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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힙하고 간편한 커피, 캔 콜드브루 5

안녕, 커피중독 객원 필자 김정현이다. 나는 콜드브루를 잘 안 마신다. 밝고 가볍고 과일 맛 풍부한 필터 커피를 좋아하는 내게 콜드브루는...
안녕, 커피중독 객원 필자 김정현이다. 나는 콜드브루를 잘 안 마신다. 밝고 가볍고…

2021. 09. 12

안녕, 커피중독 객원 필자 김정현이다. 나는 콜드브루를 잘 안 마신다. 밝고 가볍고 과일 맛 풍부한 필터 커피를 좋아하는 내게 콜드브루는 대체적으로 쓰고 묵직한 맛이라고 기억됐으니까. 그럼에도 오늘 콜드브루 캔커피를 소개하는 이유는, 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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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D(Ready To Drink) 콜드브루. 말 그대로 다른 준비 필요 없이 바로 캔을 따고 마시면 되는 형태. 물에 희석하지 않아도 되니 흔히 간편하다고 하는 드립백이나 캡슐커피보다도 더 빠르게 먹을 수 있다. 말하자면 캔 형태의 콜드브루야말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인 셈이다. 디자인이 예뻐 가성비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좋은 건 덤. 콜드브루 러버들을 위해 5종류의 RTD 콜드브루를 준비했다. 모두 다른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에서 나온 것들로 골랐으니 취향껏 즐겨주시길.


[1]
블루보틀 Blue Bo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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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장 익숙한 블루보틀부터. 워낙 유명하고 디에디트에서도 몇 번 다뤘으니 브랜드 설명은 패스. 블루보틀은 2016년부터 콜드브루 캔 커피를 선보여 왔다. 샌프란시스코 본점이나 교토, 혹은 서울의 성수점이나 삼청점에 가본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귀여운 캔 커피를 본 적 있을 거다. 현재는 총 3가지 종류의 콜드브루를 판매한다. 볼드 블렌드, 브라이트 블렌드, 싱글 오리진. 나는 콜롬비아 원두를 사용한 싱글 오리진을 골랐다. 성수점에서 바리스타분께 제일 밝고 산뜻한 걸 추천해달라고 청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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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해서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맛이다. 솔직히 “밝고 경쾌한 산미”까지는 모르겠고, 끝에 남는 단맛이 좋다. 특정한 향미가 터진다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무겁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해야 하나. 콜드브루 캔 커피를 만들어온 짬바가 있어서인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퀄리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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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의 파란 병 감성도 챙겨보자. 작은 캔에 새겨져 있으니 이거대로 귀여운 맛이 산다. 그치만 내 취향에는 버건디 컬러 띠가 있는 싱글 오리진보다 하늘색 띠의 브라이트 캔 라벨이 더 예쁘더라고.

  • 용량 : 235ml
  • 원두 종류 : 싱글 오리진 – 콜롬비아
  • 가격 : 6,300원
  • 구매 링크

[2]
로우키 Low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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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로우키는 샴페인 블렌드를 사용한 콜드브루다. 로우키는 성수동과 남양주에 매장을 갖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다. 성수점만 방문해봤는데, 커피 맛은 기본이고 내부 분위기도 따뜻한 데다가 감각적인 브랜드 디자인이 곳곳에 녹아 있어 인상에 깊게 남았던 곳이다.

굿즈들도 하나 같이 다 예쁘고 ‘뮤직 블렌드’라는 이름의 플레이리스트를 영수증처럼 뽑아놓은 센스는 정말이지… 그런 로우키에서도 콜드브루 캔커피를 출시했다길래 기대를 안고 주문해봤다. 종류는 두 가지다. 고소하고 묵직한 풍미의 클라시코 블렌드와 좀 더 밝고 산뜻한 샴페인 블렌드. 나는 샴페인 블렌드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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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평이했다. 밝고 상큼한 걸 먹고 싶어 클라시코가 아닌 샴페인을 택한 건데, 내 입맛에는 묵직하고 고소한 쪽에 가까웠다. 물론 편안하게 먹기엔 좋다. 얼음잔에 따르면 꿀꺽꿀꺽 마실 수 있을 것. 라벨 디자인도 예쁘다. 브루클린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투박하면서도 캐주얼한 분위기의 로컬 커피숍 벽면에 새겨져 있을 것 같은 느낌(물론 안 가봤다). 은은한 블루 컬러로 쓰인 글씨가 포인트다. 참고로 로우키는 캡슐 커피도 판매하니, 집이나 사무실에 머신이 있는 분들은 도전해볼만 하겠지?

  • 용량 : 235ml
  • 원두 종류 : 블렌드 – 샴페인
  • 가격 : 3,800원
  • 구매 링크

[3]
헤베커피 Hebe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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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준비하며 헤베커피를 처음 알게 됐다. 나머지 로스터리들에 비해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것도 사실. 근데 내 취향에는 가장 맛있었다. 깔끔하고 텁텁함도 없어 크게 호불호 갈리지 않을 맛. 클래식과 프레쉬, 두 가지를 고를 수 있는데 나는 프레쉬를 골랐다. 당연히 필터커피로 먹을 때처럼 강렬한 과일 향은 느끼기 힘들지만 초콜릿 같은 단맛이 기분 좋게 입에 맴돈다. 집에서 간단한 음식이나 디저트와 함께 즐기거나, 텀블러에 챙겨 담아 산책을 즐기며 마셔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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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베커피는 충무로에 매장이 있다. 밝고, 넓고, 쾌적한 분위기가 사진에서도 느껴져 시일 내에 방문해 시간을 보내고 싶다. 참고로 헤베커피를 이끄는 임지영 바리스타 & 로스터는 다수의 대회 수상 경력을 보유한 실력자라고. 커피 맛이 더욱 궁금해지는데 얼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어 기사로 소개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 용량 : 235ml
  • 원두 종류 : 블렌드 – 프레쉬
  • 가격 : 4,000원 (헤베 클래식은 3,800원)
  • 구매 링크

[4]
베르크로스터스 Werk Roa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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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는 것들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된 콜드브루 캔 커피 ‘eiskaffee(아이스 커피)’.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 ‘베르크 로스터스’ 제품이다. ice coffee가 아닌 eiskaffee라고 쓴 점이 재밌는데, 애초에 브랜드 이름인 werk도 work의 독일식 표기라고 한다. 베르크가 처음으로 내놓은 RTD 콜드브루는 에티오피아 리무 내추럴 원두를 사용한 싱글 오리진. “초콜릿의 풍부한 단맛과 건포도, 오렌지 같은 과일 맛”이 특징이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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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셨을 때 오묘한 맛이 확 느껴져서 당황스러웠다. 쇠 맛이라고 해야 하나, 알코올 맛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래도 캔 용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다행히도 금방 사라졌다(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른 콜드브루 캔 커피에서도 비슷한 느낌이 있다). 앞서 말한 정체불명의 맛을 제외하면 충분히 괜찮다. 개인적으로는 얼음을 가득 채운 잔에 붓고 물을 살짝 추가했더니 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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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디자인은 5개 중에서 제일 내 스타일. 코팅된 흰 라벨지에 심플한 빨간색 타이포가 얹힌 게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마음에 들어 다 마시고 깨끗이 씻어 방 한 켠에 진열해뒀다. 워낙 감각적인 공간 디자인과 다채로운 브랜드 경험으로 유명한 곳이니 부산에 살거나 여행 가실 분들은 매장에 들러봐도 좋겠다.

  • 용량 : 235ml
  • 원두 종류 : 싱글 오리진 – 에티오피아
  • 가격 : 4,500원
  • 구매 링크

[5]
모모스커피 Momos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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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크 로스터스와 더불어 또 하나의 부산 로스터리 ‘모모스커피’. 이미 에디터 H가 ‘믿고 마시는 그 카페의 드립백 5’ 기사에서 소개했던 적이 있다. 부산의 가장 대표적인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이자, 한국 최초로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에 오른 전주연 바리스타가 있는 그 카페. 모모스커피에서 판매하는 콜드브루 캔 커피는 2종류다. 에스쇼콜라 블렌드와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 내가 선택한 건 후자다.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에티오피아 라로보다 원두를 사용했다길래 고민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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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결과는… 솔직히 좀 아쉬웠다.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모모스커피는 워낙 맛있게 먹은 기억밖에 없어서 5개 중에서 가장 훌륭할 거라 생각했거든. 설명에 적힌 ‘라즈베리의 과실과 밀크초콜릿의 단맛’보다는 어딘가 비릿한 맛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캔 용기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됐든 나눠 먹은 이들 모두 같은 얘기를 했다. 차라리 오히려 좀 더 묵직한 느낌의 에스쇼콜라 블렌드로 먹는 게 더 나았을까 싶기도. 다른 분들은 어떻게 드실지 후기가 궁금해진다.

  • 용량 : 235ml
  • 원두 종류 : 싱글 오리진 – 에티오피아
  • 가격 : 4,500원
  • 구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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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라이프스타일 잡지부터 토크 프로그램까지, 분야 안 가리는 프리랜스 콘텐츠 에디터. 멋있는 사람과 흥미로운 콘텐츠를 소개할 때 제일 즐겁다.