게 조성된 보행로, 곳곳에 마련된 벤치 등 산책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을 갖췄다. 걷다 보면 저 멀리 보이는 롯데월드와 푸른 고등어를 닮은 롯데월드타워. 전체 코스는 너무 힘들 테니 잠실역에서 나와 동호를 반 바퀴 정도 걷다 길 건너 위커파크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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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커파크 WICKER PARK

주소 |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로 298 잠실대우레이크월드
영업시간 | 월-금 10:30-22:00 토-일 12:00-22:00
인스타그램 | @wickerpark_seoul


[2]
청와대 앞-경복궁 돌담길
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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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을 나와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청운동. 청와대 인근에 자리한 이 동네에는 오래된 골목과 낮은 담장이 만들어내는 평화로운 풍경이 있다. 그 가운데 아담하게 들어선 카페 뮤통. 호젓한 거리를 거닐다 들러 편하게 머물다 올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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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고 미니멀한 바와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의 테이블 좌석이 조화를 이룬다. 여러 번 샌딩 처리를 해 깔끔한 인상을 주는 아크릴 소재의 바는 작업대나 냉장고, 철문 등과 함께 차분한 톤으로 무게감을 잡아준다. 반면에 테이블과 의자는 따뜻한 나무 소재의 빈티지 제품으로 채우고 큰 문과 창으로 빛이 잘 들게 해 밝고 아늑한 분위기도 놓치지 않았다. 세련되면서도 편안함을 주는 공간. 주변 골목의 정취까지 느낄 수 있으니 오랜 시간 여유를 즐겨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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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독특한 시그니쳐 메뉴보다는 기본 위주로 맛볼 수 있고, ‘YM 커피 프로젝트’의 블렌딩 원두를 받아 쓴다. 누구나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균형 잡힌 데일리 커피를 지향한다고 한다. 논 커피를 찾고 있다면 시원하게 목을 축이기에 제격인 상큼한 ‘카모마일 애플’을 권한다. 따뜻한 커피를 마실 거라면 ‘애플 콩포트’를 곁들여도 좋겠지? 사과도,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잘게 부순 견과류까지 단숨에 기분 좋아지는 단맛을 느낄 수 있을 거다.

산책 코스 : 청와대 앞-경복궁 돌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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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통을 나선 뒤 무궁화동산을 지나면 청와대 사랑채와 분수대를 만나게 된다. 광장을 통과해 좌측의 청와대를 바라보며 경복궁 돌담길을 걸어보자. 울창한 나무 아래로 걷다 보면 어느새 삼청동으로 이어진다. 곳곳에 멋진 갤러리와 상점, 카페들로 가득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즐거움이 있는 동네. 실제로 뮤통에 오는 손님 중에 이 코스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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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통 Mouton

• 주소 | 서울 종로구 청운동 97 1층
• 영업시간 | 매일 12:00-20:00
• 인스타그램 | @mouton.official


[3]
서울숲
텍스쳐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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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과 마주하고 있는 이곳은 카페이자 브랜드 쇼룸이다. 건축가와 공간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가구를 소개하는 브랜드 ‘txture 텍스쳐’의 오프라인 공간. 근대 디자인 가구 및 오브제들과 어우러지는 자체 제품뿐만 아니라 서울숲이 선사하는 여유로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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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의 사계절이 주는 자연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텍스쳐의 가구들이 만들어내는 간결하고 단정한 무드가 근사하게 어우러진다. 내부는 화이트와 베이지, 우드 톤을 중심으로 미니멀하게 세팅된 디자인. 잡다한 치장 없이 넉넉히 여백을 둬 가구 하나하나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도록 했다. 전면부 통창으로 보이는 풍경은 이 공간을 비로소 완성하는 요소. 푸르른 나무들과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따스한 햇빛은 깔끔하고 모던한 공간에 아늑함을 불어넣는다. 볕 좋은 가을 오후에 텍스쳐성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본다라… 그게 힐링이지 뭐가 더 필요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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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무드의 내부 공간처럼 메뉴 역시 기본에 충실한 편. 그럼에도 꽤나 눈에 띄는 것이 ‘텍스쳐 아인슈페너’다. 기존의 아인슈페너와는 다르게 크림 위에 설탕 층을 얹어 토치로 구워낸다. 크림브륄레처럼 윗부분을 숟가락으로 톡톡 깨서 먹는 방식이라 비주얼도, 재미도, 맛도 다 잡은 이곳의 대표 메뉴. 당 충전이 필요한데 바닐라 라떼는 딱히 끌리지 않는다? 이거 한 입 마시는 순간 오늘의 스트레스 정도는 애교로 넘겨줄 수 있을지도.

산책 코스 : 서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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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센트럴 파크, 런던에 하이드 파크가 있다면 서울엔 서울숲공원이 있다. 광장과 산책로, 생태습지와 문화시설 등이 알차게 들어선 도심 속 거대한 녹지. 한참을 걷다가 돗자리를 펴고 눕거나 잠시 자전거를 타고 크게 돌아봐도 좋겠다. 혼자서도 연인과도 가족끼리도 즐거운 공원 산책. 끝나고 텍스쳐성수에서 커피까지 마시면 휴일 한번 잘 보냈다고 소문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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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쳐성수 txture seongsu

• 주소 |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6-12 1층
• 영업시간 | 화-일 12:00-21:00 (월 휴무)
• 인스타그램 | @txture.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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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라이프스타일 잡지부터 토크 프로그램까지, 분야 안 가리는 프리랜스 콘텐츠 에디터. 멋있는 사람과 흥미로운 콘텐츠를 소개할 때 제일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