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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파일럿 워치는 어때요? IWC 그리고 라코

안녕하세요. 유튜브 채널 ‘생활인의 시계’를 운영하는 김생활입니다. 오늘은 스위스와 독일을 대표하는 클래식 파일럿 시계를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신사를 위한 품격 있는...
안녕하세요. 유튜브 채널 ‘생활인의 시계’를 운영하는 김생활입니다. 오늘은 스위스와 독일을 대표하는 클래식…

2021. 09. 23

안녕하세요. 유튜브 채널 ‘생활인의 시계’를 운영하는 김생활입니다. 오늘은 스위스와 독일을 대표하는 클래식 파일럿 시계를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신사를 위한 품격 있는 파일럿 시계의 모범 IWC의 ‘파일럿 크로노그래프’를 스위스 대표로 초대해 봤고요. 클래식 파일럿 시계에 가장 충실하고 박물관에서 소장해야할 급의 제품을 만드는 라코의 ‘프리드리히샤펜 에압슈툭(Friedrichshafen Erbstück)’을 독일 대표로 초대해 봤습니다. 역사부터 시작해서, 케이스와 다이얼, 시계줄까지 꼼꼼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400_il001[IWC 파일럿 크로노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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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코 프리드리히샤펜 에압슈툭]

비행기 조종과 상관도 없는 내가 무슨 파일럿 시계냐고 하실 분들이 있겠지만, 파일럿 시계는 지상에만 있는 사람들에게도 실용적입니다. 무엇보다 시간이 아주 잘 보이는데요. 오늘 다룰 클래식 파일럿 시계들은 특별한 조명 장치가 없던 과거의 전투기 조종석에서도 쓸 수 있도록 개발되었기 때문에, 광활한 다이얼과 시원시원한 숫자 인덱스, 큼지막한 시분초침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1400_il003[라코의 다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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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의 다이얼]

클래식 파일럿 시계의 가독성이 얼마나 좋냐면… 멀리서 남의 손목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보고도 시간을 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시력이 좋지 않은 분들이나 점점 가까운 곳에 있는 작은 글씨들을 읽기가 부담스러워지는 분들께도 참 좋은 동반자가 될 겁니다. 자기 전에 머리맡에 벗어 두면 간이 탁상시계 역할도 할 수 있고요.

행기 계기판을 떼다 붙인 듯한 클래식 파일럿 시계의 디자인은 지독할 정도로 단순합니다. 애초에 지상에 있는 멋쟁이들을 위해서 폼을 낸 시계가 아니라 조종사와 항법사들을 위한 특수장비로 개발되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래서인지 오랜 시간 질리지 않는, 호불호 없는 디자인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1]
IWC, 라코의 역사

1400_il005[IWC의 오너였던 에른스트 야코프 홈베르거]

클래식 파일럿 시계라는 장르와 관련해 가장 풍성한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브랜드가 있다면 바로 IWC일 겁니다. 20세기 초에 인류의 항공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비행기 조종은 더 이상 SF 속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로 부상하게 됩니다. 물론 비록 일부 부자에게 한정된 취미이긴 했지만요. 당시에 개인이 비행기를 몰 수 있었다는 건 엄청난 부자였다는 뜻입니다.

IWC의 사장 에른스트 야코프 홈베르거(Ernst Jakob Homberger)도 소수의 부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1930년대 유럽에서 가장 먼저 개인에게 조종사 면허가 발급되기 시작한 영국에서 드 해빌랜드 DH 60 모스라는 멋진 비행기를 몰았습니다.

홈베르거는 젊은 시절 무역업에 종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어느날 스위스 샤프하우젠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게오르크 피셔라는 회사에 고용되어서 수력 발전소 건설을 감독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이때 샤프하우젠의 시계 회사 IWC를 경영하던 요하네스 라우센바흐 센크(Johannes Rauschenbach-Schenk)의 막내 딸 베르타를 만나는데요. 새로 건설된 수력 발전소는 샤프하우젠에 저렴한 전기를 공급해줬고, IWC 역시 그로부터 큰 도움을 받습니다. 이때 홈베르거는 베르타와 결혼하게 되면서 IWC 가문의 일원이 됩니다. 전기를 주고 사랑을 얻었다고 할까요.

1400_il006[IWC의 첫 파일럿 시계 (1936)]

IWC의 운명을 손에 쥐게 된 홈베르거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취미로 비행기를 조종하던 세 아들 한스, 루돌프, 알렉산더와 뜻을 모아, 조종사에겐 마땅히 필요한 특별한 파일럿 시계를 기획하게 됩니다. 1936년 IWC가 내놓은 36mm 직경의 파일럿 시계는 쉽게 깨지지 않는 강한 유리와 타이밍 베젤, 항자성 이스케이프먼트와 야광 기능, 그리고 섭씨 -40도에서 +40도의 온도 범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는 고성능 툴와치였죠.

이처럼 IWC의 첫 파일럿 시계는 주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는 민간 조종사를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지나지 않아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게 됩니다. IWC가 갖고 있던 노하우는 전투기 조종사와 항법사를 위한 군용 시계를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그리고 스위스가 중립국이었던 덕에 IWC는 영국군뿐만 아니라 독일군을 항공 시계도 같이 만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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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가 만든 독일군 시계. 오리지널 빅 파일럿 시계라고 불리우며, 정식 명칭은 루프트바페의 B-Uhr(1940).]

영국군을 위한 시계는 1943년에 영국 국방부의 의뢰를 받아서 제작했습니다. 이때는 IWC를 포함해 오메가, 예거르쿨트르 등의 총 12개 시계 제작사가 생산에 참여합니다. 이 시계는 ‘더티 더즌’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고, 영국 국방부의 코드명을 따라서 Watch, Wrist, Waterproof를 줄인 W.W.W.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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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11 (1948)]

그럼 라코의 파일럿 시계 역사는 어떨까요? 라코는 프리다 라허(Frieda Lacher), 루트비히 험멜(Ludwig Hummel)이 1925년에 설립했습니다. 당시 독일은 시계 산업의 후발 주자였기 때문에 라코는 독일제 다이얼과 케이스에 스위스제 무브먼트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창업자 험멜은 독일 시계 산업이 스위스의 기술에 일방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마침내 1933년에 무브먼트 제조 회사인 두로베를 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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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로베의 D5 무브먼트와 라코 버전의 B-Uhr]

라코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공군 시계를 대량으로 제작하면서 사세를 키우지만, 독일 공군 시계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회사의 운명이 끝장 날 뻔하기도 했습니다. 라코가 있는 도시 포르츠하임은 독일군의 중요 군수품 생산기지로 여겨져서 전쟁 막바지에 연합군의 폭격을 받게 되는데요. 연합군의 공격으로 라코는 생산시설과 기술자들을 대부분 잃게 됩니다. 하지만 역사는 참 아이러니하죠.  전쟁이 끝나고 나서 미국의 주도 하에 마샬 플랜이라고 불리는 유럽 경제 재건 계획이 실행되게 되는데요. 라코가 재기하는 데도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이 바로 마샬 플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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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코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파산과 재기를 반복했고, 그에 따라서 주인도 여러 번 바뀌게 됩니다. 과정이 지난하고 생각보다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2010년대 이후 파일럿 시계 라인업을 중심으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작지만 강한 독립 브랜드로 재기하는 데 성공합니다. 특히 미요타 무브먼트를 장착한 50만원대의 보급형 플리거 시리즈는 원조 브랜드의 클래식 파일럿 시계를 부담스럽지 않은 예산으로 시계 팬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게 됩니다.


[2]
케이스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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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충분히 소개해드린 거 같으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시계를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IWC 파일럿 크로노그래프는 그동안 많이 봤을 디자인입니다. 그래서 나온 지 오래 된 시계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올해 4월에 발표된 신상입니다.

IWC 시계만이 풍기는 호화롭고 클래식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 매력은 상당 부분 선이 굵으면서도 섬세한 피니쉬를 보여주는 케이스에서 기인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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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베젤은 깨끗하게 폴리쉬가 되어 있고, 굵고 긴 특유의 러그에는 깊고 선명한 브러쉬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형태의 케이스라 따라하기 쉬울 것 같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IWC의 시계만이 가지는 권위 같은 것이 케이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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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오른쪽에는 튀지 않는 버튼 형태의 푸셔, 로고가 새겨진 용두가 일렬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용두가 스크루 다운 크라운 방식이어서 좀더 믿음직한 방수 성능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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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코의 에압슈툭 시리즈는 정말로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살아남은 낡은 유물처럼 연출이 되어 있습니다. 새 스틸 케이스를 일부러 변색시키고 흠집을 내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는데요.

재밌는 건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개별 시계마다 다른 패턴의 변색이나 흠집이 있을 거라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새 케이스를 갖다가 장인이 한땀한땀 정성스럽게 작살을 낸 건데, 이 정도면 만드는 분들도 굉장히 작업을 즐기면서 하지 않았을까 추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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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베 우어(B-Uhr)에 들어갔던 인그레이빙 FL23883도 그대로 살렸습니다. 참고로 FL은 항공장비에 할당된 코드, 23은 항법장치를 뜻하는 코드, 883은 독일 항공 시험 사무소에 할당된 코드였습니다.


[3]
다이얼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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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의 다이얼은 다소 칙칙하고 투박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밝고 산뜻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옛날 항법사나 조종사들이 찰 만한 빈티지풍 시계가 아니라 요즘 여객기의 기장님이 찰 만한 시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청년의 손목에도 어울릴 단정한 느낌이지만, 일등석에 탄 노신사의 손목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듯한 우아함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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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슷한 디자인의 파일럿 크로노그래프를 만드는 회사는 IWC 말고도 많습니다. 하지만 다이얼 안에서 누구보다 이상적인 비례와 공간활용을 보여준다는 점은 IWC의 독보적인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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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에다 꽉 차는 느낌의 서브다이얼을 세 개나 배치하면 숫자가 파먹힌 듯한 느낌이 나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모든 게 남의 자리를 침범하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폴리쉬된 시분침과 크로노그래프 대바늘 역시 과하게 큰 느낌이 없습니다. 서브다이얼의 침들도 전체 테마와 잘 어울리면서 읽기 좋은 굵직한 형태를 띠고 있고요. 이런 디테일을 잘 챙기는 게 파일럿 크로노그래프를 정말 오래 만들어 온 회사의 내공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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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제가 아주 싫어하는 다이얼 색상과 다른 커다란 날짜 요일 창도 여기서는 흉측하게 보이지가 않고, 전체의 일부를 잘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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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코의 시계는 IWC의 파일럿 크로노그래프처럼 현대적으로 변주된 게 아니라,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B-Uhr B타입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쓰리핸즈 모델입니다. 원조와 마찬가지로 매트한 진회색의 다이얼에 야광 인덱스가 매우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제가 본 독일 시계들의 특징은 다이얼 프린트의 선명한 해상도인데요. 자기 가격대보다 고가의 시계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거든요. 라코의 시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거기다 열처리를 통해서 얻은 푸른 빛의 고급스러운 시분침을 사용한다는 것도 이 시계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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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와 마찬가지로 다이얼과 시분초침에도 낡아 보이도록 연출을 해놨습니다. 이번에도 다 똑같이 낡음을 표현한 게 아니라, 실제 낡은 시계처럼 비정형화된 패턴을 적용한 게 재밌고요. 신기한 건 분명히 다이얼과 시분침의 에이징을 따로 할 텐데, 어떻게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서 온 것처럼 비슷한 정도로 낡게 만들었는지, 기막힌 조합을 보여줍니다. 연출이 인위적이지 않고 상당히 그럴 듯 합니다. 그냥 박물관 유리함 같은 데 넣어두면 2차 대전 당시의 시계라고 해도 속을 거 같아요.


[4]
스트랩의 차이

1400_il053[호불호를 타지 않을 듯한 세련된 IWC의 가죽줄]

스트랩에서도 두 회사의 차이는 두드러집니다. IWC는 굉장히 세련된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줄의 형태나 바느질에서 파일럿 시계 같은 분위기는 확실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살짝 광택이 있고 푸른빛이 도는 고급스러운 재질을 선택해서 정장에서부터 캐주얼까지 거의 모든 복장에 잘 어울릴 만한 보편적인 시계를 완성해내고 있습니다.

1400_il054[가죽줄에도 에이징 처리를 한 라코의 치밀함]

반면에 라코는 ‘평상복에 어울리거나 말거나 그건 내 관심사가 아니다. 2차 세계 대전에서 차던 그 시계 그대로의 핍진한 느낌을 시계줄에서도 전달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적절하게 손때가 앉은 듯한 갈색 톤의 두툼한 가죽줄에, 심지어 징과 버클 부분도 에이징 처리를 가하는 디테일을 챙겼습니다. 버클이 시계줄의 긴 쪽과 완전히 분리가 되지 않고 중간에서 고리처럼 왔다갔다 하도록 만들어져 있는데요. 그래서 혹시라도 버클이 풀어진다고 해도 손목에서 시계가 떨어져나갈 염려가 없습니다. 이 가죽줄은 진짜 멋있긴 한데, 어떤 옷에 매치할 수 있을까 고민 되는 분들이 많을 거 같네요.


[5]
체감 사이즈는 어떻게 다를까?

1400_il018[신제품 같지 않지만 신제품인 IWC 파일럿 크로노그래프]

IWC는 가만 보면 굉장히 트렌드에 민감한 회사인데요. 큰 사이즈 시계 유행을 주도한 장본인이지지만, 요새 시계가 다시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걸 간파하고, 파일럿 크로노그래프의 사이즈를 43mm에서 41mm로 줄이고, 빅파일럿도 46mm에서 43mm로 줄였습니다. 평균 손목 사이즈가 작은 한국인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죠.

1400_il019[15.2cm 손목둘레의 여성이 착용한 모습]

IWC 파일럿 크로노그래프가 15.2cm 둘레의 여성의 손목 위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한번 볼까요. 작아 보이는 시계는 아니지만, 기존의 IWC 파일럿 크로노그래프를 생각해본다면 확실히 만만해지긴 했습니다. 100m 방수의 크로노그래프 시계라서 두께가 좀 두껍다는 사실만 어떻게 극복할 수 있다면 손목이 가는 분들도 시도해볼 수 있는 범위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약간 커보이더라도 파일럿 시계는 원래 이렇게 차는 거라고 정당화하면 되니까요.

1400_il020[17.8cm 손목둘레의 남자가 착용한 모습]

17.8cm 둘레의 남자 손목에서는 이제 더 이상 꽉 차는 느낌이 없습니다. 기존 43mm 파일럿 크로노그래프도 지나치게 큰 건 아니었고, 그 사이즈가 나름대로 IWC 스타일의 일부를 이룬다고 생각될 때도 있었습니다만, 부담스러울 때도 종종 있긴 했죠. 이렇게 살짝 작아지니까 더 편안하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이 시계의 직경을 41mm로 줄인 건 신의 한 수 같습니다. 정장이나 캐주얼 복장에서도 문제 없이 소화할 수 있을 거 같고요.

1400_il021[15.2cm 손목둘레의 여성이 맨 손목에 착용한 모습]

45mm 직경의 라코의 프리드리히샤펜은 15.2cm 둘레의 여성의 손목 위에서는 확실히 넘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손목이 가는 분들에게는 맨 손목에 차는 통상적인 착용법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사이즈의 시계라고 보는 게 옳습니다.

1400_il023[17.8cm 손목둘레의 남자가 착용한 모습]

17.8cm 둘레의 남자 손목에서는 꽉 차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얼추 소화는 가능할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정장 같은 옷차림과 함께 하기는 힘들겠지만 항공 자켓, 혹은 가죽 자켓이나 빈티지 패션 같은 걸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멋지게 연출도 가능하겠습니다.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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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위스와 독일을 대표하는 클래식 파일럿 시계 두 개를 비교해봤습니다. 독일 공군의 2차 대전 시계라는 같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극적으로 다른 분위기를 대표하는 두 시계였습니다. 클래식 파일럿 시계라는 장르 안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와 시선이 있다는 게 우리의 시계 취미를 더 풍성하고 즐겁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이 비싸긴 해도 누구도 싫어할 수 없을 듯한 보편적인 호소력과 대중성을 갖춘 IWC의 파일럿 크로노그래프, 박물관에서 튀어나온 듯한 2차 대전의 진짜 유물 같은 아우라를 풍기는 라코의 프리드리히샤펜 에압슈툭. 여러분의 취향에 더 가까운 쪽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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